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지진, 반도체·디스플레이 가격에 변수
12일 경상북도 경주에서 발생한 진도 5.8의 강진으로 인해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공장의 일부 장비가 가동을 중단했다.
삼성전자의 기흥·화성, SK하이닉스의 이천·청주 반도체 공장의 노광 장비가 멈췄지만 생산 차질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경상북도 구미에 생산시설에서 액정표시장치(LCD) 이송라인에 문제가 발생했으나 지금은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
하지만 계속해서 여진이 발생하고 있고 기상청도 진도 5 이상의 강진이 언제든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어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봐야 한다. 아직까지 큰 이상은 없다고 하지만 올해 초 발생한 대만과 일본 지진 사례에서처럼 강진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경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계에 끼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는 D램, LCD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DR3 4GB(기가비트) D램의 고정거래가격은 8월말 기준으로 1.38달러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2.99% 상승한 수치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64Gb 멀티레벨셀(MLC) 가격은 7월말 2.32달러로 전월 대비 3.57% 올랐다.
LCD 가격도 분위기가 좋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LCD 평균 가격은 8월말 기준으로 81.7달러를 기록해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8월 전체 LCD 가격은 상반월 대비 2.3%, TV용은 2.8% 각각 높아졌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가격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는 공급은 그대로인데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LCD 패널의 경우 대만 지진 여파를 크게 받았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TSMC만 하더라도 지진으로 공장과 장비는 피해가 없다고 밝혔으나 생산 중이던 웨이퍼가 손상을 입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국내에서 다시 강진이 발생해 생산라인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가격 상승세에 기름을 붓는 형국이 된다.
일본 지진에서는 소니가 최대 피해자가 됐다. CMOS 이미지센서(CIS) 공장이 가동을 멈췄고 일부 시설에 타격이 가는 바람에 2분기 순이익이 74% 급감한 211억엔(약 2291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당시 소니 공장은 1개월 정도 생산이 중단됐었다.
한편 이번 지진과 관계없이 2017년 D램 시장은 –1.2% 공급이 부족할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의 이세철 연구원은 “상반기 공급 과잉, 하반기 공급 부족 전망 속에 계절적 성수기 및 공급량 둔화로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디스플레이 시장의 경우 당분간 공급부족 지속으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수환 기자>shulee@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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