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폴란드산 냉장고 국내 도입…프리미엄 전략에 변화?
- 국내판 유러피언 셰프컬렉션
- 폴란드 브롱키에서 공급, 광주사업장과 모델 겹쳐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삼성전자가 폴란드 공장에서 생산한 냉장고를 국내에 들여온다. 그동안 태국(냉장고, 벽걸이 에어컨), 중국(세탁기, 제습기), 베트남(진공청소기, 로봇청소기), 말레이시아(오븐)에서 생활가전을 수입한바 있으나 모두 아시아태평양 지역이다. 유럽은 이번이 처음이며 제품도 프리미엄 라인업이어서 전략 변화에 눈길이 쏠린다.
21일 업계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조만간 폴란드에서 만든 프리미엄 냉장고를 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기본적인 형태는 작년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2014’를 통해 공개한 ‘유러피언 셰프컬렉션’이다. 상(上)냉장·하(下)냉동의 바텀프리저 방식이며 세미빌트인, 그러니까 붙박이로 사용하거나 프리스탠딩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비슷한 형태의 제품으로는 ‘슬림스타일’이 있다. 바텀프리저 냉장고는 가로보다는 세로가 훨씬 더 길다. 200~400리터 용량이어서 원룸이나 자취방, 오피스텔 등 다양한 곳에서 활용할 수 있다. 1인 가구의 증가와 틈새시장 공략, 500리터 이하에서도 소비자 요구가 충분한 상태이지만 이보다 작은 용량은 대부분 전통적인 ‘상(上)냉동, 하(下)냉장’ 형태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서 도입 이유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차이점이라면 빌트인 적용 유무이며 나머지 사양은 대동소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요에 따라 컴프레서(압축기) 속도를 제어할 수 있는 ‘디지털 인버터 컴프레서’, 칸칸마다 냉기를 전달하는 ‘멀티 냉각 시스템’, 차가운 냉기를 집중적으로 보내주는 별도의 ‘특선실’이 모두 제공된다. 용량은 400리터이며 필요에 따라 도어를 왼쪽이나 오른쪽에서 열릴 수 있도록 조절이 가능하다.
생산지 변화에도 눈길이 간다. 그간 삼성전자는 다양한 지역에서 생활가전을 들여와 판매했다. 세미빌트인 바텀프리저 냉장고로는 처음으로 한국이 아닌 폴란드에서 제품이 공급된다는 것은 여러 의미를 가진다.
삼성전자 폴란드 공장은 남부 브롱키에 위치하며 지난 2009년 현지 생활가전 업체인 아미카를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초기에는 보급형 제품 위주에서 서서히 공장가동률을 끌어올렸고 2011년 1억달러(한화 약 1131억원)를 들여 라인을 증설한바 있다. ‘크리스털 블루’로 대표되는 프리미엄 드럼세탁기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 유럽 현지 공급용 바텀프리저 냉장고도 만들어졌다는 점을 두루 고려하면 놀라운 일도 아니다.
다만 이미 국내 광주사업장에서 슬림스타일, 모듈형 냉장고와 같이 비슷한 콘셉트의 제품이 공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향후 세미빌트인, 혹은 빌트인 바텀프리저 냉장고는 지속적으로 폴란드 공장에서 들여올 가능성이 높다. 이번 제품이 셰프컬렉션과 같은 상징성 있는 이름이 붙지는 않았지만 이 등급에서는 가장 최상위 모델이라고 봐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바텀프리저 냉장고가 소형 가구를 중심으로 공급량이 늘어나는 것으로 안다”며 “그동안 외산 업체에서 주로 제품이 나오다가 삼성전자, LG전자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시장에 활기를 띄고 있다”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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