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클라우드 동향]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오라클의 클라우드 전략
지금으로부터 무려 8년 전인 2008년,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는 투자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트렌드에 업계가 완전히 횡설수설하고 있으며, 그 내용은 미친 얘기인데 언제쯤 이런 얼빠진 짓을 그만둘 거냐”고 맹비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3년 후인 2011년 오라클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진출을 공식 선언했습니다. 특히 경쟁사인 세일즈포스닷컴을 비난하며 ‘멀티테넌트는 끔찍한 기술’이라고 주장합니다. 멀티테넌트는 마치 일상생활에서의 ‘쉐어룸’처럼 거실이나 화장실 등을 공유하는 형태를 뜻합니다. IT관점에서의 멀티테넌트는 하나의 소프트웨어를 여러 사용자가 이용하도록 한 기술을 말합니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와 기존 ASP(임대형 애플리케이션)을 구분 짓는 핵심 기술이 바로 멀티테넌트입니다. 즉 SaaS를 제공하기 위해선 멀티테넌트 기반의 아키텍처가가 필수적입니다.
‘멀티태넌트’를 끔찍한 기술이라고 비판했던 오라클은 2012년 자사의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신제품 12c를 내놓으면서 핵심 기능 중 하나가 ‘멀티테넌트’라고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오라클의 다양한 SaaS 역시 멀티테넌트 기반으로 운영됩니다. 예전의 발언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2012년에 오라클은 서비스형 인프라(IaaS) 시장에도 진출한다고도 밝혔습니다. 이전까지 엘리슨 회장은 “IaaS에 뛰어들 생각이 털끝만큼도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지만, 그해 열린 오픈월드에서 오라클만이 할 수 있는 IaaS를 제공하겠다고 또 다시 입장을 뒤집은 것입니다.
4년 후인 올해 오라클 오픈월드 2016에서 엘리슨 회장은 “AWS는 앞으로 심각한 경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IaaS 분야에서 본격적인 공세를 펼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2012년에 IaaS를 내놓긴 했지만,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동안 AWS는 확고한 IaaS 시장의 강자로 자리잡았으며, 이를 기반으로 DB 등 PaaS 분야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를 지켜보고만 있을 오라클이 아니었던 것이죠.
사실 이번 발표로 IaaS 시장에서 오라클이 AWS의 시장을 단번에 뺏어올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 10년 간 AWS이 쌓아온 IaaS 운영 노하우는 상당한 수준일 것이며, 오히려 오라클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 사용자들도 상당할 것입니다.
그러나 IT업계에서 오라클이 가진 영향력을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현재 오라클은 프로그래밍 언어인 ‘자바’를 갖고 있고, 무엇보다 전세계 시장에서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가진 ‘데이터베이스(DBMS)’를 보유한 업체입니다. 이밖에 다양한 미들웨어,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등 기업용 IT업계에서 가장 광범위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습니다. 오라클이 한번 마음먹고 이 시장을 독식하고자 한다면, 경쟁자들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입니다. 게다가 불가능이라는 단어를 모른다는 래리 엘리슨 창업자가 회사에 남아있는 한 더욱 그렇겠지요.
