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터뷰] IoT산업·보안 둘 다 잡으려면? “놀이터 대신 사업터로 나가라”

최민지
-홍현숙 KISA IoT혁신센터장 인터뷰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사물인터넷(IoT) 생태계 자체가 위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소기업들이 IoT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실증을 하는 놀이터를 졸업해 현장인 사업터로 가서 고객들과 직접 부딪혀야 합니다. 그래야만 기업들이 강해질 수 있고, 말로만 외치는 IoT보안을 현실적인 생활 관점에서 고민할 수 있죠.”

홍현숙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IoT혁신센터장<사진>은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중소기업들이 실제 사업을 통해 IoT를 적용, 레퍼런스를 갖추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증사업의 경우, 시장에서 고객 평가를 받기에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고객에게 판매하기 위한 IoT 서비스를 내놓는다면, 보안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IoT 서비스 개발에 나선 상당수의 중소기업·스타트업들은 시장에 상품을 적극 출시하기보다 실증사업에 머물러 있는 현실이다. 이에 홍현숙 센터장은 정부가 이들이 고객에게 평가받을 수 있는 판을 만들어주고, 중소기업들이 이 속에서 실패와 성공을 경험해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발굴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홍 센터장은 “중소기업은 레퍼런스가 필요한데, 파일럿이나 실증 형태로는 약하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사업터를 만들어주고, 이곳에서 스스로 생존 가능한 기업들의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장 올해는 어렵겠지만, 내년쯤 국내 중소 IoT 기업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사업터에서 선보일 수 있도록 민관협의체 및 지자체와 프로젝트를 발굴해 수요를 창출하자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러한 사업터는 IoT 보안 강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증만 하다 보면 보안에 대해 중요하다는 막연한 이야기밖에 할 수 없다. 하지만, 서비스 구매에 대한 선택은 고객에게 달려 있다.

시장에서 물건을 내놨을 때 보안요소를 갖추지 못한 IoT 제품은 궁극적으로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실제 사업을 진행할 때 기업들은 더 적극적으로 보안을 고려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홍 센터장은 “누구나 서비스를 개발할 때 보안을 생각하게 되는데,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한계를 느낄 수 있다”며 “상품 기획, 개발 단계부터 서비스 지원 및 사후대책까지 순환돼야만 길게 갈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와 관련 IoT혁신센터는 올해 하반기 일부 대기업들의 IoT얼라이언스 내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보안 테스트베드를 통해 각 기업들의 제품과 서비스의 보안을 점검할 예정이다. 또, 오는 5일부터 월 1회씩 기업 대상 IoT 보안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홍 센터장은 IoT 관련 중소기업들의 해외진출을 성공시키려면 각각의 제품으로 승부를 보려하지 말고, 풀패키지 형태의 플랫폼을 만들어 국가 단위의 적극적 영업을 수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스마트 조명이라는 단일 상품에 대한 수출 지원보다 ‘스마트 시티’라는 콘셉트를 팔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안에는 스마트 조명뿐 아니라 온도조절기, 스마트 가전제품 등 수많은 기업들의 제품들이 속해 있게 된다. 이를 플랫폼으로 패키지화하자는 것이다.

홍 센터장은 “중소기업 중에서는 제품 개발 후 이를 현지 언어로 홍보화하고, 프로젝트 산출물을 현지 고객 눈높이에 맞게 변형시킬 수 있는 마케팅 여력을 갖춘 곳이 많지 않다”며 “각 기업들의 결과물을 자산화해 세일즈하는 전담 조직이 필요하며, 국가 이름으로 정부 부처에서 발로 뛰는 영업을 한다면 해외진출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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