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CJ헬로비전 인수…얻는 것과 변하는 것들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SK텔레콤이 2일 이사회를 열고 CJ오쇼핑이 보유한 CJ헬로비전 지분 30%를 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지분 인수와 함께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 합병을 추진한다. 내년 초 SK브로드밴드 및 CJ헬로비전 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이 날 예정이다. 합병이 완료되면 SK브로드밴드는 상장법인인 CJ헬로비전에 통합돼 우회상장 된다. 인수 및 합병 완료는 내년 4월 중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로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미디어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결합상품 경쟁력 강화로 이동통신 시장의 지위도 공고히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우선 이번 인수합병 지난 4월 장동현 대표가 선언한 통합 미디어 플랫폼 강화와 궤를 같이 한다. 이번 CJ헬로비전 인수 전 SK플래닛의 N스크린 서비스 호핀을 SK브로드밴드로 옮긴 바 있다. ISP SK브로드밴드에서 미디어 기업으로 변화를 재차 확인한 셈이다.
표면적으로는 미디어 플랫폼 강화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통신그룹으로서 가장 중요한 이동통신 사업 경쟁력 유지가 핵심이다.
LTE 시대 들어 점유율 50%가 무너진지 오래됐고 결합상품, 미디어 시장에서는 경쟁사보다 우위를 점하기 쉽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예측 가능한 알뜰폰의 성장에 만약 새로운 이통사마저 등장할 경우 이통시장에서 가장 덩치가 큰 SK텔레콤의 피해는 더욱 도드라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로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일단 유료방송 415만, 초고속인터넷 240만, 알뜰폰 85만 가입자를 한 번에 품에 안게 됐다. 이럴 경우 SK브로드밴드는 유료방송 가입자는 750만으로 단일 사업자로는 선두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역시 738만으로 829만의 KT를 바짝 쫓게 됐다.
유선 시장 점유율 확대는 약해지고 있는 이동통신 시장 지배력을 다시 끌어올리는 동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의 경쟁구도는 결합상품이 중심이다. 강력한 이동통신 해지율 방어 수단이 마련됐다. 여기에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로 그동안 취약했던 '라스트 1마일'에 대한 우려를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
또 하나 알뜰폰 가입자 85만 확보도 상당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알뜰폰 가입자는 SK텔링크로 넘어갈 예정이다. 알뜰폰 업계 1~2위가 하나가 되는 것이다. 자회사 가입자이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이동통신 시장점유율 확대로 볼 수 있다. 점유율이 50%를 훌쩍 뛰어넘어도 유선방송처럼 합산규제와 같은 제약은 없다. 특히, CJ헬로비전은 다른 중소 알뜰폰 사업자처럼 음성 중심인 선후불 서비스가 아닌 LTE에 집중해왔다. 100만에 육박하는 우량 가입자를 한 번에 확보할 수 있게 된 것도 큰 소득이다.
또한 단순히 점유율 확대가 문제가 아니라 그동안 유일하게 이동통신 3사를 견제할 수 있었던 헬로모바일 자체가 사라지는 것도 이동통신 시장 경쟁상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로 많은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반대로 정부 입장에서는 많은 고민거리가 생겨남을 의미한다. 불투명한 제4이통, 최대 알뜰폰 사업자의 증발 등으로 당장 새로운 경쟁정책 요구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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