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자동차·에너지’ 사업으로 미래 성장 드라이브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수익 구조를 개선하고 산업과 시장의 흐름에 맞게 우리의 사업 구조를 고도화해야 한다”
구본무 LG 회장은 최근 열린 ‘글로벌 CEO 전략회의’에서 급변하고 어려운 경영 환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우리의 사업 구조 및 방식을 면밀히 파악해 근본적으로 그리고 선제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경제 저성장, 유가 하락, 중국 제조사 부상 등으로 주력사업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환경 속에서 LG는 신성장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사업재편으로 미래를 철저히 준비해 온 것이다.
구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자동차 부품과 신에너지 분야처럼 성장의 가능성을 봤다면, 자원을 집중해 과감히 치고 나가 남보다 먼저 시장을 선점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하며,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사업 구조 고도화를 강조했다. 이에 맞춰 LG는 각 계열사의 세계 최고 수준 기술과 역량을 자동차 부품과 에너지 솔루션 분야에 집중해 적극 육성하며 연이은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지난해 말 LG전자가 GM의 차세대 전기차(EV) 개발 프로젝트의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둔 것을 비롯해 LG화학이 세계 1위 에너지저장시스템(ESS) 기업인 AES와 ‘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 현재 자동차 부품 분야에서 LG전자는 스마트카 부품, 인포테인먼트 부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LG화학은 글로벌 완성업체 20여 곳을 전기차 배터리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유럽, 미국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 업체에 정보 안내 디스플레이, 계기판 등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차량용 모터와 센서, 차량용 카메라모듈, LED 등 보유하고 있는 제품군이 20여종에 이른다. 에너지 솔루션 분야에서도 LG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효율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고 있으며 LG화학은 세계 1위의 ESS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100년 대계, 자동차 부품=LG는 일찌감치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자동차 부품을 지목하고 2000년대 후반부터 계열사마다 전문 분야를 육성하도록 했다. 더불어 기존 주력사업인 스마트폰과 스마트 TV, 디스플레이 등 IT 역량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친환경 자동차부품에 융합해 기존 업계 경쟁사와 차별화된 가치도 만들어 가고 있다.
먼저 LG전자는 2013년 7월 LG CNS의 자회사 ‘V-ENS’를 합병해 VC(Vehicle Components)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자동차 부품 사업의 핵심 연구개발(R&D) 기지 역할을 담당할 LG전자 인천캠퍼스를 준공해 본격 가동하고 있다. 1회 충전으로 320km를 주행할 수 있는 GM의 쉐보레 볼트(Bolt) EV에 핵심부품 11종을 공급한다. 공급하는 핵심 부품과 시스템은 ▲구동모터(구동축에 동력을 제공하는 장치로 GM 설계) ▲인버터(직류를 교류로 변환하고 모터를 제어하는 장치) ▲차내충전기 ▲전동컴프레서(차량 공조시스템 냉매 압축장치) ▲배터리팩 ▲계기판(IPS 기반의 LCD 계기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이다.
LG전자는 2014년 메르세데스 벤츠와 ‘스테레오 카메라 시스템(Stereo Camera System)’ 개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자율주행차의 핵심 부품인 스테레오 카메라 시스템은 차량 전방의 위험을 관찰하고 교통 정보를 수집하는 자동차의 ‘눈’ 역할을 한다. 2014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 회의(Google I/O)’에서는 구글의 새로운 프로젝션 표준 기술을 적용한 차량용 AVN(Audio Video Navigation) 디스플레이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음성과 영상을 전송하여 송출하는 기술을 시연하기도 했다. 이같은 협업은 구글 자율주행차에 ‘배터리팩’을 공급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구글은 지난해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오토모티브뉴스 월드콩그레스(ANWC)’서 LG전자가 구글 무인차 프로젝트의 글로벌 파트너라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유럽, 미국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 업체에 정보 안내 디스플레이, 계기판 등 차량용 디스플레이 제품을 공급해오고 있다.실제로 5인치 이상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중이다. 특히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매년 10% 이상 성장,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및 사이니지와 함께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신성장 사업으로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또한 초고해상도 광시야각 기술과 한 단계 진일보한 터치 기술 등을 바탕으로 자동차에 최적화된 디스플레이를 양산하고 고객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플라스틱 OLED(P-OLED)의 무한 명암비와 디자인 차별화 경쟁력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제품과 경험을 선보일 계획이다.
