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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1주년기획/방송통신①] SK텔레콤-CJ헬로비전 M&A 파급효과는?

채수웅

방송통신 시장이 격변하고 있다. 경쟁사의 가입자 빼내기 경쟁은 점점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가고 있다. 통신사들의 유료방송 시장 진입으로 경쟁은 결합상품이 대세가 됐고 대형 인수합병(M&A) 시도를 통한 신성장동력 발굴도 한창이다. 미디어 시장은 기존의 서열이 파괴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상파 방송의 광고 매출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종합편성PP와 CJ를 비롯한 대형 PP들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창간 11주년 특집 기사로 급변하고 있는 방송통신 시장에서의 최신 이슈를 점검하고 앞으로 시장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를 조망해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올해 방송통신 시장의 최대 이슈를 꼽자면 단연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추진일 것이다. 지난해 4분기 시작된 이 이슈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SK텔레콤은 4월 인수합병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여러 이유로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인수합병에 대한 파급효과에 대한 예측은 극과 극이다. 경쟁사들은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시장 지배력이 미디어 및 결합상품 분야로 확대될 수 있다며 M&A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반면, SK텔레콤은 방송시장의 규모의 경제 시현을 통해 국내 방송업계가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지배력 전이에 대해서도 KT가 유료방송, 초고속인터넷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만큼,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결합상품 시장에 대한 M&A 영향평가를 보류했고 사업자간 방송통신 시장 경쟁상황 평가 자료에 대한 해석도 엇갈리고 있다. 그만큼 국내에서는 시도되지 않았던 통신사와 유료방송사간 결합인 만큼 다양한 견해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방송통신 시장 2강 시대…3위권 사업자 전략은?=하지만 사업자들의 이해관계와 상관없이 M&A가 성사될 경우 명백히 예측되는 방송통신 시장의 변화도 추론할 수 있다.

먼저 SK 진영의 방송통신 시장에서의 지배력 확대에 따른 KT와 SK의 2강 구도 형성이다. 여전히 KT가 유료방송 및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SK와의 대접전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3위권 사업자들의 전략에도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LG유플러스와 케이블TV 2위인 티브로드는 애매한 상황에 놓여지게 된다. 특히, 태광그룹의 티브로드가 유료방송 및 결합상품 시장에서 미래 전략을 어떻게 계획하고 실행하느냐에 따라 전체 방송통신 시장의 경쟁지형이 요동을 칠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이 부실한 티브로드는 LG유플러스를 비롯한 통신사업자와의 협력을 할 수도 있고, CJ헬로비전처럼 플랫폼 사업은 접을 수도 있다. 물론, 다른 사업자를 인수합병해 덩치를 키울 가능성도 존재한다.

LG유플러스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방송통신 시장에서의 경쟁이 결합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LG유플러스의 유무선 경쟁력은 어중간하다. 범 케이블TV와의 전략적 제휴나 아예 몇몇 사업자를 인수합병 하는 방안도 고려될 수 있다. 두 사업자의 결단 여부에 따라 방송통신 플랫폼 시장은 2강 체제, 또는 3강 체제로 바뀔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플랫폼 포기한 CJ, 방송 콘텐츠 지형 흔든다=이번 인수합병은 방송 콘텐츠 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인수합병에 기존 콘텐츠 강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지상파 방송사들의 인수합병 반대의 원인 중 하나로 CJ E&M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미 CJ E&M의 콘텐츠 영향력은 지상파 방송사 못지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방송콘텐츠 제작 측면에서 형식적으로 자유롭고 중간광고 등에서도 지상파 방송사보다 유리하다. 실제 수년간 광고매출이 정체현상을 빚는 지상파 방송에 비해 CJ E&M은 훨씬 견조한 성장추이를 보이고 있다.

CJ헬로비전 매각금액은 CJ의 콘텐츠 사업 확대의 마중물로 사용될 전망이다. 여기에 유료방송 2강 중 한 곳인 SK와의 전략적 협력은 기존 콘텐츠 시장 강자인 지상파 방송에게는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또한 인수합병이 성사돼 SK텔레콤이 약속한 3200억원 규모의 콘텐츠 펀드가 조성되고 시장에 풀릴 경우 보다 다양한 방송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전망이다.

반면, 지상파 방송사들의 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인건비, 제작단가는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방송광고매출은 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수년간 가입자당매출(CPS) 협상에서 보듯, 유료방송사들은 지상파의 먹잇감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유료방송의 춘추전국시대가 끝나면 지상파의 영향력은 더더욱 축소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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