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머금은 블랙박스…판매량 확대에 도움 될까?
- 하드웨어 성능 발전에 한계
- 수익성 확보 차원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차량용 영상기록장치(블랙박스)에 차선이탈감지시스템(LDWS, Lane Departure Warning System)과 같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이 속속 지원되고 있어 포화 상태에 다다른 국내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출시되는 블랙박스에 ADAS가 지원되는 모델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업체는 아이나비다. LWDS뿐 아니라 전방 추돌 경보시스템(FCWS, Forward Collision Warning System), 앞차 출발 알림(FVSA, Front Vehicle Start Alert)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ADAS를 지원하는 블랙박스는 작년까지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아이나비를 비롯해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모델 가짓수가 크게 늘었다. 여기에 주요 블랙박스 업체가 관심을 보이고 있어 내년에는 상당수의 주력 제품이 이를 지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ADAS 기능은 소프트웨어적으로 작동한다. 영상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사용자에게 전달하며 업체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기존 블랙박스에 손쉽게 적용이 가능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해상도와 화질, 다채널, 터치스크린 등 하드웨어 성능 위주로 발전해온 블랙박스 업계 입장에서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필요하게 된 셈이다.
이는 국내 블랙박스 시장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시장조사업체 IRS글로벌에 따르면 국내 블랙박스 시장규모는 지난 2008년 4만7000대에서 2009년 8만5000대, 2010년 38만6000대, 2011년 78만4000대, 2012년 155만대로 매년 급성장을 이뤘지만 2013년에는 195만대로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올해도 200만대 내외로 예상되지만 이후에는 내비게이션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규모만 유지하는 정체된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블랙박스는 사실상 자동차용 웹캠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진입장벽이 낮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하드웨어 위주로 발전해온 이유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이제 하드웨어 성능 개선에도 한계에 다다랐다. 전후방 2채널 풀HD 해상도 이후에는 울트라HD(UHD) 도입이 필요하지만 초당 전송할 수 있는 데이터양이 막대해 이를 저장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마이크로SD가 아닌 고성능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필요하지만 비용 상승에 큰 영향을 끼치고 덩치가 커져 상용화가 쉽지 않다. 블랙박스 업체 입장에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셈이다. 수출과 같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ADAS는 관련 솔루션이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되어 있는 상황이라 웬만한 업체라면 누구나 도입할 수 있는 기능”이라며 “하드웨어 성능 개선이 한계에 다다른 만큼 수익성 확보를 위해 ADAS가 일반화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다른 업계 관계자는 “레이더 등 부품이 달려 있는 차량과 비교했을 때 영상 분석으로만 기능을 구현해야 하는 블랙박스가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성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며 “ADAS를 지원 블랙박스는 분명히 늘어나겠지만 이것만 가지고 근본적인 성장 동력 한계 문제는 극복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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