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유선’ 뒤따르는 ‘무선’…2016년 1분기, 깊어지는 통신사의 고심

윤상호
- LTE발 성장동력 상실…반등 해법 SKT·KT·LGU+, ‘제각각’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경기 침체로 각계가 구조조정 몸살을 앓고 있다. 통신업도 위기가 오고 있다. 유선에 이어 무선도 성장동력으로써 힘을 잃었다. 롱텀에볼루션(LTE)발 매출 성장은 끝났다. ‘가입자 증가=매출 증가’ 공식은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다. 실적 방어를 위해선 허리띠를 조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허리띠를 마냥 조를 수만은 없는 법. 새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

◆‘LTE 가입자 증가=매출 증가’ 공식 깨져=29일 KT를 마지막으로 통신 3사 2016년 1분기 실적발표가 마무리됐다. SK텔레콤은 매출도 이익도 정체, KT와 LG유플러스는 매출은 부진했지만 이익은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매출 정체는 통신 3사가 공통의 문제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무선 가입자당매출액(ARPU) 하락세가 고착됐다. 단말기유통법 시행으로 도입한 선택약정할인 악영향이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이익에선 다른 양상을 보인 것은 사업구조가 달라서다.

1분기 통신 3사의 무선 ARPU(접속료 및 가입비 제외)는 ▲SK텔레콤 3만6414원 ▲KT 3만6128원 ▲LG유플러스 3만5857원이다. 전기대비 ▲SK텔레콤 266원 ▲KT 363원 ▲LG유플러스 347원 하락했다.

3사의 ARPU 감소는 추세적이라는 것이 문제다. SK텔레콤은 작년 3분기 LG유플러스는 작년 2분기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을 지속하고 있다. KT는 올 들어 꺾였다. 이 기간 LTE 가입자와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1분기 기준 전체 가입자 중 LTE 비중은 ▲SK텔레콤 67.5% ▲KT 72.7% ▲LG유플러스 84.2%다.

◆비용 통제, 미봉책…투자 축소, 미래 경쟁력 손실=그동안 LTE 가입자 상승은 ARPU 상승 요인으로 여겼다. 이것이 깨진 것은 선택약정할인 영향이다. 컨퍼런스콜에서 LG유플러스 PS(Personal Solution)마케팅담당 박상훈 상무는 “선택약정할인 영향 등으로 ARPU는 전년대비 턴어라운드 하기 쉽지 않다. 이는 산업 전반의 흐름”이라고 SK텔레콤 황근주 전략기획부문장은 “통신 만으로 따지면 3~4년 뒤 5세대(5G) 이동통신시대가 돼야 ARPU 추가 신장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무선 ARPU 반등은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이익 방어를 위한 3사의 선택은 비용 통제다. 마케팅과 투자를 줄였다. 1분기 마케팅비는 ▲SK텔레콤 7170억원 ▲KT 6555억원 ▲LG유플러스 4777억원 총 1조8502억원이다. 작년 4분기 ▲SK텔레콤 7210억원 ▲KT 7410억원 ▲LG유플러스 5290억원 총 1조9910억원에 비해 1408억원 감소했다. 1분기 투자는 ▲SK텔레콤 780억원 ▲KT 2159억원 ▲LG유플러스 1999억원 총 4938억원을 집행했다. 전기 ▲SK텔레콤 8240억원 ▲KT 1조525억원 ▲LG유플러스 5266억원 총 2조4031억원에 비해 2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는 미봉책이다. 마케팅비는 단말기유통법 이후 하향 안정화 됐다. 변동폭이 크지 않다는 뜻. 줄여도 늘려도 큰돈이 들지도 아낄 수도 없다. 투자는 미래다. 당장은 실적을 좋아보이게 할 수 있지만 그만큼 미래가 불투명해진다.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현상유지를 위해서라도 투자는 이어져야한다.

◆SKT-CJHV M&A 갈등, 통신 3사 현재 처지와 연관=각사의 처지에 따라 해법은 다르다. KT는 일단 기가인터넷에 기대를 걸고 있다. 1분기 KT는 기가인터넷 매출 증가에 힘입어 9분기 만에 유선 매출 반등에 성공했다. 1분기 기가인터넷 누적 가입자는 133만명. 연말까지 200만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데이터 사용량 증대 노력과 사물인터넷(IoT)에 집중하고 있다. 요금 상향과 회선 확충 노력을 병행하는 셈이다.

SK텔레콤은 플랫폼 회사로 변화를 추진 중이다. SK텔레콤은 KT LG유플러스와 달리 무선 사업만 한다. 유선과 인터넷TV(IPTV)는 SK브로드밴드 단말기 유통은 SK네트웍스가 담당한다. KT LG유플러스에 비해 마케팅비를 아끼기도 다른 실적으로 메우기도 쉽지 않은 구조다. 유선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KT의 뒤를 이을 수도 있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을 시도하고 KT와 LG유플러스가 강력하게 반대하는 이유도 3사의 현 상황과 연관이 있다. 3사 다 미디어를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여기고 있다. KT는 경쟁자의 경쟁력 강화가 달갑지 않다. LG유플러스는 ‘1강2약’ 구도가 ‘2강1약’ 체제로 재편되는 것이 부담스럽다. SK텔레콤은 단기간에 KT를 따라잡고 LG유플러스와 격차를 벌리기엔 M&A가 최선이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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