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하이브리드’에 집중하는 전기레인지 시장

이민형

- 삼성전자·쿠쿠전자·쿠첸 등 하이브리드 전기레인지 투자 확대

[디지털데일리 이민형기자] 인덕션히팅(IH)과 하이라이트(열선) 방식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전기레인지가 뜨고 있다. 단일 방식 제품에 비해 가격이 비싸 판매량은 낮은편이나 성장 가능성과 수익률이 높아 주방가전업체들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방가전업체들이 ‘하이브리드 전기레인지’에 집중하고 있다. IH나 하이라이트 단일 방식을 채용한 제품을 내놓고는 있으나 품목이 제한적이다. 이는 가스레인지 교체수요가 하이브리드 전기레인지로 몰릴 것이란 예측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7일 하이라이트 2구, IH 1구를 적용한 하이브리드 전기레인지를 선보였다. 신화셀렉스로부터 주문제작(OEM)한 제품이다. IH 방식의 셰프컬렉션 인덕션과 달리 하이라이트 화구를 적용해 가격을 낮췄다. 뚝배기나 내열유리를 많이 쓰는 국내 주방환경 실정을 반영했다.

쿠첸은 지난달 3구 하이브리드 전기레인지 2종을 출시했다. IH 화구에 요리모드 선택 기능을 추가했다. 일반적인 가열모드 외에 사골 등에 적합한 우림모드, 구이와 볶음 등에 적합한 팬모드, 그리고 요리한 음식을 식지 않게 유지하는 보온모드 등 4가지 모드를 선택 가능하다.

쿠쿠전자도 최근 3구 하이브리드 전기레인지를 내놨다. 기존 제품보다 화력 수준을 높이고 고온에서도 온도 편차 없이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열제어 알고리즘을 새롭게 개발했다. 최대 10단계의 화력 조절이 가능해졌다.

업계가 하이브리드 전기레인지에 집중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IH와 하이라이트 방식의 단점을 서로 보완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제품이란 의미다.

하이라이트는 열판을 가열하는 방식으로 열을 발생시키는 코일 위에 주철 상판을 얹어 열전도 원리를 이용한다. 용기 제한은 없지만 열전도율이 느린 편이다. IH는 자력선으로 자기장을 용기로 흘려보내 가열하는 방식이다. 열전도율이 높아 빨리 가열되지만 전용 용기를 사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화력이 낮아서, 혹은 전용용기만 사용가능한 단점으로 전기레인지를 선택하지 않은 고객에게 하이브리드 전기레인지는 매력적이다.

전기레인지가 가스레인지보다 안전하다는 평가도 소비자들을 불러 모은다. 전기레인지는 가스레인지 대비 화상의 위험이 적고 유해가스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오랫동안 불만으로 제기됐던 낮은 화력은 신(新) 알고리즘으로 개선됐고 다양한 조리모드가 탑재돼 똑똑해졌다.

게다가 200만원이 훌쩍 넘어가던 외산 제품과 달리 국내 제품들은 100만원 초반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어 진입 장벽도 낮아졌다. 쿠첸, 쿠쿠전자, 동양매직 등은 아예 초기 비용이 없는 렌탈 제품도 내놓고 있어 시장 규모가 서서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B2B(기업거래)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 전기레인지 인기가 대단하다”며 “국내 소비자의 요구사항을 모두 만족시키고 가스레인지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은 하이브리드 전기레인지 뿐이다. 아직까지 유의미한 판매량이 나오고 있지 않지만 조만간 가파른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내 전기레인지 시장 규모는 연간 45만대 수준이다. 지난 2006년 12만대에 불과했던 전기레인지 시장이 10년만에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전기레인지 시장 규모가 내년에는 5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민형 기자>kik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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