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송신 협상 난항…모바일TV서 아시안게임 못보나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아시안게임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상파 방송사와 유료방송사간 재송신 협상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월드컵 때와 동일한 상황이다. 대회 이후 재송신대가를 둘러싼 소송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4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사들과 유료방송사간 아시안게임 재송신 협상은 별다른 진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유료방송사와의 협상은 사실상 종료됐다. 9월 들어 아시안게임 방송 중계 주관방송사인 MBC와 유료방송사가 만나 재송신 대가와 관련해 협상을 진행하거 진행을 하고 있지만 진척은 없다.
지난 6월 월드컵 재송신을 둘러싼 상황과 동일하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국민 관심 행사 중계방송의 재송신은 별도로 추후 협의한다'는 재송신 계약에 근거해 추가대가를 유료방송사들에 요구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가 요구하는 대가는 유료 사업자마다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방송서비스를 하거나 가입자 수에 따라 차이가 난다. 방송사마다 차이가 있고, 정확한 대가기준은 알 수 없지만 유료방송사마다 수억원 가량의 대가를 요구받고 있다.
아직 아시안게임이 시작되지 않았고 협상이 진행되는 곳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상황은 월드컵때와 비슷하게 전개되고 있다.
케이블, IPTV 등 유료방송 업계는 추가 대가는 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대부분 회사들이 거부의 뜻을 명확히 하고 있다. 그럼에도 만나서 형식적인 협상을 진행하는 것은 향후 벌어질 소송전에 대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 유료방송사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금액면에서 협의된 것은 없다"며 "결국 아시안게임 종료 후 월드컵과 묶어서 법정다툼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회사 관계자도 "협상에 진전이 없다"며 "협상을 위한 협상이라기 보다는 향후 벌어질 소송전에 대비해 근거를 만들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회사는 협상이 진행중이어서 구체적 언급을 피했지만 전반적으로 "추가대가를 내기는 어렵다"는 것이 유료방송업계의 분위기다.
아시안게임이 빅 스포츠 이벤트임을 감안하면 블랙아웃 사태가 발생하기 보다 대회가 끝난 후 법정다툼을 통해 분쟁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월드컵때와 마찬가지로 모바일TV에서는 아시안게임을 시청할 가능성이 낮다.
모바일TV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한 유료방송사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라면 월드컵때와 마찬가지로 모바일TV에서는 대회를 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양측의 협상이 형식적으로 흘러가는 것에 대해 유료방송 업계는 결국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이슈가 연말 전체적인 재송신 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은 현재 280원인 재송신 대가를 올리기 위한 도구로 활용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매번 재송신 분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규제기관은 나몰라라 손을 놓고 있다"며 "그동안 논의되던 대가기준, 의무재송신 채널 범위 확대 등은 왜 수면아래로 가라앉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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