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케이블TV, 배석규 신임 협회장 구원투수 될까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우여곡절 끝에 배석규 전 YTN 대표가 한국케이블TV협회 회장에 임명됐다. 배 회장 내정자는 오는 12일 협회 총회 추인 과정을 거쳐 공식 취임하게 된다.
늘 시끄러운 유료방송 시장이지만 배 회장 내정자 앞에는 해결해야 할 숙제가 한둘이 아니다.
당장 지상파 방송 주문형비디오(VOD) 공급재개부터 시작해 실시간 방송 재송신 협상, 방송통신결합상품 경쟁 이슈 등 업계 현안은 물론, 사분오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케이블TV 업계의 구심점 역할도 해야 한다.
그동안 케이블TV 업계는 대외적 이슈에 대해서는 공동의 목소리를 내왔다. 하지만 산업이 성장정체기를 지나 쇠퇴기에 접어든 데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추진으로 사업자마다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다. 투자를 늘려 경쟁하기 보다는 좋은 가격에 인수해줄 물주만 찾는 사업자들도 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콘텐츠제공사업자(PP)들이 케이블TV협회를 떠나 독자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SO(종합유선방송사)를 중심으로 PP가 힘을 모았던 전통적인 구조가 깨질 수도 있는 것이다. 여기에 과거에는 SO가 정하면 PP는 따라가는 모양새였지만 이번 회장 선출은 PP와 SO의 공동논의를 통해 이뤄졌다. PP 목소리가 커진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과거와는 다른 구도가 형성된 셈이다.
지상파 주문형비디오(VOD) 공급중단과 같은 이슈에는 한 목소리를 낼 수 있겠지만 앞으로는 사업자마다 이해관계가 엇갈릴 소지가 많다는 점에서 전임 회장들에 비해 어려움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배 내정자가 회장에 선임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배 내정자가 만장일치로 회장에 선임됐지만 한 차례 회장공모가 연장된 바 있다. 당시 일부 MSO들은 배 내정자를 포함해 적합한 인물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겉으로는 만장일치로 힘을 실어줬지만 한 번의 불신임을 겪었다고도 볼 수 있다. 이 같은 업계의 시선도 배 내정자가 향후 업무를 통해 극복해야 할 숙제다.
물론 업계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부분도 적지 않다. 특히, 윤두현 전 회장과는 달리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롭다. 오랜만에 외압논란 없이 업계 자의에 의해 선출됐다. 또한 PP에서 오래 근무했지만 전반적으로 케이블TV 현안에 대해 이해도도 높고 전문성 역시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배 회장 내정자에 대해 “PP 이슈 뿐만 아니라 SO 관련 정책현안에 대해서도 협회 이사진에게 잘 설명해 회장으로 낙점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SO, PP 화합과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을 찾아가겠다는 의지도 표명한 만큼, 협회장으로 역할을 잘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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