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결산/정책] 단통법 1년, 절반의 성공…700㎒도 주인찾아
2015년 ICT 시장을 관통하는 주제는 아마도 사물인터넷(IoT)이었다. 여전히 구체적인 성과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통신, 자동차, 생산, 유통 등 거의 전 산업분야에 걸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통신시장에서는 단말기유통법이 시행 1년을 맞으며 과거와는 다른 경쟁환경을 만들어냈다. 보조금 경쟁은 줄었지만 같이 줄어든 휴대폰 판매량만큼, 제조사들은 고전할 수 밖에 없었다. 갈등도 많았다. 700㎒ 주파수를 둘러싸고 통신업계와 방송사, 정부와 국회가 갈등을 빚었고 지상파 콘텐츠 대가를 둘러싼 분쟁은 올해도 여전했다. <디지털데일리>는 2015년 한 해 각 ICT 분야에서 어떤 굵직한 이슈가 있었는지 되짚어 보고, 2016년에는 어떤 이슈가 주요 뉴스가 될 수 있을지를 전망해 본다. <편집자 주>
올 한 해 방송통신 정책 중 가장 단연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분야는 아마도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일 것이다. 법 시행 1년이 지나며 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단말기유통법이 유통시장 안정화가 목적이었다면 다양한 경쟁정책이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통신요금 인하라는 정책목표는 아직 달성하지 못했다. 하반기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로 경쟁활성화 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해야 하는 정부의 마음은 더 급해지게 됐다.
해외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700㎒ 주파수의 지상파 UHD 할당정책도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밖에 통합방송법이 마련됐고, 창조경제 활성화라는 큰 정책기조는 뚝심있게 추진됐지만 성과에 대한 물음표는 여전했다.
◆단말기유통법 시행 1년, 과열경쟁 줄었지만=지난해 10월 시행된 단말기유통법은 법 시행 초기 극심한 시장혼란을 초래했다. 시작부터 지원금 분리공시가 불발로 돌아가 보조금 주체에 대한 혼선이 발생했고 지원금 상한선 역시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지원금을 받지 않을 경우 선택할 수 있는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 역시 철저히 외면받았다. 하지만 지원금 상한선과 요금할인 상한선 조정에 이동통신 사업자들도 법에 적응하기 시작하며 시장도 점차 안정을 찾아갔다. 간헐적인 과잉 보조금 경쟁이 나타나기는 했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중국기업의 약진 등의 이유도 있었겠지만 스마트폰 출고가격도 일부 내려가기 시작했고 중저가 단말기들의 선택도 증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부가 시장을 통제한다는 비판과 여전히 지원금 수준 등에 대한 논란은 여전했다.
◆주인 찾은 700㎒ 주파수…갈등은 최고조=수년간 끌어왔던 700MHz 주파수 배분정책이 올해 완료됐다. 전세계 주요 국가들이 이동통신용도로 활용하거나 할당할 계획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특이하게도 지상파 UHD 용도로 일부를 할당했다. 통신업계와 지상파, 방통위와 미래부간 이견이 존재했던 700㎒ 주파수 배분방안은 결국 정치권이 개입하며 매듭지어졌다. 표면적으로는 지상파 UHD의 활성화와 이동통신 트래픽 해소라는 효율적인 주파수정책으로 포장됐지만 전세계에서 유례없는 파편화된 주파수 정책을 펼친 최초 국가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 가동…창조경제 성과는 어디에?=올해 7월 인천센터가 출범하며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모두 가동에 들어갔다. 혁신센터는 지역과 대기업을 연결해 특화산업, 창업 및 벤처, 중소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정부는 여러 성과를 내세우고 있지만 몇몇 센터의 경우 준비부족에 진정성도 의심받는 경우들이 나타나고 있다. 박근혜 정부들어 올해까지 무려 21조원 이상의 예산이 창조경제 활성화에 투입됐다. 하지만 혁신센터를 통해 나온 기업이나 제품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처럼 정권이 끝나면 문제만 남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물론, 진정성을 갖고 본연의 목적에 충실히 임하는 대기업과 지자체들도 있지만 창조경제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박한 것이 현실이다.
◆통합방송법 마련…동일서비스 동일규제 틀 마련=가칭 통합방송법으로 불리는 방송법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IPTV특별법과 방송법으로 나뉘어져 있던 유료방송 법안이 단일화돼, 동일서비스 동일규제라는 방송시장의 해묵은 숙제를 해결하게 됐다. 케이블TV나 위성방송, IPTV는 동일한 거의 유사한 서비스 내용으로 유료방송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지만 적용되는 법규제는 제각각이었다. 소유, 겸영제한, 금지행위 등이 달라 규제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왔다. 또한 법의 이원화로 케이블과 IPTV 상호간 불공정행위가 금지행위로 규정되지 못하는 문제점이 발생했다. 여기에 동일사안에 대한 방통위와 공정거래위원회간 이중제재 가능성도 존재했지만 통합방송법이 마련돼 규제완화 및 공정경쟁 기본틀을 마련하게 됐다.
◆2016년 주파수 경매, 대형 인수합병 따른 경쟁정책에 관심=내년 ICT 시장에서 관심을 모으는 이슈는 주파수 경매 및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인가 여부를 꼽을 수 있다. 700㎒ 주파수 일부가 지상파 방송용으로 할당된 상황에서 저대역과 광대역 주파수를 둘러싼 이동통신 3사의 치열한 눈치싸움이 펼쳐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인가 여부, 또는 인가시 어떠한 조건이 붙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4이동통신을 비롯해 알뜰폰 등 경쟁활성화 정책이 어떻게 펼쳐질지도 관심이다. 알뜰폰 1위인 CJ헬로비전의 SK 편입으로 인해 정부의 경쟁정책 변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내년 4월 총선 일정을 감안할 때 사실상 폐기수순에 들어간 통신요금과 관련한 단말기유통법 개정안 등 19대 국회서 추진되던 법안이 20대 국회에서 이어질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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