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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 TV 원가절감의 마법…솔루션 프로세스, 어디까지 왔나

한주엽

* 7월 25일 발행된 <인사이트세미콘> 오프라인 매거진 8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인사이트세미콘]

솔루션 프로세스 OLED에 많은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이유는 8세대 장비에서 TV용 대형 OLED 패널을 보다 저렴하게 제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후발 업체들의 관심이 높다. 기존 RGB OLED 또는 화이트 OLED 분야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중요한 특허를 거의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 이충훈 유비산업리서치 수석애널리스트 겸 대표이사 ubiyi@ubiresearch.co.kr

1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패널은 진공 장비에서 FMM(fine metal mask)를 사용해 적록청(RGB) 화소를 각각 형성하는 RGB OLED 기술이 적용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OLED는 모두 이 기술를 사용하고 있다. 기판(Backplane)은 양사 모두 LTPS(low temperature polysilicon) 공정을 사용하며 봉지(encapsulation)의 경우 휘지 않는(rigid) OLED는 프릿 글래스(frit glass) 방식이, 휘어지는 플렉시블(flexible) OLED는 무기 방습박막과 두꺼운 유기물을 사용한 적층 방식의 하이브리드 봉지가 표준 기술로 자리를 잡았다.

2세대 OLED 제조 기술은 진공 장비에서 저분자 재료를 증착한다는 점에서 1세대 기술과 동일하나 FMM 대신 오픈 마스크(open mask)를 사용하고, 화이트 OLED를 구현한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화이트 OLED는 RGB 화소를 독립적으로 만들지 않고 RGB 각층을 적층해 백색광을 낸다. RGB 색은 컬러필터를 이용해 색을 분리한다. 액정표시장치(LCD)에서 백라이트로부터 나온 백색광을 컬러필터로 분리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 기술은 모바일 기기에 적용되는 소형 디스플레이용 보다는 주로 8세대 이상의 라인에서 대형 패널 제작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OLED TV용 WRGB OLED 기술이 바로 이것이다. 화이트 OLED 기술을 사용하는 이유는 8세대에서 FMM을 사용하면 챔버 내에서 기판과 마스크 처짐 현상에 의해 발생하는 셰도우(shadow) 효과로 화소를 정확하게 형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의 FMM 기술로는 8세대 증착 장비에서 OLED를 생산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오픈 마스크는 미세 패턴이 없어 FMM에 비해 장력 유지가 쉽고, 8세대의 증착기에서 패널 생산이 가능하다.

3세대 기술인 솔루션 프로세스(solution process) OLED는 발광 재료를 용액화(soluble) 시켜 프린팅 장비로 화소를 형성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RGB 화소를 독립적으로 제조하는 기술로, 3가지로 분류된다. 전극 재료를 제외 한 모든 발광 재료와 공통 재료를 프린팅하는 올 솔루블(all soluble) 방식과 전자수송층(electron transport layer, ETL)과 전자주입층(Electron Injection Layer, EIL)은 증착 기술을, 나머지는 프린팅 기술을 사용하는 하이브리드(hybrid) 방식, 청색(B)과 ETL, EIL을 증착하고 나머지는 프린팅하는 슈퍼 하이브리드(super hybrid) 방식이 있다.

