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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25일 경기도 이천에서 진행된 M14 신공장 준공식에서 “향후 10년간 신규 투자에 46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날 본격 가동에 들어간 M14 외에도 이천과 청주에 각각 새로운 공장을 하나씩 더 짓겠다고 했다. M14에 15조원, 나머지 2개 공장에 31조원이 투입된다. 46조원이라는 숫자에는 건물과 장비 유지보수 및 보완에 쓰이는 경상 투자액이 빠져있다. SK하이닉스는 신규 공장을 짓지 않을 때에도 매년 2~3조원씩의 시설 투자액을 써 왔다. 따라서 신규투자와 경상 투자액를 더하면 SK하이닉스는 향후 10년간 75조원 안팎의 금액을 시설투자에 사용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올해 SK하이닉스의 연간 매출액은 19~20조원인데 매출 증가세를 감안하더라도 투자액 비율은 굉장히 높은 것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SK하이닉스의 공격적 투자는 미국 마이크론과의 격차를 더 벌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의 발표를 보면, 마이크론은 신규 투자에 대한 생각이 없다. 삼성전자의 경우 경기도 평택에 공장 3~4개가 들어설 수 있는 부지를 확보하고 1기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의 향후 투자 규모가 삼성전자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한국이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SK하이닉스의 신규 공장에서 어떤 품목을 생산하게 될 것인지도 관심사다. SK하이닉스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300mm 반도체 생산 공장은 이천 M10, 충북 청주 M11 및 M12, 중국 우시 HC2가 있다. 청주에는 200mm 시스템반도체 공장인 M8도 가동 중이다. 이천과 중국 우시에선 D램이, 청주에선 낸드플래시와 이미지센서가 생산되고 있다. 신규 공장인 M14에선 D램이 우선 생산될 예정이다. 노후 M10 공장에 있는 장비를 옮길 예정인데 현재 M10의 생산용량은 300mm 웨이퍼 투입 기준 13만장 수준인 반면 M14는 20만장으로 크다. 시황이 좋으면 언제든 발 빠르게 공급량을 늘릴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게 된 것이다.

장비가 빠진 노후 M10 공장의 용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SK하이닉스는 시스템반도체 및 낸드플래시 생산, 연구개발(R&D) 등 다양한 용도를 후보에 올려놓고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세계 D램 시장에서 2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4위다. ‘클 수 있는’ 여력은 D램보단 낸드플래시가 높다. 이천과 청주에 새롭게 지어지는 공장 역시 현재로선 생산 품목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는 “일단 공장부터 지어놓고 추후 시황에 맞춰 품목을 정하는 것이 최근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트렌드처럼 굳어지고 있다”며 “SK하이닉스도 이를 염두에 두고 공장부터 지어놓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2003년부터 2014년까지 과거 10년간 SK하이닉스의 시설투자액은 37조1800억원이었다.

<한주엽 기자>powerusr@insightsemic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