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1주년/반도체·디스플레이①] 반도체 한계 어디까지 왔나?
그동안 창업자 고든 무어가 1965년 제시한 ‘무어의 법칙’은 반도체는 물론 세상을 바꾼 가장 혁신적인 이론으로 평가받았으나 2000년대를 넘어서면서 한계에 다다랐다는 주장이 계속해서 제기되어 왔다. 그때마다 인텔은 무어의 법칙의 유효성을 주장해왔지만 이번 발표를 계기로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한 셈이 됐다. 그만큼 반도체 미세공정 발전이 어렵다는 얘기다.
반도체 미세공정의 발전이 어려운 이유는 복합적이지만 핵심은 결국 들인 돈에 비해 원가절감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 결정적이다. 장치산업인 반도체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해야 한다. 당연히 지금까지는 미세공정 전환에 돈이 많이 들어도 그 이상을 뽑아낼 수 있었기 때문에 꾸준한 발전이 이뤄졌다. 하지만 기술적인 난관에 부딪치면서 이제까지의 얻어왔던 효율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이해하면 된다.
이는 마치 항공기 산업과 비슷한 맥락이다. 프로펠러에서 제트엔진 시대로 접어들면서 관련 업체는 더 빠른 속도의 비행기를 원하게 됐다. 소리보다 빠른 음속1을 넘어서서 음속2 영역을 비행할 수 있게 됐지만 상업용 항공기로써의 운명은 지속되지 못했다. 돈이 너무 많이 드는데다가 수송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물리적으로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더 빨리 더 많이 나르기 위한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됐다. 지금의 항공기는 더 빠른 속도보다는 얼마나 비용 효율적이면서 안락하게 승객을 수송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시간 최대한 벌면서 한계극복=반도체 한계돌파를 위해 업계가 선택한 방법은 예상 가능한 두 가지, 하나는 인수합병(M&A)이고 다른 하나는 전통적인 기술 발전이다. 두 가지 모두 시간을 최대한 벌겠다는 의도로 봐야 한다. ‘인텔→알테라, NXP→프리스케일, 아바고→브로드컴, 웨스턴디지털→샌디스크’처럼 굵직한 M&A가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현재 10나노급 로직 공정을 개발하는 종합반도체업체(IDM)는 인텔, 삼성전자, TSMC, SK하이닉스, 글로벌파운드리(GF),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정도에 불과하다. 메모리 분야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도시바가 주요 플레이어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01년만 하더라도 130나노 공정을 개발하던 IDM은 30곳이 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한의 숫자만 유지되고 있다.
올해도 업계에서 M&A는 계속해서 이어질 공산이 높다. 물론 M&A 자체가 새로운 이슈는 아니다. 20년 정도의 주기를 가지고 움직이고 있는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지속적으로 투자가 이뤄져야 하지만 미세공정이 발전하고 이에 따라 설계와 디자인적인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부분이 차이점이다. 정리하면 어느 정도 정리가 이뤄진 이후 새로운 성장동력, 예컨대 사물인터넷(IoT)처럼 반도체를 사용하는 분야가 크게 늘어나면서 이전까지와는 다른 경쟁 양상이 펼쳐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시장규모 자체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니만큼 유관 산업에서 기회를 찾을 필요가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2~3년 정도가 10나노 이하 미세공정과 함께 반도체 산업에 있어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M&A가 마무리될 시점에서 업계간 합종연횡을 피할 수 없고 전방산업 수요가 회복되면 본격적인 연구개발(R&D) 성과를 내밀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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