가전

활기 띠는 정수기 시장, LG식 경영 통할까?

이수환


- 온수 더한 얼음정수기 조만간 출시
- 장기적으로 헬스케어 사업까지 염두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연간 2조원 규모의 국내 정수기 시장이 새로운 바람을 맞고 있다. 그 동안 정수기를 단순히 깨끗한 물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췄지만 지금은 냉수는 기본이고 온수와 얼음까지 만들어낸다. 여기에 올해는 ‘탄산수’와 ‘커피’ 등 다양한 소비자 기호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진화했다.

국내 정수기 시장은 업계 선두인 코웨이와 함께 청호나이스, 동양매직이 뒤를 따르던 것이 쿠쿠전자가 가세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일시불보다 렌탈이 압도적으로 많고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사업 특성상 초기 진입이 쉽지 않지만 신규 업체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장기적으로 정수기는 헬스케어와 관계가 깊다. 공기청정기, 제습기와 같은 에어솔루션과 연계해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어서다. 정수기 업체가 공기청정기, 제습기를 같이 모두 판매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조만간 신형 얼음정수기를 시장에 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얼음정수기와 디자인, 기능은 큰 차이가 없지만 온수까지 제공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됐다.

작년 하반기 LG전자는 정수기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신제품 라인업을 준비해왔다. 이 가운데 올해 상반기에 출시한 제품은 저수조 없이 바로 정수하는 직수방식을 채택하면서도 ‘순간 냉수’ 기술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색상을 다양화해 소비자 기호를 최대한 고려한 덕분에 가장 많은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사실상 주력 모델이라고 봐야 한다.

신형 얼음정수기는 디자인과 기능으로 따지면 큰 변화라고 말하기 어렵다. 기존 모델에서 온수만 추가됐기 때문이다. 세균 걱정을 줄인 스테인리스 저수조, 얼음저장고 분리, 히터 건조를 통한 위생 강화 등도 그대로 적용됐다. 넓게 보면 탄산수나 커피와 같이 경쟁사가 다양한 부가 기능으로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다소 늦은 감이 있다.

그래도 LG전자 정수기 사업을 주목할 이유는 첫 사업에 발을 들인 이후 다소 부침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잠재력을 갖추고 있어서다. 컴프레서, 냉각기, 열교환기와 같은 핵심부품 역량이 충분하고 전사 차원에서의 시너지도 고려할 수 있다. 작년 정수기와 냉장고를 결합한 ‘정수기냉장고’가 대표적인 사례 가운데 하나다.

현재 시장점유율로만 보면 LG전자 입장에서 다소 불만족스러운 성적일 수 있다. 전국에 갖춰놓은 베스트샵 유통망을 통해 일시불로 구입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는 하지만 업계 수위를 다툰다고 말하기 어려워서다. 다만 앞서 설명한 것처럼 헬스케어 사업을 추진하는데 정수기는 없어서는 안 될 제품 가운데 하나다.

한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정수기 사업을 냉장고 사업담당 산하로 이관한 것은 그만큼 적극적인 활성화 의지를 보인 것 아니겠느냐”며 “기본기가 갖춰진 만큼 이후에는 시장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이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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