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IT

'16년만의 개혁'... 저축은행중앙회, 차세대 프로젝트 가능할까

박기록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저축은행중앙회가 16년만에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이르면 9월중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위한 이사회 비준과 전산추진위원회를 열고, 프로젝트 진행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국내 저축은행업계의 전산체계는 이원화돼있다. 총 79개 저축은행중 저축은행중앙회가 통합전산망을 통해 IT를 제공하는 통합전산망 가입 저축은행이 53개사(2015년6월말 현재)이고, 나머지는 저축은행 자체적으로 전산시스템을 운영하는 구조다. 규모면에서보면, 저축은행중앙회의 통합시스템이 사실상 저축은행업계를 대표하는 핵심 IT인프라라고 할 수 있다.

앞서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 1999년 유닉스기반의 IMS 코어뱅킹패키지를 탑재해 신시스템 프로제트를 진행하고 이듬해 통합전산망 가동에 들어간 바 있다. 당시로서는 적지않은 금액인 약 350억원의 비용이 투입된 바 있다. 저축은행중앙회가 올해 통합전산망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에 착수하면 거의 16년만의 대규모 IT혁신에 나서게 되는 것이다.

물론 1999년 통합전산망 혁신 프로젝트를 진행한 이후 그동안 저축은행중앙회는 계정계, 정보계시스템에 대한 부분적인 혁신 작업을 4~5년 주기로 진행하는 등 IT인프라의 개선에 많은 노력을 이울여 왔다.

하지만 이같은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존 시스템이 가진 한계도 점차 노출되고 있다는게 금융IT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그동안 주축은행업계에선 주력 고객층의 특성, 또 지역적 영업기반에 특화된 특성을 고려해 IT인프라의 혁신에는 다소 여유있는 분위기가 강했다. 그러나 은행권을 비롯해 국내 금융권에선 비대면채널 중심으로 급격하게 시스템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모바일을 포함한 ODS(아웃도어세일즈) 등 스마트뱅킹의 진화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또한 향후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하면 국내 '중금리대출' 시장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축은행업계로선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도 필요한 상황이 됐다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현재 통합전산망 가입 회원사들에 대한 보다 유연한 시스템 환경이 요구되고 있다. 이는 향후 차세대시스템에서 제시해야할 핵심 비전으로 꼽힌다 . 통합전산망이란 개념 자체가 원래 유연성에서는 약점을 가질 수 밖에 없다.저축은행중앙회측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유연한 차세대 프레임웍에 대한 해법을 찾고 있다. 통합전산망에서도 회원사들의 지역적 특성과 고객 특성을 최대한 반영한 전산환경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기존보다 상품설계 속도가 빠르고 개별 회원사별 특화된 상품설계를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저축은행중앙회가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추진해야할 당위성은 충분해보이지만 프로젝트 추진에는 여러 변수가 존재할 수 있다. 무엇보다 현재로선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 비용 조달이 원활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저축은행중앙회의 차세대 프로젝트는 새마을금고나 신협중앙회와 같은 의사결정와는 다르다.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전산망 가입 회원사들이 갹출한 비용으로 프로젝트 구축 비용이 조달되는 특수한 구조다. 따라서 53개 회원사가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의 대의에 공감해야 원활한 사업추진이 가능해 질 수 있다.

결국 국내 저축은행업계의 경영실적이 전반적으로 좋아야만 차세대시스템과 같은 대형 IT사업 추진이 가능해진다. 금융당국및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6월 결산법인인 저축은행업계의 2014 회계년도의 실적은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전반적으로 3분기 누적기준으로 4000억원 정도의 순이익을 거둔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올해 3월말현재, 저축은행업계 전체의 수신고객은 311만명, 여신고객은 114만영 수준이며, 지점을 포함한 총 점포수는 298개로 집계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최근까지 전국 6개 지부를 직접 순회방문하면서 차세대시스템 추진을 위한 설명회를 갖는 등 사업추진에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일정으로 9월중 이사회및 전산추진위원회 개최, 프로젝트 추진이 확정된다면 시스템 개발및 테스트에 1년6개월정도가 소요된다고 보고, 오는 2017년 중반이후에 가동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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