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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전문가들,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시각은? … “쉽진 않을 것”

이상일

사진 왼쪽부터 투이컨설팅 최인규 부사장, 기업은행 조용찬 부행장, 미래에셋증권 구원회 전무, 코스콤 강태홍 소장
사진 왼쪽부터 투이컨설팅 최인규 부사장, 기업은행 조용찬 부행장, 미래에셋증권 구원회 전무, 코스콤 강태홍 소장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국내에서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기존 금융사들은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을까.

지난 27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투이컨설팅 주최 ‘인터넷 전문은행, 성공조건은 무엇인가?’ 세미나에선 기업은행 조용찬 CIO(부행장), 미래에셋증권 스마트비즈부문 구원회 전무, 코스콤 강태홍 기술연구소장, 투이컨설팅 최인규 부사장이 패널 토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선 현 금융사들의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생각을 들어볼 수 있었다. 이들 패널들은 인터넷 전문은행의 성공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고 봤다. 다만 가입자 기반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IT업체들과 협력을 통해 해외 시장 개척 등 돌파구가 있다고 봤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기존 오프라인 위주의 금융규제 정책이 변화해야 하며 금융권 전반적인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의체 구성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다음은 패널토의 내용(사회: 경희대학교 박주석 교수)

Q: 인터넷 전문은행을 보는 시각?

▲코스콤 강태홍 기술연구소장
은행들로선 인터넷 전문은행을 위협, 경계의 시선으로 보고 있는데 증권업계에선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국내에서 두 번의 시도가 있었지만 실패했고 이제 3번째 시도다. 핀테크 활성화에 따라 국내에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지만 2000년대 초 벤처붐 이후 3/2 이상의 업체가 쓰러졌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IT기업 입장에서 핀테크는 매력적인 모델이지만 비즈니스로 연결돼야 할 것이다.

▲미래에셋증권 스마트비즈부문 구원회 전무
인터넷 전문은행을 단지 라이선스 비즈니스로 보는 측면이 있는데 이 보다 인터넷 전문은행을 통해 금융권 규제와 문화 등이 바뀌게 되는 영향이 더욱 클 것이다. 두 번째로 예대마진 사업 자체로 접근할 때 인터넷 전문은행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IT기술을 활용해 특화된 비즈니스를 만들어야 하는데 지급결제와 어떻게 융합하는 서비스를 만들어낼 것인가가 관건이다. 산업군으로 봤을 때 은행보다는 2금융권이 (인터넷 전문은행 시장에서) 더 할 수 있는 것이 많을 것으로 본다. 물론 IT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업은행 조용찬 CIO(부행장)
은행입장에선 인터넷 전문은행이 위협이 될 수 있다. 다만 시중 대형은행과 중견 은행, 지방은행의 경우 시각이 다를 수 있다. 대형사 입장에선 인터넷 뱅킹이 대중화되고 카드 보급률이 100% 넘어가는 상황에서 인터넷 전문은행이 크게 확산되기에는 어렵다는 시각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물론 지방은행 입장에서는 고객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봤을때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투이컨설팅 최인규 부사장
시중은행 입장에선 중복, 제 살 깎아먹기 이슈 탓에 부정적인 면이 있다. 단순히 인터넷 뱅킹에 무엇인가를 넣겠다는 개념으로 접근해선 한계가 있다. 은행 내부에서 기존 인력과 제약을 그대로 안고 새로운 아이디어, 고객 발굴, 차별화가 가능할까에 대해서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왕에 멍석이 깔렸을 때 큰 은행이 주동을 해서 시범타자로 나서는 것이 낫지 않겠나 본다. 판을 크게 키워서 네이버, 다음카카오처럼 고객 기반을 가진 플랫폼사와 협력해 합작형태로 해외 인터넷 뱅킹 개발에 나서면 영향력이 크지 않을까 본다.

Q: 핀테크가 기존 인터넷 뱅킹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코스콤 강태홍 기술연구소장
인터넷 뱅킹 자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 국내 인터넷 뱅킹 수수료가 세계에 비해 4/1 수준이고 실시간으로 이체가 이뤄지는 등 앞서가 있다. 글로벌 사례를 봐도 해외 은행시장에서 인터넷 전문은행이 차지하는 마켓셰어는 3-4%정도에 불과하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우리나라 내부의 요구에 의해 나왔다기 보다는 해외에서의 사례에서 촉발된 면이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다만 우리나라 인터넷 전문은행이 만들어져서 해외 핀테크 기업들과 협력하는 것은 파급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 자본시장분야에서는 핀테크 업체들이 활발하지 않지만 자본시장이 핀테크 기업으로선 더 기회가 많을 것이다.

