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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가깝고도 먼 中 게임시장

이대호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올해 대다수 국내 게임사의 경영 키워드는 ‘글로벌 진출’이다. 그 중에서도 중국 진출은 1순위 목표로 꼽힌다. 중국의 내수 시장 자체가 이미 글로벌이라는 얘기가 나오듯이 국내 게임사들은 ‘중국과 중국 아닌 곳’을 나눠 국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을 정도다.

이처럼 지리적으로 가깝고 ‘기회의 땅’으로 평가받는 중국이지만 현지 진출은 녹록지 않다.

올 여름 중국 진출을 계획 중인 한 게임사 대표는 현지 사정을 이렇게 전했다. 그는 “국내 게임이 중국에 진출해 흥행한 사례가 없다보니 국내 게임들이 헐값에 퍼블리싱 계약이 되더라”며 “오히려 중국 개발사들의 게임에 높은 값을 쳐 준다. 현장에선 이미 산업 역전이 일어났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업계 애기를 들어보면 중국 현지 퍼블리셔의 입김이 대단히 강하지만 그 중에서도 텐센트는 그야말로 슈퍼갑이다. 현지 마켓 장악력을 앞세워 개발사에 9대1의 수익분배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국내 게임사 입장에선 텐센트와 퍼블리싱 계약 자체도 쉽지 않지만 현지 진출에 앞서 요구사항을 수용하는 것은 더욱 고역이다. 퍼블리싱 계약이 이뤄졌다가 이후 파기된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이유다.

중국 텐센트를 통해 현지 진출한 한 게임사 관계자는 “현지화 요구사항이 대단히 많았다”며 “요구사항을 반영하는 데만 하나의 게임을 새로 만들 정도의 시간이 들어갔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지난 수년간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은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된 상태이고 그동안 급성장해온 모바일게임 시장은 저성장 혹은 역성장 기조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14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5년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2조5000억원 수준을 기록하다 2016년에 이르러 역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많은 게임사들이 지속 성장을 하느냐의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 셈이다. 이제 정부와 국회에서는 정책 기조를 바꿔야 한다. 규제보다 진흥이 필요한 시점이다. 계약 현장에서 이미 중국과 우리나라 간 산업 역전이 일어났다는 업체 대표의 말을 흘려들어선 안 될 것이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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