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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강자 사라지는 방송시장…양적경쟁서 질적경쟁 전환

채수웅

[기획] 격동의 미디어 시장…방송시장 질서 재편되나

국내 미디어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IPTV 등장으로 플랫폼 시장이 다변화됐고 종편PP 및 CJ 콘텐츠의 경쟁력 확대로 지상파 방송 3사가 장악하고 있던 콘텐츠 시장도 경쟁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등 방송시장의 구조재편 신호탄도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급변하는 미디어 시장의 주요 이슈를 점검해 보는 기획을 마련해 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방송시장은 통신이나 다른 정보기술(ICT) 산업에 비해 변화가 더딘 곳이다. 하지만 아날로그 방송의 디지털 전환과 인터넷TV(IPTV)의 등장, 넷플릭스 같은 OTT(Over The Top) 서비스 등이 등장하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기술적 변화와 함께 최근 방송 사업자간 힘의 구도 재편도 나타나고 있다. 방송시장은 플랫폼 사업자, 콘텐츠 사업자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플랫폼 시장에서는 KT 등 IPTV가 기존 강자인 케이블TV를 끌어내렸고 콘텐츠 시장에서는 CJ E&M을 필두로 종합편성PP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상대적으로 지상파의 위상은 예전만 못하게 됐다.

특히,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추진은 방송시장을 더 큰 변화의 소용돌이로 밀어 넣고 있다. 아직 정부의 심사가 진행중이어서 결론이 어떻게 날지는 알 수 없지만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이 성사될 경우 방송시장은 또 한번 극적인 변화에 직면할 전망이다.

먼저 플랫폼 시장에서는 KT의 독주에 제동을 걸 수 있는 경쟁력 있는 2위 집단의 등장으로 사업자간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M&A가 성사되더라도 SK는 점유율에서 KT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유료방송 시장이 KT와 SK 2강체제로 재편될 경우 LG유플러스를 비롯해 티브로드 등 케이블TV 사업자들도 경쟁력 확보를 위해 M&A, 또는 전방위적 협력 등 경쟁력 확보에 나설 수 밖에 없다.

개별SO 등 활발한 M&A가 예상되는 만큼, 절대적인 유료방송 사업자 수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규모의 경제 달성과 경쟁촉진 등으로 인해 전체 유료방송 시장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 콘텐츠 시장 역시 무한경쟁시대에 돌입할 전망이다.

그동안 지상파 중심의 콘텐츠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CJ가 CJ헬로비전 매각자금을 통해 콘텐츠에 집중하게 될 경우 상당한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플랫폼 시장에서처럼 SK가 단번에 KT를 제치지 못하는 것처럼 CJ가 단숨에 지상파 방송사를 뛰어넘기는 힘들겠지만 지금보다 더 위협적인 세력으로 부상함에 따라 전체 콘텐츠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는데 기여할 전망이다.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 콘텐츠 사업자에게도 다양한 기회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SK가 약속한 3200억원의 콘텐츠 펀드는 다양한 콘텐츠 제작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3200억원은 연간 제작되는 드라마 절반가량을 만들 수 있는 수준이다.

전체적으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가 성사될 경우 기존의 강자에게는 위협이 될 수 밖에 없겠지만 전체적인 플랫폼과 콘텐츠 시장에서의 경쟁촉진, 이른바 ‘메기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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