▲미래에셋증권 스마트비즈부문 구원회 전무
핀테크를 흔히 금융과 IT의 융합이라 하지만 사전적 정의는 없다. 비즈니스를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 기본적으로 금융업은 라이선스 비즈니스인데 핀테크가 활성화되면 앞으로는 고객을 많이 확보할 수 있는 회사가 유리할 것이다.
인터넷 뱅킹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 보다는 핀테크를 간편결제, 인터넷 은행 등 규제면으로만 보지 말고 금융의 성격, IT융합의 성격이 바뀌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기업은행 조용찬 CIO(부행장)
국내 인터넷 뱅킹이 발달된 상황에서 핀테크가 이를 잠식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지급결제 부분에서 인터넷 뱅킹 잠식 우려는 있겠지만 뱅킹이 실시간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핀테크로 인해 잠식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다만 빅데이터는 고객 타겟팅 등과 같이 발전한다고 하면 가능성이 높다.

▲투이컨설팅 최인규 부사장

핀테크 기업이 기존 금융사의 내부경쟁력을 흔들어놓을 수 있다. 소비자의 금융선택권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카드 사례를 통해 은행들까지 확산될 수 있을 것이다.

Q: 향후 인터넷 전문은행이 어떤 위상을 가질 것인가?

▲코스콤 강태홍 기술연구소장
인터넷 전문은행은 쉽지 않을 것이다. 풀어야 할 규제가 많은 탓이다. 다만 니즈가 있으면 규제는 바뀔 수 있다. 국민의 니즈가 확실하면 정책당국의 노선도 바뀔 것이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큰 플랫폼을 가진 회사가 시도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초기에 인터넷 전문은행이 자리를 잡기 위해선 대형 IT기업이 관심을 두고 달려드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는 은행들이 중심이 돼 핀테크, 인터넷 전문은행 논의가 되고 있는데 플랫폼 회사들이 나서면 좋을 것으로 본다.

▲미래에셋증권 구원회 전무 스마트비즈부문 대표
인터넷 전문은행의 위상은 결국 라이선스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규제가 어떻게 만들어지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금융업의 범위와 유연성, 고객에 대한 서비스 편의성이 규제에 의해서 결정될 것이다. 다만 기껏 라이선스를 줬는데 10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나온다면 위상이 나오기 쉽지 않다. 예대마진과 다른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기업은행 조용찬 CIO(부행장)
인터넷 전문은행의 범위, 주체에 대한 법제정이 완료된 상황이 아니어서 위상을 말하긴 쉽지 않다. 다만 인터넷 전문은행을 네이버, 다음 등에서 오픈한다고 하면 단기간에 확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 전문은행 주체와 규모에 따라 위상이 틀려질 것이다. 2금융권에서 추진 한다면 지급결제 기능을 갖고자 하는 니즈가 많았기 때문에 허용되면 교차판매, 비용절감 등에서 이점이 있을 것이다. 기업은행, 지방은행의 경우 고객층, 지역한계를 넘을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투이컨설팅 최인규 부사장
미국의 경우 은행권에서 인터넷 전문은행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3%, 일본은 1%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일본에 가까운 스타일이 될 것이다. 인터넷 은행이 금융사의 축이나 주류가 될 것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이는 국내에 한정된 얘기고 판을 키워서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기업과 연계를 통해 해외 시장을 공략한다면 제한 요소를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Q: 인터넷 전문은행, 국내에서의 성공조건은?

▲코스콤 강태홍 기술연구소장
기술이 문제가 될 것은 아니다. 국내에선 금융 IT와 관련한 SI업체와 IT업체들이 많다. 다만 시스템 구축비용을 고려하면 작은 업무 하나를 구축하더라도 최소 수십억이 든다. 비용투자대비 효과는 의문일 수밖에 없다. 시스템 구축 방향과 비즈니스 모델에 따른 업무 프로세스가 완성돼야 하는데 구체적인 내용이 나와 있는 것이 없다. IT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가 중요하게 될 것이다.

▲미래에셋증권 구원회 전무 스마트비즈부문 대표
현재 금융규제는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만들어져 있다. 이러한 규제들도 온라인, 모바일 환경에 맞춰져서 변화해야 한다. 금융사가 똑같은 비즈니스를 하는 것은 포지티브 규제 탓이다. 자율성을 줄 필요가 있다. 기존 금융사는 기득권을 내려놓는 노력이 필요하다. 핀테크,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해 산발적 논의가 일어나고 있지만 은행, 증권, IT따로 진행되고 있는데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영국처럼 국가적인 논의가 일어나야 할 것이다.

▲기업은행 조용찬 CIO(부행장)
인터넷 전문은행의 해외 사례를 보면 은행 업무 전반에 걸쳐 성공한 사례는 없다. 국내 은행업무 중 일부 영역에서 특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인터넷 전문은행 단독으로 성공하긴 어렵고 제휴관계가 중요할 것으로 본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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