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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⑦] 초연결 시대 핵심, ‘네트워크’…SW중심·가상화·클라우드 진화 가속

이유지

[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유무선을 막론하고 네트워크 기술은 수십년간 ‘속도’와 ‘성능’ 위주의 기술 경쟁이 이뤄지면서 진화돼 왔다. 최근에는 그동안 네트워크 영역에서 논의되지 않았던 다른 기술요소들도 네트워크 진화 논의에 대거 등장했다.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 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 클라우드가 대표적이다. 앞으로 10년 후, 미래 네트워크는 기존의 네트워크 구조와 운영방식을 뒤엎는 수준의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이같은 변화를 이끄는 핵심 동력은 사물인터넷(IoT)으로 대변되는 ‘초연결’ 시대 진입에 있다.

사람과 사물이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IoT, 나아가 여기서 창출되는 데이터나 프로세스까지 모든 것이 연결될 만물인터넷(IoE)은 앞으로 우리 삶과 비즈니스의 방식을 크게 바꿔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보통신기술(ICT) 산업뿐만 아니라 공공, 제조, 의료 등 전통적인 산업과 주거환경, 도시, 국가까지도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2020년에는 50억명의 사람들과 500억개의 기기가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초연결 시대가 본격 도래할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람, 그리고 그 안에서 무수히 생성되는 데이터와 멀티미디어 콘텐츠가 사용되고 활용돼 또 다른 가치를 창출하는 환경을 만들려면 네트워크 통신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화웨이는 최근 발표한 무선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IoE 세계를 구성하는 4가지 요소로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람 ▲다양한 종류의 기기 ▲빅데이터에 기초한 관리 ▲언제 어디에나 존재하는 네트워크를 꼽았다. 그리고 무선 기술이 ‘모든 것을 연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이 4가지 요소로 구성된 기본적인 연결 구조를 바탕으로 더 높은 차원의 접속 경험을 위해서는 네트워크에서 무(zero)대기시간, 광대역, 실시간, 빈틈없는 커버리지, 고차원의 보안성과 민첩성같은 요소가 더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0년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5세대(G)’ 이동통신 환경은 이같은 IoT 초연결 시대 네트워크 미래상에 가장 부합된다.

통신 관련업계에서 예상하는 5G는 ▲현재의 이동통신 환경보다 1000배에서 1만배 가량의 트래픽을 수용할 수 있는 고용량과 ▲1~10Gbps의 초고속 데이터 처리속도 ▲1밀리초(msec) 이하의 저지연 ▲품질 안정성과 ▲수많은 디바이스의 다중연결성 ▲10년간의 저전력 배터리 수명과 뛰어난 에너지 효율성 ▲확장·운용·진화가 용이한 유연성 ▲저비용의 경제성 ▲보안성 등이 제공되는 기술이다.

5G 환경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서비스 경험을 전달할 수 있는 고용량의 광대역 네트워크가 더욱 확장되는 동시에 특화된 IoT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한 저지연, 저전력 네트워크도 지원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5G 네트워크의 특징은 ‘융합’이다. 현재 널리 사용되는 이동통신 기술인 3G와 4G 롱텀에볼루션(LTE) 진화 기술뿐만 아니라 스몰셀, 와이파이(WiFi) 등 다양한 유무선 네트워크가 결합·최적화되고, 가상화·클라우드 기술까지 접목될 것이란 점에서다.

5G 환경이 구현되면서부터 네트워크의 구조나 운영, 서비스 제공방식이 획기적으로 변화되고, 이른바 IoT 서비스가 구현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게 될 것이란 의미다.

초연결 시대 미래 네트워크 환경에서는 NFV 등 소프트웨어와 가상화 기술이 널리 활용되고 SDN을 통해 다양한 네트워크 인프라를 제어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여기서 클라우드화는 핵심 중에 핵심으로 꼽힌다.

에릭슨은 미래 네트워크 환경에서는 하나의(One) 공통된 네트워크 플랫폼을 바탕으로 다양한 산업 요구에 맞춰 유연하고 안전한 방식으로 네트워크를 슬라이스해서 네트워크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가능하게 하려면 클라우드화는 필수다.

알카텔루슨트 벨연구소의 전망도 비슷하다. 2020년 미래 네트워크는 공통의 융합화된 네트워크로, 동적이며 프로그램가능한 네트워크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변화를 추동하는 3대 핵심 동력으로 가상화와 SW중심, 클라우드를 지목했다.

벨연구소는 보다 구체적으로 IP와 광 코어가 다계층 SDN 제어를 통해 함께 최적화되고 클라우드화가 네트워크 전반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지능화된 분석과 최적화를 위한 다양한 에지 클라우드가 구현되고, 여기에 IP와 광이 융합·최적화돼 동적으로 연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데이터센터와 메트로와 액세스를 포함한 WAN 환경까지 SDN 제어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시스코가 내세우는 IoE 환경에 맞는 클라우드 환경인 ‘인터클라우드’와 ‘포그 컴퓨팅’의 개념과도 비슷하다.

이밖에도 시스코는 수백억개의 단말기가 연결되는 IoE 환경에서 네트워크의 지능화와 단순화를 크게 강조하고 있다. IoE를 지원하는 네트워크의 필수 요소로 시스코는 ‘자율 네트워킹(autonomic networking)’을 지목했다. 이와 함께 IT와 산업현장의 OT(운영기술)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스케일을 요구하고 있어 SDN과 NFV를 주축으로 네트워크의 단순화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DN과 NFV는 통신 환경뿐 아니라 기업 데이터센터 환경에서도 이슈로 부각됐다. 데이터센터의 가상화와 클라우드로 전환이 보다 활발히 이뤄지면서 네트워크도 이같은 흐름에 따라가고 있는 양상이다.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인터넷서비스기업이나 통신사가 가장 먼저 움직이고 있지만, 네트워크 가상화와 SW중심 네트워크로의 전환은 이제는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네트워크 조류라는 것을 ICT 업계는 공통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유지 기자>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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