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M월드 2014] VM웨어는 왜 하드웨어를 만들었나?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VM웨어가 첫 하드웨어 제품인 ‘에보 레일(EVO;RAIL)’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하고 있는 ‘VM월드 2014’에서 선보였다. 그동안 VM웨어가 어플라이언스 제품을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VM웨어는 전통적인 가상화 업체로서 사실 하드웨어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무엇보다 물리적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까지 가상화해 소프트웨어적으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하드웨어 출시는 의외이기도 하다.
물론 직접 생산이 아닌 OEM 파트너를 통한 진출이긴 하지만 VM웨어의 이번 하드웨어 출시는 소프트웨어 정의 데이터센터(SDDC)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종의 승부수라는 평가다.
SDDC는 물리적 IT장비를 가상화한다는 개념으로 기존 기업 IT인프라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러한 제품과 서비스를 기업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최고정보책임자(CIO)와 경영진을 설득해야 한다.
하지만 SDDC의 개념이 파격적인 만큼 섣불리 도입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이에 VM웨어는 하드웨어에 VM웨어가 제공하는 모든 제품을 담아 제공함으로서 의사결정자의 고민을 해결하려 했다.
실제로 팻 겔싱어 VM웨어 CEO는 “고객들이 SDDC 아이디어엔 공감하지만 구매 결정이 쉽지는 않았다”며 “에보 레일을 통해 고객이 구매 결정을 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마틴 카사도(Martin Casado) 네트워크&보안 사업부문 사장도 “SDN 도입의 저해 요소가 통합, 관리, 별도의 툴 사용 등 도입 과정에 복잡한 단계가 있다는 점이었는데 에보 레일은 이러한 고객의 고민을 하나의 제품으로 수렴해 제공하기 때문에 의사결정 과정을 크게 줄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VM웨어가 지난 1년 반 전에 SDDC를 시장에 소개한 이후 제품 라인업이 확대되는 등 구체화되고 있지만 이를 고객에 전달하기가 쉽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고객이 고민할 필요 없이 어플라이언스 도입을 통해 SDDC 구현을 도와주겠다는 것이 VM웨어의 전략이다.
특히 DW 등 여타의 어플라이언스 제품이 고가인데 비해 가격 면에서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게 VM웨어의 입장이다. 일단 시장을 키우는데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일각에선 X86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어플라이언스 출시에 의문을 표하고 있기도 하다. 어플라이언스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최적화돼 구현된 것으로 하드웨어 신뢰도와 SW의 고가용성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반면 X86플랫폼은 이미 기술이 표준화돼 벤더 간 기술격차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화이트박스(Whitbox)라고 불릴 정도로 제품 간 격차보다는 위에 설치되는 운영체제와 애플리케이션 성능이 시스템 성능을 좌우한다.
하지만 VM웨어는 현재 델(Dell), 이엠씨(EMC), 후지쯔(Fujitsu), 인스퍼(Inspur), 넷원(NetOne), 슈퍼마이크로(Supermicro) 등 6개 하드웨어 제조사와 협력을 맺고 에보 레일을 올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가상화 환경이 X86 환경에서 구현됨으로 VM웨어의 선택은 당연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하드웨어 벤더와 협력을 진행하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남아있다.
이에 대해 이에 대해 VM웨어코리아 이효 상무는 “X86 플랫폼의 표준화로 하드웨어 간 격차가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VM웨어 제품군을 올리기 위해선 드라이버 통합 등 세부적인 조정이 필요하다”며 “이 때문에 해당 업체와의 조율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VM웨어의 어플라이언스 전략이 가속화될 경우 한국 서버 업체등과의 협력도 장기적으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VM웨어의 전략이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인프라 장비를 가상화의 세계로 끌어안겠다는 것인 만큼 모든 하드웨어 업체에 기본적으로 열린 자세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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