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국내 모바일게임 업계에선 일반폰(피처폰) 시절 컴투스와 게임빌 출현 이후 이렇다 할 스타 벤처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2012년 스마트폰 열풍을 등에 업고 대박 흥행을 일군 스타트업들이 속속 나왔다. 바로 선데이토즈(대표 이정웅)와 파티게임즈(대표 이대형) 그리고 넥스트플로어(대표 김민규)다.
이 중 선데이토즈와 파티게임즈는 각각 2013년과 2014년에 코스닥 시장에 차례로 입성, 언론과 업계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아쉽게도 두 회사는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성공작 이후 후속 타이틀들이 힘을 못 쓰고 있어서다.
넥스트플로어(www.nextfloor.com)는 앞선 두 회사에 비해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다. 비행슈팅 카카오게임 드래곤플라이트 성공 이후 신작 활동이 뜸했지만 무엇보다 김 대표가 외부에 얼굴을 비추지 않아서다.
앞서 넥스트플로어가 조만간 공식적인 자리를 마련, 외부에 목소리를 낸다는 얘기가 나돌자 업계 시선이 쏠렸다. 김민규 대표(33)가 어떤 사람일지 또 드래곤플라이트의 성공 신화가 재현될지 여부가 궁금한 탓이다.
김 대표는 사업가보다는 개발자 기질이 강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대외 활동보다는 사내에서의 일을 즐기는 편이다. 직원들과 같은 시간대에 출근하고 퇴근도 같이 한다. 하지만 조용히 회사에 다시 들어와 늦게까지 업무에 열중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측근의 얘기다.
또한 주변의 얘기론 김 대표는 소탈하고 물욕(物慾)이 없다고 한다. 드래곤플라이트의 성공으로 상당한 돈을 벌었다고 세간에 알려졌지만 지난 몇 년간 자가용 없이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을 했다고 전해진다. 얼마 전 국산 중형차를 마련했다는 얘기가 들린다. 김 대표의 성격을 미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 대표는 지난 14일 첫 공식 간담회를 통해 자신의 개발철학을 밝혔다. 영화로 치면 감독 격인 ‘디렉터’를 앞세워 게임마다 뚜렷한 색을 입히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시장이 어렵더라도 확실한 색이 있다면 팬층을 확보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 대표가 간담회 당시 공개한 신작은 ▲카카오프렌즈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프로젝트K’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크리스탈 하츠’ ▲아트 디렉터로 유명한 김형태 대표와 공동 작업 중인 ‘데스티니 차일드’ 등 3종이다. 조만간 모습을 드러낼 신작들이다.
이 중 프로젝트K는 IP 활용 사실만 공개됐을 뿐 게임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다. ‘크리스탈 하츠’는 실시간전략(RTS) 느낌의 역할수행게임(RPG)으로 소개됐다. 기존 게임과 차별화 요소로는 전술적 재미와 시나리오의 강조다. 시프트업과 협업 중인 ‘데스티니 차일드’는 동영상을 통해 그림체 정도만 대외에 공개됐다.
간담회에서 아쉬웠던 부분은 넥스트플로어가 강조한 ‘디렉터의 생각’과 ‘그 게임만의 색’을 자세히 볼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퍼블리셔 이미지에 아직 의문이 있다는 질문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만들어진 대작 게임들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내부에서 ‘우리 게임의 엣지(차별점)는 뭘까’ 항상 질문이 많이 한다”고 고민이 이어지고 있음을 알렸다.
이러한 아쉬움을 뒤로 하면 업계와 이용자들은 모바일게임 초기 시장 확대를 이끌었던 넥스트플로어의 움직임을 반기는 분위기다. 김 대표는 드래곤플라이트2 출시에 대해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공개(IPO) 준비에 대해선 “지금 준비 중인 게임이너무 많아 출시 이후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