자칭 ‘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클라우드 기업’이라는 오라클의 오픈월드 소식이 이번주 클라우드 업계를 강타했네요. 아래는 지난주 국내에 전해진 국내외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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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S 독주는 끝났다”…오라클, 2세대 IaaS로 승부수=“18일(현지시간) 오후 5시,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개막한 ‘오라클 오픈월드 2016’ 의 첫날 기조연설에서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세대(Generation2) 서비스형 인프라(IaaS)의 출시를 선언하면서 ”아마존웹서비스(AWS)의 가장 빠른 컴퓨트 서비스에 비해 초당입출력속도(IOPS)는 11.5배나 빠르지만 가격은 20%나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예상대로 엘리슨 회장은 보다 업그레이드된 IaaS를 발표하며 AWS가 주도하고 있는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 시장에 대대적인 공세를 펼칠 것을 예고했다. 그동안 오라클은 주로 자사가 강점을 갖고 있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와 플랫폼(PaaS)에 대해 강조해왔다. 전사적자원관리(ERP)나 인재관리(HCM) 등과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것(SaaS)에서 점차 플랫폼과 인프라까지 확대하겠다는 전략이었다. IaaS 라인업이 있기는 하지만 이에 대한 언급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랬던 오라클이 올해 오픈월드에선 IaaS 시장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는 AWS를 대상으로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아마존 DB에 위기감 느꼈나…래리 앨리슨, “IBM 메인프레임보다 더 폐쇄적” 독설=독설은 여전했다. 지난 일요일(미국시각으로 18일) 저녁 ‘오라클 오픈월드 2016’ 기조연설에서 비교적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던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셋째 날(20일) 오후에 진행된 기조연설에선 작정한 듯 독설을 퍼부었다. 상대는 역시 아마존웹서비스(AWS)였다. 그는 AWS가 출시한 관계형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RDBMS)인 ‘아마존 오로라’를 비롯해 데이터웨어하우스(DW)인 ‘레드시프트’, NoSQL ‘다이나모DB’까지 자사 DB와의 성능 차이를 조목조목 비교하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특히 AWS의 DB는 오픈소스가 아니며, 오히려 IBM 메인프레임에 비해서도 폐쇄적이라고 주장했다. AWS이 지난해 ‘오로라’를 출시할 당시에는 이에 대한 별다른 언급이 없다가 현재 시점에 이같이 비판의 수위를 올린 것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오라클, 내년 5월까지 아태지역에 3개 데이터센터 추가…한국은?=오라클이 클라우드 사업 확대를 위해 2017 회계연도(2016년 6월~2017년 5월)까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3개의 데이터센터를 추가로 설립한다. 현재 오라클은 호주 2곳과 싱가포르, 중국에 4개의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다. 중국의 경우, 이를 위해 최근 텐센트와 손잡았다. 한국 역시 현재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논의가 지속 중이다. 이르면 연내에 결정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오라클 오픈월드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프랑소와 랑송 오라클 아태지역 총괄 지역 수석 부사장은 “최근 한국과 인도, 호주, 싱가폴, 중국, 스리랑카의 금융 서비스, 헬스케어, 교육 등의 산업에서 대형 클라우드 고객을 유치하는 등 큰 진전이 있었다”며 “중소기업 대상의 클라우드 사업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지난 6월에도 아태지역에서 1000명의 전문가를 채용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고 말했다.
◆오라클, DB도 ‘클라우드 퍼스트’=오라클이 지난 2013년 출시한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오라클 12c’의 릴리즈(버전) 2를 20일 출시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를 클라우드에서 먼저 제공한다는 점이다. 기존 소프트웨어 패키지 형태의 출시는 아직 미정이다. 즉, 오라클 12c의 최신 버전을 쓰기 위해선 클라우드 서비스로 사용해야 한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개최된 ‘오라클 오픈월드 2016’에서 오라클은 서비스형 플랫폼(PaaS) 신제품을 대거 출시했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오라클 DB 12c 릴리즈2에 기반한 ‘서비스형 데이터베이스(DBaaS, Database-as-a-Service)’다. 12c는 태생부터 ‘클라우드’ 환경에 최적화된 제품이다. 12c의 ‘c’는 클라우드를 의미한다. 이번에 업그레이드된 DB 최신 버전은 멀티테넌트를 위한 플러거블DB(PDB) 개수를 기존 256개에서 4096개까지 늘렸고, 인메모리 성능을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최신 DB가 적용된 ‘오라클 엑사데이타 익스프레스 클라우드 서비스’는 월 175달러부터 이용이 가능하다.
