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 조합 대신 ‘SDx’ 통합인프라 뜬다

백지영
시스코가 최근 출시한 하이퍼플렉스시스템
시스코가 최근 출시한 하이퍼플렉스시스템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최근 몇 년 간 엔터프라이즈 하드웨어(HW) 시장의 대세는 ‘컨버지드(통합) 시스템’이었다.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에 가상화 솔루션을 얹어 전원만 연결하면 즉시 쓸 수 있는 통합시스템은 한동안 인기를 끌었지만, 확장성과 가격 등의 문제로 국내에선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현재 이 가상화 기반의 통합시스템 시장은 ‘소프트웨어 정의(Software-defined)’중심으로 무게 중심을 옮겨가고 있다. SW 정의는 말 그대로 하드웨어(HW)가 아닌 SW를 통해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구축, 관리할 수 있는 개념이다.

데이터플레인과 컨트롤플레인을 분리해 비싸고 폐쇄적인 네트워크 장비 대신 SW를 통해 보다 비용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SW정의네트워크(SDN)에서 시작된 이 개념은 최근 통합시스템 시장까지 확산되고 있다.

기존의 통합시스템이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 각각의 장비를 조합해 최적화시킨 것이라면, SDx 기반의 통합 시스템은 범용 x86 서버와 SW를 중심으로 빠른 확장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하이퍼컨버지드(Hyperconverged) 인프라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초창기 이러한 컨셉의 제품을 선보인 곳은 구글 출신들이 설립한 스타트업 뉴타닉스과 심플리비티 등이다. 현재 델과 레노버 등이 자사의 x86 서버와 결합한 뉴타닉스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휴렛패커드엔터프라이즈(HPE)는 심플리비티와 협력하고 있다.

이후 VM웨어가 ‘이보레일(Evo:rail)’이라는 하이퍼컨버지드 인프라를 통해 ‘SW정의데이터센터(SDDC)’실현을 강조하고 나섰다.

또한 최근에는 시스코가 ‘2세대 하이퍼컨버지드 인프라 2.0’라는 개념을 앞세운 ‘하이퍼플렉스’제품 출시를 통해 관련 분야에서 독자 사업을 펼친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시스코는 그동안 EMC(V블록), 넷앱(플렉스포드) 등의 스토리지 업체와 함께 통합시스템 사업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이번 하이퍼플렉스 출시를 통해 민첩성이 요구되는 분야에 효율성과 확장성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이퍼플렉스는 시스코의 x86 서버인 UCS에 통합인프라솔루션 기업인 스프링패스의 SW를 얹어 완성했다. 시스코의 애플리케이션 중심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아키텍처인 ACI와 통합도 가능하다.

이는 그동안 긴밀히 협력해 온 EMC가 델과의 인수합병(M&A)을 앞두고 있고, 최근 자회사인 VM웨어의 하이퍼컨버지드인프라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충분히 예상 가능한 행보다.

최우형 시스코코리아 데이터센터 컨설팅 담당 수석은 “기업들이 인프라 구축시 가장 비용 부담이 큰 부분이 바로 스토리지”라며 “때문에 저렴한 비용으로도 확장이 가능한 SW정의스토리지와 같은 컨셉에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하이퍼컨버지드 인프라 시장은 최근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분야다. 지난해의 경우 2014년 대비 시장 규모가 120% 이상 증가했으며, 2017년이면 관련 시장 규모는 20억달러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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