LG이노텍은 차량 부품의 전자화를 대비해 2006년부터 글로벌 톱 수준의 소재·부품기술을 한발 앞서 융·복합해 차량 전장부품 라인업을 빠르게 다변화했다. 덕분에 차량 전장부품 시장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앞세워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차량 전장부품사업에서만 전년 대비 25% 증가한 649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차량 전장부품은 주행 안정성 및 편의성을 높이는 모터와 센서, 카메라모듈, 무선통신모듈, 무선충전모듈, 터치패널, 열전모듈, 발광다이오드(LED) 등과 EV 부품인 배터리 제어시스템(BMS, Battery Management System), 전력변환모듈 등 총 20여 종에 이른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네비건트리서치가 발간한 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배터리 제조기업들을 비교 분석한 결과 LG화학이 종합 1위를 차지했다. 현재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GM, 포드, 크라이슬러, 다임러, 아우디, 르노, 볼보, 상해기차, 장성기차, 체리자동차 등 20여 곳에 이르는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작년에는 중국 남경에 연간 고성능 EV 5만대 이상(320Km 이상 주행이 가능),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기준으로는 18만대 이상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춘 배터리 공장을 준공했다. 이번 공장 준공으로 LG화학은 ‘오창(韓)-홀랜드(美)-남경(中)’으로 이어지는 EV 배터리 글로벌 3각 생산체제를 본격 가동하며 세계 최대 생산능력(고성능 순수 전기차 18만대, PHEV 기준 65만대)을 발판 삼아 시장 선점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LG하우시스는 자동차소재부품 사업의 성과 창출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미국 조지아주에 자동차 시트 및 대쉬보드 등에 사용되는 자동차 원단 공장을 준공했다. 약 2년간 총 4000만 달러(약 452억원)를 투자해 준공한 북미 생산기지를 통해 연 600만 제곱미터(㎡)의 자동차 시트용 원단을 생산, 북미지역에 위치한 현대·기아차, GM, 크라이슬러 등의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에너지 토털 솔루션으로 전방위 공략=LG는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친환경 에너지 생산(태양전지 모듈), 저장(ESS), 효율적 사용(시스템에어컨, 창호·단열재, EV 충전 인프라 등) 및 관리(에너지관리시스템, EMS)에 이르는 ‘토털 에너지 솔루션’을 확보하고 관련 시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LG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고효율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고 있으며, LG화학은 세계 1위의 ESS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LG CNS는 EMS 등 스마트 마이크로그리드 솔루션을 적용한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사업역량을 바탕으로 LG는 작년 10월 제주도, 한국전력과 함께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로 100% 전환해 제주를 ‘탄소없는 섬’으로 만드는 ‘글로벌 에코 플랫폼 제주’ 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에코 플렛폼 제주’를 통해 제주도를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에너지 신산업 모델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먼저 LG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고효율 태양광 모듈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글로벌 태양광 시장의 주도권을 잡아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태양광 모듈을 만드는 구미공장 생산라인에 2018년 상반기까지 5272억원을 신규 투자해 생산라인을 6개 증설, 총 14개의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연간 생산능력은 현재 1GW급에서 2020년 3GW급으로 3배 확대될 예정이다. 3GW는 가정집 100만 가구가 사용하는 연간 전략량과 맞먹는다.
한편 LG전자는 1995년 태양광 연구를 시작으로 사업을 전개한 이래 2010년 첫 태양광 모듈을 출시, 현재 미국, 일본,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6인치대(15.67cm) N타입 60셀 기준 세계 최고 수준인 19.5%의 초고효율 태양광 모듈 ‘네온2’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네온2로 1MW 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할 경우 기존 일반 효율 모듈(60셀, 255W 기준) 대비 설치 면적을 약 25% 줄일 수 있으며 수십 년 이상 사용해야 하는 태양광 제품의 특성을 고려해 내구성을 향상시켜 수직으로 누르는 1톤 이상의 무게를 견딜 수 있다. ‘인터솔라EU’가 태양에너지 관련 가장 혁신적인 제품에 수여하는 ‘인터솔라 어워드(Intersolar Award) 태양광부문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LG화학은 세계 1위의 ESS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LG화학은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네비건트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ESS 배터리제조사 국제경쟁력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작년 12월 세계 1위 ESS 기업인 AES Energy Storage(이하 AES)와 ESS 분야 사상 최초로 ‘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AES가 오는 2020년까지 전 세계에 구축하는 전력망용 ESS 프로젝트에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으로, 1GWh급 물량을 우선적으로 확보했으며 향후 사업 규모에 따라 수 GWh 이상으로 배터리 공급 규모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확보한 물량인 1GWh는 약 10만 가구(4인 기준) 이상이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으로, 이를 전기차로 환산하면 신형 볼트 기준 약 5만대 이상, 스마트폰의 경우 약 9000만대 이상을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규모다. 미국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의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에 리튬 배터리를 적용하여 구축되거나 현재 추진 중인 전력망용 ESS 규모가 917MWh인데, LG화학은 단일 공급 계약만으로 이를 훌쩍 뛰어넘는 수주 물량을 확보하게 됐다. 이번 계약으로 LG화학은 수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확보하게 되었으며 수주 물량 기준으로 타 업체를을 압도하며 EV에 이어 ESS 분야에서도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강력한 기반을 구축하게 됐다.
LG CNS는 국내외에서 축적된 ICT 기술력을 바탕으로 스마트 마이크로그리드 솔루션 분야의 선도기업으로서 입지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 2007년 국내 태양광 사업을 시작으로 국내 SI사업자 중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 사업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태안 발전소(14MW), 한수원 영광 태양광 발전소(10MW), 불가리아(21.3MW), 일본 히로시마(33MW) 등 지금까지 국내외 총 170MW 태양광 발전소를 구축했다. LG CNS는 상주 저수지 수상 6MW 규모의 세계 최대 수상 태양광 발전의 성공적인 구축을 바탕으로, 국내외 수상 태양광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 외에도는 에너지 사업의 융복합화 되는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는 IT 핵심 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SI 사업에서 축적된 사업 관리 역량과 EMS(Energy Management System, 에너지 관리 시스템) 솔루션을 자체 보유하고 있다. 작년에는 경상북도, 한국전력공사와 공동으로 울릉도를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으로 본격 조성하기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 사업을 통해 2020년까지 울릉도를 ‘세계 최초 100%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으로 구축하게 된다.
<이수환 기자>shulee@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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