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업계, ‘애플 카플레이’ 대응전략 고민…안만드나 못만드나
[디지털데일리 이민형기자] 애플의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카플레이’를 국내 애프터마켓에서 만나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내비게이션 업체들이 카플레이에 대한 대응을 고려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내비게이션 업계는 국내외 시장을 관망한 뒤 제품 출시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13일 팅크웨어, 파인디지털 등 내비업계는 카플레이가 아직 국내에서 적용된 사례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섣불리 개발에 착수하기 힘들다는 이유를 내세워 대응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게다가 카플레이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서는 애플과 라이선스 계약도 맺어야 하는데 이것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사업성이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라이선스 계약은 내비업체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먼저, 내비업계는 카플레이의 사용자경험(UX)이 기존 내비게이션을 대체할 수 있을지를 지켜볼 예정이다. 국산 내비게이션 강점인 3D 실사지도와 멀티미디어 기능 대신 카플레이를 선택할 소비자가 얼마나 될지가 관건이다.
라이선스 비용을 제외하면 개발비는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 내비게이션 시스템에 디스플레이 오디오와 테더링 모듈을 넣고, 카플레이 소프트웨어를 올리면 되기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비업계가 카플레이 개발을 주저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사업성 측면만 고려하고 있지 않기때문이다.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시야를 넓혀보면, 애플은 차량 인포테인먼트 업체의 경쟁자다. 내비업계와 애플 모두 차량 인포테인먼트를 통해 ‘커넥티드카(Connected Car)’ 구현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내비업체 입장에서는 애플 카플레이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기능을 넣는 것이 우선이다. 가령 증강현실이나 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생존을 위해서는 자신만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켜나가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플레이 시스템을 내놓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시장에서 얼마나 먹힐지에 대한 검토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당분간 (카플레이가 탑재된) 완성차 시장 추이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애플 카플레이는 한국지엠의 2016년형 차량에만 적용된 상태다. 7인치 디스플레이를 갖춘 카플레이는 애플 아이폰과 연결을 통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전화, 음악, 라디오, 메시지, 팟캐스트, 애플 맵 기반 내비게이션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아이폰에서 쓰던 시리(Siri)도 카플레이에서 그대로 사용이 가능하다.
한편 해외에서는 알파인(ALPINE), 켄우드(KENWOOD), 파이오니어(PIONEED) 등이 카플레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민형 기자>kik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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