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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요금 인상 논란…‘카카오택시 블랙’에 호재?

이수환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서울개인택시조합이 택시 주행요금을 현행 142미터·100원 체계를 198미터·200원으로 변경할 것으로 요구하면서 오는 20일부터 시범 서비스에 들어가는 ‘카카오택시 블랙’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카카오택시 블랙은 서울시와 운영업체인 하이엔, 카카오가 협력해 구성한 고급 콜택시 서비스다. 기본요금은 모범택시(5000원)보다 비싼 8000원 정도로 예상된다. 구간 요금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이며 차량은 벤츠와 BMW 세단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폭스바겐 디젤 차량의 배출가스 조작 파문을 고려해 전량 가솔린 차량으로 구성될 것으로 전해졌다.

고급택시는 배기량 2800cc 이상의 차량에 별도의 요금 미터기나 결제 기기 등이 설치되지 않는다. 차량 외부에도 택시임을 나타내는 표식이 없다. 밖에서 보면 일반 승용차와 구별하기 어렵다. 따라서 모두 예약 전용제로 운영되며 결제는 ‘카카오페이’나 ‘뱅크월렛카카오’ 등을 이용해야 한다.

카카오 입장에서 카카오택시 블랙은 O2O(Online to Offline 온·오프라인 통합) 서비스 수익화의 첫 걸음이다. 일반택시에 적용한 카카오택시가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호출 횟수 2000만건(9월 15일 기준), 기사 회원수 15만명을 기록해 성공적인 시장 진입을 완료했다지만 수수료가 전혀 없기 때문에 사업적으로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카카오택시 블랙의 요금 체계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 관측대로 기본요금 8000원에 별도의 ‘콜’ 비용, 그리고 모범택시와 엇비슷한 거리·시간요금(164미터·200원, 39초·200원)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같은 거리를 이동한다면 모범택시와 비교해 30~50% 가량 더 비싼 셈이다.

가격으로는 가장 비싸지만 서울개인택시조합의 요구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상황이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여기에는 주행요금뿐 아니라 할증시간을 밤 10시에서 다음 날 새벽 2시까지 변경하고 할증요율도 20%에서 40%로 높이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심야피크시간대의 택시 승차난을 해소하겠다는 목적이지만 개인택시요금이 오르면 모범택시요금도 동반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카카오택시 블랙과의 가격차이가 줄어드는 효과가 예상된다.

더구나 카카오택시 블랙은 별도의 할증요금이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서 택시 승차가 어려운 시간대를 중심으로 사용자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여기에는 카카오택시가 평소에는 콜이 손쉽지만 심야피크시간대에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정리하면 카카오택시 블랙은 100% 배차가 이뤄지도록 구성되고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 서울개인택시조합의 요구안 수용이 어우러질 경우 서울시내 중심가에서 심야피크시간대를 중심으로 충분한 수요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고작 100여대의 자동차로 시범 서비스 수준의 고급택시가 얼마나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지에 회의적이다. 더구나 불법택시, 이른바 서울시내 중심가를 중심으로 ‘콜뛰기’가 성행하고 있다는 점, 가격도 카카오택시 블랙과 별 차이가 없을 수 있다는 점, 택시 회사 대상의 고급택시 사업 참여 미진 등이 겹쳐질 경우 카카오가 고전할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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