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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2015] ‘천송이코트’ 보다 ‘연말정산’ 먼저…액티브X 퇴출 공공기관부터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정부가 행정·공공기관 사이트부터 우선적으로 액티브X를 걷어내고 국제표준에 맞게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4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최민희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정부의 액티브X 대책은 방향부터 잘못 잡았다”며“정부가 먼저 해야 할 일은 외국인이 ‘천송이 코트’를 살 수 있게 하는 것보다 우리 국민들이 어느 브라우저에서나 주민등록등본을 인터넷으로 발급받을 수 있게 하고, 연말정산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액티브X는 사용자가 웹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필요한 응용 프로그램을 PC에 자동으로 설치해주는 기술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사의 브라우저인 인터넷익스플로러(IE)를 위해 고안한 것이다.

사용자의 컴퓨터에 특정 기능을 심기 위해서 컴퓨터의 보안을 일시적으로 해제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보안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국내에서도 철폐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29일 MS가 출시한 차세대 운영체제(OS) 윈도10에 새롭게 탑재된 차세대 인터넷 브라우저‘엣지’에선 액티브X를 지원하지 않으면서 또 다시 액티브X를 빨리 철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정부 및 공공기관의 ‘주요 대민서비스 20개 사이트’를 자체점검한 결과 16개 사이트가 ‘엣지브라우저’에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3월 “공인인증서 및 액티브X 때문에 외국인이 ‘천송이 코트’를 살 수 없다고 말한 뒤 정부는 관련 대책을 마련한다며 호들갑을 떨었지만, 정작 행정·공공기관의 액티브X에 대해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며 “미래부가 대신 ‘민간 분야 주요 100대 사이트’에 대한 액티브X 제거 대책을 세웠지만 이마저도 계획만 앞세운 탓에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질타했다.

행정자치부가 정보화진흥원에 의뢰해‘주요 대민서비스 20개 사이트’에 대한 자체점검 결과도 발표했지만, 창업진흥원의 ‘창업넷’, LH공사의 ‘온나라부동산정보종합포털’, 문화부의 ‘공감코리아’ 및 ‘국립중앙박물관’ 웹사이트만 윈도10 엣지 브라우저에서 정상 작동하고 나머지 16개 사이트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특히 12개 사이트는 엣지 브라우저에서 열기 시작할 때부터 먹통인 것으로 조사됐다. 행자부의 ‘민원24(minwon.go.kr)’에서는 28개, 경찰청의 ‘신고민원포털(cyber112.police.go.kr)’에서는 18개, 보건복지부의 ‘기초노령연금(bop.mw.go.kr)’에서는 12개, 국세청의 ‘홈택스(hometax.go.kr)’에서는 6개의 액티브X가 발견됐고 모두 엣지 브라우저에서 정상작동하지 않았다.

최 의원은“정부가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속도를 내 추진할 수 있는 행정·공공기관 사이트를 방치하고 있는 대신, 정부의 대응은 민간분야에 집중되고 있는 형편”이라며 “대통령이 대표적 사례로 지목한 ‘천송이코트’가 정부영역이 아닌 민간영역”이라고 밝혔다.

그는“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정부가 자신들의 서비스는 방치한 반면, 이용자를 놓치지 않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민간 스스로 개선할 수밖에 없는 영역에 더 깊이 관여하는 기형적인 상황을 초래했다”며 “하지만 확인 결과 이마저도 요란한 말만 앞세웠을 뿐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 “정부가 행정·공공기관 사이트를 국제표준에 맞게 먼저 개편한다면 민간에서도 시대적 추세에 따라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라고 강조했다.

한편 세계 각국의 웹브라우저 이용률 통계를 제공하는 ‘statcounter.com’에 의하면, 9월 11일 기준 우리나라의 IE 계열 브라우저의 이용률은 67.77%로 압도적이다. 이는 세계평균 17.77%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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