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보다 서비스에 집중…애플워치 시장판도 바꿀까?
- 물량 확보의 핵심 시장은 중국
- 핀테크, 헬스케어 서비스에 주력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애플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에바부에나 센터에서 9일(현지시각) 프레스 컨퍼런스를 열고 ‘애플워치’를 공식 출시했다. 한국은 1차 출시국에서 제외됐으며 오는 4월 24일부터 호주, 캐나다, 영국, 미국, 프랑스, 독일, 홍콩, 일본, 중국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애플워치가 스마트워치 시장에 주는 영향은 긍정적이다. 무엇보다 시장규모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스마트워치그룹은 올해 스마트워치 시장규모가 87억달러(한화 약 9조6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작년의 12억9000만달러(1조4000억원)에서 6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수량으로는 460만대에서 2810만대가 전망된다.
그동안 이 시장을 이끈 것은 삼성전자로 작년에만 120만대의 스마트워치를 판매해 23%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페블’이 70만대, 소니 55만대, LG전자 42만대 순이었다. 다른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올해 애플워치가 1500만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작년 삼성전자가 기록한 실적의 10배가 넘는다.
예상대로 애플워치가 시장에서 1500만대 이상 판매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하지만 처음부터 중국을 염두에 둔 애플의 행보로 봤을 때 어느 정도의 물량은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아이폰만 하더라도 작년 4분기 중국 내 매출이 161억달러에 달했고 덕분에 이 기간 아이폰 판매량은 6700만대를 기록했다.
이런 점을 감안해서인지 애플은 애플워치를 소개하는 동안 중국에서의 애플스토어 매장 확대와 함께 1차 출시국에 포함시키는 등 공을 들였다. 18K 금도금을 더한 1만달러(1109만원)짜리 애플워치도 다분히 중국을 고려한 고가 마케팅이라는 분석이 많다.
서비스도 애플워치를 지지하는 힘이다. 애플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애플페이가 2500여 은행과 업무 협력을 맺고 있으며 소비자는 손가락 10개만으로 결제를 처리할 수 있다”며 “매장도 출시 3개월 만에 3배가 증가한 7000개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팀 쿡 CEO는 애플워치를 통해 스마트카와 연동할 계획이 있음을 밝힌바 있다. 단순히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같은 스마트 기기와 연동해 피트니스, 메시지 확인, 전화통화가 아닌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바꾸겠다는 의도다.
이는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애플워치의 부족한 사양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시계줄과 재질, 색상 등을 다양화해 34종에 이르는 라인업을 구축했다지만 18시간에 불과한 배터리 성능과 사각형 디스플레이 등은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소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스마트워치는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지만 결제시스템과의 연동에 사용자의 기대감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응답한 중국, 독일, 한국, 영국, 미국 소비자의 절반 이상은 스마트워치를 사용해 의사나 병원에 건강 정보를 제공할 의향이 있다고 대답했다. 교통카드 용도로 사용할 의향이 있다고 말한 소비자도 마찬가지다로 중국(63%), 한국(54%) 그리고 미국(41%) 순이었다. 특히 중국은 근거리무선통신(NFC)을 이용한 핀테크에 관심이 컸다.
결국 애플워치의 성공여부는 애플이 얼마나 각 국가에 빠르게 녹아드느냐에 달렸다. 이를 위해 당분간 애플페이와 자체 헬스케어 플랫폼 ‘헬스’의 역량 강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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