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 비중 늘리는 TV 업계…올해 20% 비중 근접
* 8월 25일 발행된 <인사이트세미콘> 오프라인 매거진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국의 통화 약세로 ‘팔면 팔수록 손해보는’ 상황이 펼쳐지자 주요 TV 업체들은 올해 목표 출하량을 크게 축소했다. 그러나 이익률을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UHD TV의 출하 목표는 당초 목표치를 크게 건드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는 UHD TV 시장이 본격 개화기로 접어들면서 보급형 라인업을 제대로 갖추는 업체가 점유율 확대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 한주엽 기자 powerusr@insightsemicon.com
신흥국 통화 약세에 따른 경영상 어려움으로 주요 TV 업체들이 올해 출하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지만, 4K 해상도(3840×2160)를 지원하는 울트라HD(UHD) TV의 출하 목표는 대부분 크게 손을 대지 않았다. ‘이익보전’을 위해서다. UHD TV는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자리를 잡고 있어 풀HD 제품 대비 값을 높게 쳐서 받을 수 있다.
주요 업체들이 올해 목표로 설정한 UHD TV의 절대 출하 수량은 작년과 비교하면 굉장히 늘어난 수치인 것으로 전해진다. 각 업체별로 전년 대비 적게는 2배, 많게는 4배 이상 UHD TV 출하량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중국 TV 업체는 올해 UHD TV 출하량 비중을 한국이나 일본 업체들 대비 높게 설정했다.
하반기 UHD TV 시장의 관전 포인트는 보급형 제품의 확산 정도다. 적록청(RGB) 외 백(W)색 부분화소를 추가한 변형화소 구조의 패널을 채용한 제품과 화면 주사율이 60Hz인 패널을 탑재한 제품이 보급형 UHD TV로 꼽힌다. 이들 보급형 UHD TV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장점으로 내세우며 풀HD 수요를 끌어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TV 업계는 지난 5년간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 3D,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스마트 기능 등을 마케팅 소구 포인트로 내세워왔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시 해상도 경쟁으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규 혹은 교체 수요를 불러일으킬 만 한 포인트는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 해상도와 화면 크기라는 것이 다시 한 번 증명된 셈이다.
UHD TV 비중 20% 근접
TV 업계는 상반기 신흥국 환율 평가 절하 등으로 실적이 악화되자 올 초 수립한 경영 목표를 7월 들어 하향 조정했다. IHS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톱15 TV 업체의 올해 LCD TV 예상 출하 총량은 4월 목표치(1억9990만대)에서 7.3% 하락한 1억8530만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UHD TV의 경우 하향 수준이 0.5%에 그친 3375만대였다. “UHD TV는 줄이지 않겠다”는 TV 업계의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4월 수립한 목표치를 7월에도 수정하지 않았다. 소니의 경우 오히려 절대 출하량 목표치를 소폭 늘린 것이 눈에 띈다. LG전자는 당초 계획에서 50만대 가량 출하 목표치를 축소했다. 상반기 적자로 실적을 마감한 것이 영향을 미친 듯 하다. UHD TV 목표 출하 비중은 중국 업체들이 굉장히 높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가 각각 17% 비중을 목표로 정한 데 반해 TCL,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콘카, 창홍은 올해 UHD TV 출하 비중을 20~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워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보급형 UHD TV, 태풍의 눈
올해 UHD TV의 비중이 20%에 근접한 수준까지 올라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는 보급형 제품군에 눈을 돌리고 있다. 현재 출시되고 있는 보급형 UHD TV는 RGBW 패널을 사용하거나, 60Hz로 구동되거나, LED 개수를 줄인 저가 직하형 백라이트를 사용하는 제품들이다. 이 가운데 특히 주목받는 제품은 RGBW UHD TV다. LG전자가 현재 관련 제품을 내놓고 있다. 해당 패널은 LG디스플레이가 개발했다. M+라는 고유 기술명을 갖고 있다.
화소 하나에 적(R)록(G)청(G) 3개의 부분화소(서브픽셀)가 배치되는 전통적 RGB 스트라이프 방식과는 달리 이 패널에 탑재되는 컬러필터에는 백색(W)의 부분화소가 추가된다. 일반 RGB 스트라이프 방식과 동일한 3개의 부분화소로 구성되며 구조는 RGB-WRG-BWR-GBW-RGB 순이다. W를 포함한 전체 부분화소의 개수는 2488만3200개(2880×4[RGBW]×2160)로 일반 UHD 패널(3840×3[RGB]×2160)과 동일하다.
RGBW의 장점은 원가절감이다. 통상 고해상도를 구현하면 개구율(실제 빛이 나올 수 있는 면적 비율) 확보가 어렵다. UHD 패널은 적정 밝기를 구현하기 위해 백라이트용 발광다이오드(LED)를 더 배치하거나 추가 부품을 사용해야 한다. 이는 원가상승을 야기한다. M+ 패널에는 투명한 백색 부분화소가 들어가므로 동일 전력에서 밝기가 60% 개선되고 동일 밝기에선 소비전력을 30% 절감할 수 있다. 이 덕에 백라이트용 LED를 적게 부착해도 된다. 결과적으로 RGBW M+ 패널은 일반 UHD 패널과 비교해 모듈 원가가 15~20달러 가량 저렴하다. 물론 W 화소가 추가되기 때문에 절대 색상 표현 능력은 RGB 스트라이프 방식 대비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저렴한 가격, 소비전력 감소 등의 장점이 더 많다. LG전자 외 중국의 주요 TV 업체들이 LG디스플레이의 RGBW M+ 패널을 구매하고 있다. 관련 제품이 쏟아질 것이란 얘기다.
삼성디스플레이도 LG디스플레이와 동일한 기술의 55, 65인치 ‘그린2’ RGBW 패널을 개발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 개발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RG-BW 화소 구조의 ‘그린’ 패널을 개발한 바 있으나 “절대 화소수가 부족하다”는 대만 패널 업체들의 공격을 받았고, LG디스플레이가 M+를 내놓자 해당 제품의 프로모션을 멈췄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그린2 패널을 개발할 경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가 이를 채용할 것인가도 관심사다. 삼성전자는 LG전자가 RGBW UHD TV를 출시하자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왔기 때문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비지오가 미국 시장에서 출혈 경쟁에 나서는 바람에 삼성전자가 보급형 UHD TV 제품군을 보강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에는 보급형 UHD TV 경쟁이 굉장히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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