파나소닉은 2014년 RGB를 모두 프린팅으로 형성하는 하이브리드 솔루블 방식의 솔루션 프로세스 OLED를 전시한 적이 있지만 대부분의 패널 기업들이 선호하는 방식은 슈퍼 하이브리드 구조다. 이유는 현재까지 개발된 솔루블 OLED 재료 중에서 깊은 청색(deep blue)를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재료가 아직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청색 발광층만은 기존의 증착 기술을 그대로 사용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솔루블 OLED 재료가 아직 성능 면에서는 증착방식에 비해 낮음에도 불구하고 솔루션 프로세스 OLED가 최근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는 구조적인 측면에서 컬러 필터를 사용하지 않아 패널 제조 가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마이크로 카비티(micro cavity)를 사용하는 톱 이미션(top emission) 구조로 고휘도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기존의 보톰 이미션(bottom emission) 구조는 발광층에서 나오는 빛이 박막트랜지스터(TFT) 층을 지나기 때문에 TFT 구조물을 비켜나서 나오는 빛의 양이 적다. 톱 이미션 구조는 TFT와 반대 방향으로 빛이 나오기 때문에 개구율이 높아 많은 빛을 바깥으로 낼 수 있다. 또한 발광층 상부에 마이크로 카비티 구조를 설치하면 광추출 기능으로 광효율을 증대 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물론 솔루션 프로세스 OLED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첫째는 고효율 발광재료 확보다. 대부분의 주요 재료 업체들은 현재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증착 재료에 집중하고 있어 효율이 좋은 발광재료 개발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재료 업체들이 솔루블 OLED 재료를 개발해 테스트를 할 때 스핀 코팅(spin coating) 방식을 주로 사용하고 있어, 각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주로 사용하는 잉크젯(ink-jet) 장비에 맞도록 다시 재료 특성을 조절해야 하는 어려움이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루션 프로세스 OLED에 많은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이유는 8세대 장비에서 TV용 대형 OLED 패널을 보다 저렴하게 제조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OLED 제조 엔지니어가 적은 후발 업체들이 관심을 갖는 이유는 화이트 OLED 패널을 제조하기에는 광학 설계가 너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또한 RGB OLED 또는 화이트 OLED 분야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중요한 특허를 거의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후발 업체들이 이들 선발 업체 특허를 회피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후발 업체들이 대형 OLED 패널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비교적 개발 이력이 짧은 솔루션 프로세스 OLED가 접근이 용이하다.

솔루션 프로세스 OLED 업체별 개발 현황

솔루션 프로세스 OLED 개발이 앞서있는 업체는 일본의 JOLED다. 이미 수 차례 CES와 IFA에서 55인치 OLED 패널을 전시하며 솔루션 프로세스 OLED도 상품성이 있음을 과시했다. 파나소닉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6세대 잉크젯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슈퍼 하이브리드 구조와 하이브리드 솔루블 구조의 패널을 공개한 바 있다. 파나소닉의 솔루션 프로세스 OLED 사업팀을 인수한 JOLED는 2017년 10인치 이상의 중형 OLED 패널을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2년 후에는 솔루션 프로세스 OLED 시장이 열릴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상황인 것이다.

관련 기술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LG디스플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8세대 잉크젯 장비 2대를 M2 라인에 도입해 패널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빠르면 2016년에는 LG디스플레이가 개발한 솔루션 프로세스 OLED 패널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증착 방식의 RGB OLED 패널에 집중했지만 최근 연구소를 중심으로 솔루션 프로세스 OLED 개발에 조용히 발을 내딛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듀폰(DuPont)사의 노즐젯(nozzle-jet) 장비와 기술을 도입해 OLED 패널을 개발해 왔지만 최근에 잉크젯 장비를 중심으로 솔루션 프로세스 OLED 개발에 착수했다. 중국 BOE와 대만 AUO 역시 솔루션 프로세스 OLED 사업화에 관심이 매우 높다. AUO는 6세대 잉크젯 장비를 도입해 패널을 개발 중이며 BOE도 잉크젯 장비로 중형 OLED 패널을 개발하고 있다. CSOT는 아직 개발에 착수하진 않았지만 기술 개발 방향은 솔루션 프로세스 OLED로 결정하고 4.5세대 2분할(half) 크기의 잉크젯 장비 발주를 계획하고 있다.

솔루션 프로세스 OLED의 잠재력

솔루션 프로세스 OLED 패널이 RGB OLED, 화이트 OLED와 경쟁해 시장 진입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많은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차기 기술로 인지하고 개발에 착수한 점으로 보면 잠재력이 매우 큰 기술임에는 틀림없다. 개별 디스플레이 제품이 상품화되기 위해서는 각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과 개발 자금 등이 중요한 요소지만 디스플레이 산업을 구성하고 있는 공급사슬(supply chain)이 견고해지면 개발 속도가 높아져 산업화가 빨라진다. 다양한 디스플레이 업체들과 재료 업체들이 속속 솔루션 프로세스 OLED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므로 OLED의 미래는 더욱 밝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주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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