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게임은 개점휴업’…네이버마저 등 돌렸나
- 신작 출시 거의 끊겨…네이버 “게임 플랫폼 변화 계획 잡힌 것 없어”
- 밴드, 입점 게임 대신 타 플랫폼 게임 홍보 창구로 활용돼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네이버 자회사 캠프모바일이 지난해 3월 선보인 밴드(BNAD) 게임 플랫폼이 ‘개점휴업’ 상태다. 한달 전 출시된 게임이 가장 최신 게임이다.
더욱이 네이버가 라인레인저스와 레이븐 등 밴드와 관련 없는 게임들을 플랫폼 내 배너를 통해 홍보하고 있어 입점 업체들 사이에서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밴드 게임 출시가 거의 끊긴 상황이다. 밴드의 경우 오픈 플랫폼으로 개발사 입점이 자유롭다. 그런데도 업계 내에서 밴드에 들어오겠다는 개발사가 감지되지 않는다. 게임 플랫폼으로서의 매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이는 매출 순위로 확인된다.
구글플레이 540위까지 매출 순위를 보면 밴드게임은 3종에 그친다. 나머지 밴드 게임은 순위조차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밴드 플랫폼 내 게임 이용자의 활동이 거의 정지됐다고 봐도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캠프모바일은 모바일 커뮤니티인 팬밴드를 밴드 게임의 핵심 소셜 요소로 내세운 바 있다. 각 게임마다 팬밴드를 개설, 이를 통해 이용자 간 교류 등 서비스 활성화를 시도한 것이다. 그러나 팬밴드 내에서만 친구 관계가 형성되는데다 당초 예상과 달리 이 팬밴드가 게임 대신 일상의 얘기를 공유하는 커뮤니티로 자리 잡아가면서 오히려 충성 게이머층의 입지가 줄어드는 문제도 발생했다. 밴드 서비스 특성상 길드(동호회) 중심의 모바일게임이 선전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앞서 언급한 문제로 성공하지 못했다.
밴드 게임 중에선 넥슨의 ‘영웅의군단’이 가장 매출 순위가 높다. 구글 매출 152위다. 넥슨은 영웅의군단을 구글플레이와 카카오톡 버전으로도 출시했는데 17일 각각 매출 20위와 24위를 기록 중이다. 밴드 버전의 매출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현재 캠프모바일은 밴드 게임 플랫폼을 되살리기 위한 이렇다 할 계획이 없어 한동안 이 같은 개점휴업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모회사 네이버 측은 “밴드의 경우 관심사 기반의 모바일 커뮤니티로 서비스 강화와 사용성 개선이 진행 중으로 상반기 중 변화된 모습을 선보일 것”이라면서도 “게임 서비스에 대해선 이렇다 할 계획 잡힌 것이 없다”고 전했다.
특히 네이버는 최근 들어 라인레인저스와 레이븐 등 타 플랫폼의 게임을 밴드 내 배너를 통해 홍보 중이다.
밴드에 입점한 게임사 입장에선 이 같은 네이버 측의 행보가 좋게 보이진 않는다. 밴드 게임 플랫폼 활성화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밴드에 입점한 게임사 대표는 “네이버가 전략적으로 홍보하려는 게임인 것은 알겠지만 서운한 감이 있다. (밴드 게임 플랫폼에서) 손을 놨나하는 생각도 든다”며 “밴드에 유입되는 트래픽은 많은데 게임이 활용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이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선 업체 대표는 “밴드에 기대를 많이 했지만 이제는 다른 플랫폼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타 입점사 관계자들도 “지난해부터 밴드 게임 출시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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