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여성 5명 중 한명은 출산 후 복귀 못해…SAP, “‘경단녀’에 기회 준다”

백지영
형원준 SAP코리아 대표
형원준 SAP코리아 대표
-SAP, ‘백투워크 프로그램’실시, 전세계 지사 가운데 최초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지난해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경력단절 여성 수는 205만명에 달한다. 30개 기혼 여성 중 경력단절여성 비율은 38%, 경력단절여성 중 10~20년 휴직한 여성은 25%나 된다. 또한 15세~54세 기혼여성 가운데 경력단절여성 비율은 22%로, 5명 중 한명은 직장을 다니다가 결혼과 출산, 육아 등으로 일을 쉬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뛰어난 역량과 풍부한 경험이 있지만 출산과 육아 등으로 일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여성을 위해 기업용 소프트웨어(SW) 기업 SAP가 팔을 걷어부쳤다.

2일 SAP코리아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전세계 지사 가운데 최초로 한국에서 ‘백투워크(Back-to-Work) 프로그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백투워크’ 프로그램은 육아 등의 사유로 휴직을 했다가, 다시 사회로 복귀하기 원하는 여성에게 경력 개발과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인재양성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전세계 SAP 지사 가운데 한국이 가장 먼저 시행된다.

신은영 SAP코리아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부사장은 이날 “한국은 세계 성격차 지수가 145개국 중 115위로 하위권에 속하는 등 여성들이 살기 힘든 국가 중 하나”라며 “한국 여성 인재들이 결혼과 임신, 육아 등을 위해 직장을 떠난 이후, 다시 복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를 돕기 위해 한국에서 우선적으로 백투워크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SAP코리아는 현재 경력 단절 여성의 채용을 위해 내부 부서의 인력 수요를 확인하는 과정에 있다. 이미 홍보팀의 경우, 동영상 촬영 등을 위한 인력을 모집 중에 있다. 인력 수요가 파악되면 백투워크 프로그램을 위한 별도의 웹사이트도 오픈할 예정이다.
기자간담회때 진행된 패널토의
기자간담회때 진행된 패널토의

신 부사장은 “인력 수요 파악이 완료되면, 업무에 적합한 경력 단절 여성들에게 6개월의 프로젝트 기회를 제공하고, 이후 개개인의 업무성과와 수요에 따라 정식 채용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육아 중인 여성의 편의를 최대한 고려해 재택 등 유연 근무제도도 적극 활용할 예정이며, 적절한 보수나 복지혜택, 멘토링도 제공한다.

이와 함께 SAP코리아는 내부 임직원을 대상으로 새롭게 시행하는 출산 및 육아 지원프로그램도 공개했다. 이는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들에게도 같은 혜택이 주어진다. 유연근무제도나 육아장려보조금, 출산휴가기간연장, 근로시간단축 등을 제공하며, 현재 사내 어린이집 설립도 검토 중이다.

한편 이날 진행된 패널 토의에서 형원준 SAP코리아 대표는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좋은 직장 환경을 만드는 것이 이번 프로그램의 목적”이라며 “정부제도로만 이러한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회사와 남성직원들의 인식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또한 IT솔루션을 활용해 기업과 경력 단절 여성들이 구인구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SW를 통해 기업은 여성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여성들은 육아와 함께 재능발휘도 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패널토의에 참석한 경력단절 3년차 여성 김수경씨는 “기존에 갖고 있는 경험 뿐만 아니라, 아이를 키우면서 갖게 된 강한 책임감과 인내심은 ‘경단녀’의 장점”이라며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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