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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LGU+, 데이터 중심 요금제 고심…이유는?

윤상호

- 양사, KT 대비 높은 요금제 유치해야 ARPU↑…혜택 확대 딜레마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KT가 데이터 중심 요금제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선보인 뒤 1주일이 다 됐다. KT가 지난 7일 새 요금제를 발표하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곧 관련 요금제를 내놓겠다고 맞불을 놨다. 하지만 아직까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대응은 없다. 요금제의 경우 경쟁사의 움직임에 즉각 유사 요금제로 응수해 온 업계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12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데이터 중심 요금제 발표가 미뤄지고 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특정 시기를 언급한 적은 없다”라며 “미래창조과학부와 협의 중이며 인가사업자인 만큼 시간이 조금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주 안에 출시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경쟁사 보다 혜택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다보니 늦어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스마트폰 시대 들어 통신사는 한 회사가 새 요금제를 내놓으면 거기에 조금 용량을 더 하는 형태의 비슷한 요금제를 만들었다. 지난 2013년 SK텔레콤의 음성 문자 망내 무제한 요금제 ‘T끼리’ 요금제 때도, 지난 2014년 LG유플러스의 롱텀에볼루션(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때도 그랬다. 시민단체가 통신사가 암묵적 요금담합을 하고 있다고 비판까지 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고심이 깊어지는 이유다. 데이터를 더 주기엔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에 미칠 악영향이 걱정된다. 그렇다고 저가 요금제에서 유선까지 통화 무제한을 제공하기엔 접속료 비용이 증가한다.

KT의 1분기 ARPU는 3만4389원이다. KT의 데이터 선택 요금제는 LTE데이터선택299(월 2만9900원, 부가세 제외)에서 출발한다. 이보다 한 단계 위인 ‘LTE데이터선택349(월 3만4900원, 부가세 제외)’만 가입해도 매출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KT는 이를 유도하기 위해 LTE데이터선택299의 데이터 용량을 300MB로 설정했다. 300MB는 스마트폰이 기본적으로 소모하는 데이터를 감안하면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만 써도 불안한 용량이다.

1분기 기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ARPU는 각각 3만6313원과 3만5792원이다. KT의 요금제 기준으로 보면 ‘LTE데이터선택399(월 3만9900원, 부가세 제외)’는 선택해야 ARPU가 올라간다. KT는 LTE데이터선택349는 1GB LTE데이터선택399는 2GB의 데이터가 기본이다. 미래부에 따르면 2015년 3월 기준 LTE 일반 요금제 이용자의 1인당 데이터 사용량은 1929MB. KT보다 데이터를 500MB만 추가하는 것만으로 LTE데이터선택299와 LTE데이터선택349에 대한 매력이 대폭 올라간다. 그렇다고 저가 요금제는 데이터를 그대로두기도 200~300MB만 더하기도 생색이 나지 않는다.

KT는 LTE데이터선택549(월 5만4900원, 부가세 제외)미만은 무선 이상은 유무선 통화 무제한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차별화로 꺼낼 수 있는 카드는 LTE데이터선택549 아래도 유무선 통화 무제한을 도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유선 전화 점유율이 가장 높은 업체는 KT다. 해외와 달리 우리나라는 접속료가 있다. 수신자가 부담할 비용을 통신사가 대신 주고받는 제도다. 유선 통화가 발생하면 득을 볼 확률이 높은 곳은 KT다. 이 선택을 하면 SK텔레콤 LG유플러스는 앉아서 KT에 돈을 뜯기는 셈이다.

양사 관계자는 “KT가 우리에 비해 ARPU가 낮은 점을 적절히 활용했다”라며 “차별화 포인트를 잡기가 쉽지 않다”고 위에서 언급한 문제로 요금제 출시가 늦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이에 따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 세부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매출에 미칠 장기적 영향을 감안하면 데이터를 획기적으로 늘리거나 과금 단위를 더 낮추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현실적 대안은 모바일 인터넷TV(IPTV)나 멤버십 등 부가서비스를 KT보다 늘리는 것이다. 여기에 과금 세분화와 데이터 소량 증대 등이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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