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웅 칼럼

[취재수첩] 생존위한 무한경쟁시대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CJ헬로비전이 SK에 인수되면서 케이블TV를 비롯한 방송통신 업계가 시끄럽다. 내년 4월이면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합병이 최종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K의 CJ헬로비전 인수는 방송통신 업계에 놀라움을 넘어 충격으로 다가가고 있다.

비록 케이블이 사양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CJ헬로비전은 업계에서 사실상 유일한 통신사 대항마로 분류됐다. 그런 CJ헬로비전이 이동통신 1위에 사업자에 팔렸으니 케이블TV 업계의 충격은 배가 될 수 밖에 없다.

통신시장 경쟁자인 KT나 LG유플러스를 비롯해 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는 즉각 반대 입장을 피력하고 정부에 강력한 조건부여를 요구하고 나섰다. 공식적인 입장을 피력하기 애매한 케이블TV 사업자도 속내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경쟁사들이 우려하는 이유는 하나다. 커진 덩치만큼 원래 강했던 이동통신 지배력이 더욱 강화되고 그 지배력이 다시 유선, 미디어 등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합병인가는 미래부, 방통위, 공정위 등에서 결정할 일이다. SK브로드밴드의 유료방송, 초고속인터넷 시장점유율이 확대되겠지만 1위 사업자인 KT에게는 미치지 못한다. 미디어 측면에서 방송의 공정성, 다양성 측면에서 여러 인가조건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과거 통신업계의 사례를 볼 때 합병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그렇다면 경쟁사들도 반대를 위한 반대보다는 생존을 위한 진지한 고민에 한시라도 빨리 돌입해야 할 때다. SK와 KT라는 거대공룡의 싸움에 나머지 사업자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도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막대한 자금으로 덩치를 키워 힘 대결을 할 것인지, 혁신적인 사고와 전략으로 대응할지 양자택일 할 때다.

아마도 전자가 어렵다는 것은 SK와 KT를 제외한 업계 모두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과 같은 융복합 시대에서는 단순히 덩치가 크다고 무조건 이기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거대 기업들이 혁신기업에 밀려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기도 했다. 궁지에 몰릴수록 생존본능이 발휘되기 마련이다. 국내 방송통신 시장도 후발사업자발 혁신경쟁이 시작돼야 한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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