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일곱번째’ 제4이통 도전…사연많은 실패의 역사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제4이동통신 도전이 또 다시 수포로 돌아갔다. 역대 최다인 3개 컨소시엄이 출사표를 던졌지만 이번에도 역시 재정, 기술적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 곳은 없었다.
제4이동통신은 2010년 6월 한국모바일인터넷(KMI)가 처음 출사표를 던지며 시작됐다. 이번에 일곱번째 심사였다. 심사 초기 와이브로 활성화라는 정책적 목표도 있었지만 심사가 반복되면서 와이브로는 사실상 제4이통에서 퇴출되고 LTE-TDD가 등장했다. 수많은 도전자들이 등장했다 사라졌고 초기자본금도 4000억원대서 1조원 수준으로 늘어났다.
2010년 이후 제4이통 역사의 정리와 함께 앞으로를 전망해본다.
첫 번째 제4이통 도전은 2010년 6월 전 정통부 정보통신정책국 국장 출신인 공종렬 대표의 KMI가 와이브로 서비스 허가신청서를 접수하면서 시작됐다.
KMI의 첫 번째 도전은 그러나 특혜, 삼영홀딩스 등의 먹튀 논란만 남기고 실패로 귀결됐다. 중소기업 연합체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 때 지적됐던 사업전체를 책임질 수 있는 1대 주주의 부재는 매번 사업자들의 발목을 잡았다.
KMI는 불과 5개월 뒤인 같은 해 11월 재도전에 나섰다. KMI의 초기 자본금은 1차 4600억원에서 540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번에는 재향군인회 등이 참여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주요 주주인 중소기업의 재정적 능력은 심사위원 눈높이를 충족시키기에는 한참 모자랐기 때문이다. 이밖에 주파수 이용의 효율성 및 기술적 능력도 떨어지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듬해 KMI의 3번째 도전이 또 다시 성사됐다. KMI는 이번엔 양승택 전 정통부 장관을 회장으로 영입했다. 하지만 양 장관은 얼마 지나지 않아 독립,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를 설립, 독자행보에 나섰다.
3번째 심사에서는 KMI와 IST간 대결로 치뤄졌다. IST는 중기중앙회, 현대그룹 등을 주요 주주로 참석시키면서 허가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심사 당일, 현대의 투자 철회라는 예상치못한 촌극이 벌어졌고 중기중앙회와도 끊임없이 잡음이 일었다. KMI도 실체 없는 외국자본 등으로 심사위원 기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제4이통 3번째 도전도 잡음만 일으킨 채 그렇게 마무리됐다.
2012년 KMI와 IST는 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KMI는 박성득 전 정통부 차관을 영입했다. 두 컨소시엄 모두 와이브로 기술로 도전했다. 당시 국민의 통신 추진사업단(Global Wibro Community Consortium, GWCC)도 도전장을 던졌지만 서류접수가 불발로 돌아가 심사조차 받지 못했다.
KMI는 러시아 자본을, IST는 중소기업 자본을 전면에 내세웠다. 역시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이때부터 매년 반복되는 제4이통 심사에 아까운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심사를 진행하려면 약 7000만원 안팎의 비용이 소요되는데다 심사위원 선정, 관련 국,과의 업무처리 등도 무시할 수 없었다. 하지만 KMI와 IST는 계속해서 총점 평균 70점에 한참 미달하는 성적표만 받아들었다.
2013년 KMI에게는 다섯 번째, IST의 세 번째 도전이 시작됐다. 하지만 이들의 도전은 역시 중도탈락으로 귀결됐다. IST는 주주들을 확보하지 못하며 중도 포기했고, KMI도 주파수 할당신청을 하지 못했다. 주파수 할당신청 보증금과 관련한 보증인 문제였다. 이번 허가절차에서 이슈로 떠오른 계기가 됐다.
KMI의 여섯 번째 도전은 2014년에 이뤄졌다. 이때에는 시분할 이동통신 기술인 LTE-TDD가 도입됐다. 와이브로로는 이통3사와 경쟁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KMI는 기술적 능력에서는 70점을 넘겼지만 재정적 능력에서는 53.2점으로 최악의 점수를 받으며 또다시 고배를 마셨다.
일곱 번째 제4이통 도전기에는 KMI는 또 한번 주파수 할당대가 때문에 발목이 잡혔다. 양승택 전 장관의 IST도 동분서주했지만 심사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이외에도 우리텔레콤, 자유총연맹, 코리아모바일그룹(KMG), 코리아텔넷 등도 뛰었지만 중도포기하거나 주주확보 실패 등으로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정부가 법을 바꿨다. 수시접수에서 정부의 주파수 할당공고 이후 사업신청이 가능해졌는데 정부가 공고한 만큼, 지원계획 등이 종합적으로 제시됐다. 역대 가장 우호적인 심사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여기에 세종모바일, K모바일, 퀀텀모바일 등 가장 많은 사업자가 경합했다. 하지만 결과는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상반기내 신규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과 관련한 계획을 세워 발표한다는 예정이다. 기존 이동통신 3사의 경쟁상황 및 가계통신비 부담완화 등을 고려할 때 새로운 전국망 사업자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행정력 낭비를 막고, 이제는 알뜰폰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8번째 도전이 성사되려면 여전히 신규 이동통신 사업자에 대한 필요성, 한편으로는 알뜰폰 사업의 불확실성에 대한 여론과 분석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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