◆마크 허드 오라클 사장, “10년 내 기업 데이터센터 80% 사라진다”=마크 허드 오라클 사장이 2025년 전까지 기업이 운영하는 데이터센터의 80%가 없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클라우드 환경으로의 전환 때문이다. 즉, 10년 후면 대부분의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통해 직접 IT인프라를 운영, 관리하는 대신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비용 절감 및 효율성을 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개최된 ‘오라클 오픈월드 2016’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위해 무대에 오른 마크 허드 오라클 사장은 “상용 솔루션으로 대체할 수 없는 기업의 레거시 애플리케이션을 제외하고는 모두 클라우드 플랫폼에서 운영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기업이 소유한 데이터센터의 80%는 2025년 전에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변화에 따라 기업 IT예산의 80%가 혁신을 위한 연구개발(R&D)비로 쓰여질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는 IT예산의 80%는 유지보수비용으로 사용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변해야 산다” 삼성SDS 홍원표 사장, 글로벌 기업 손잡고 세계 시장 개척=1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개최되고 있는 ‘오라클 오픈월드 2016’의 전시부스에서 기자들과 만난 삼성SDS 홍원표 사장(솔루션사업부문장)은 “글로벌 업체들과 협력을 통해 고투마켓(Go-to-market, 시장개척)을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물론 기술적인 부분을 개선해 완벽한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도 있지만, 글로벌 기업들의 고투마켓 역량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라클과 삼성SDS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삼성SDS의 생체인증솔루션 ‘파이도’와 리테일 매장혁신솔루션 ‘넥스샵’을 각각 오라클의 통합계정관리 솔루션인 IAM, 마케팅 클라우드와 결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시장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홍 사장은 “최근 삼성SDS의 키워드는 ‘변화’로, 이를 위해선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경쟁력이 있고 의미 있는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분야에서 열심히 하자는 것과, 패키지 솔루션에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솔루션 사업 분야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형래 사장, “한국오라클도 가장 빨리 성장하는 클라우드 업체”=21일(미국 현지시간) ‘오라클 오픈월드’에서 행사장에서 만난 한국오라클 김형래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2017 회계연도 1분기(2016년 6월~8월)에 SaaS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100%, PaaS도 50% 이상 성장했다. 국내에서도 오라클만큼 빨리 성장하는 클라우드 업체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국오라클은 공격적인 태세로 클라우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인력 충원이다. 한국오라클은 지난해 클라우드 관련 인력을 100명 이상 뽑았으며, 올해도 이미 100명 이상을 채용했다. 지난 몇 년 간 얘기돼 온 국내 데이터센터 건립과 관련해서도 빠른 시일 내 결정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회계연도 동안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3개 데이터센터를 추가할 예정인 만큼, 한국도 유력한 후보지 중 한 곳으로 예상된다. 다만 자체적으로 구축할 것인지, 통신사와 같이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업체와 협력을 통해 임대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후자 쪽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델 EMC, 한국 엔터프라이즈 사업 총괄 사장에 김경진 대표 선임=델 테크놀로지스(www.delltchnologies.com)는 본사 수석부사장 겸 델 EMC 한국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총괄 사장으로 김경진 전 한국EMC 대표를 선임했다고 19일 밝혔다. 김 신임 사장은 델 테크놀로지스에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정의 데이터센터(SDDC), 컨버지드 인프라, 서비스형 플랫폼(PaaS), 모빌리티, 사이버 보안 등 다양한 솔루션을 기업고객 및 공공기관에 제공하는 엔터프라이즈 부문의 한국 사업을 총괄, 지휘하게 됐다. 그는 2003년 한국EMC 대표로 선임된 이래 지난 13년 간 회사를 이끌어왔다. 2008년에는 아태지역 임원 중 최초로 본사 부사장, 2010년에는 아태지역 사장 중 최초로 본사 수석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아토리서치, SDN·NFV 연합 생태계로 신규사업 기회 노린다=아토리서치(www.atto-research.com 대표 정재웅)가 파트너사와의 생태계 구축을 통한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와 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 관련 신규 비즈니스 기회 창출에 팔을 걷었다. 정재웅 아토리서치 대표는 “SDN·NFV는 기존 하드웨어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며, 이를 통해 고객은 더 경쟁적인 가격과 넓은 선택의 폭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5G 시대에서 네트워크, 서버, 스토리지, 보안은 스마트하게 통합돼야 하고 이를 위해 많은 파트너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특정 벤더가 특정 산업에서 힘을 모으는 형태가 아니라 기술·세일즈·솔루션 파트너들이 협업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단국대 SW·디자인 융합센터, IBM 클라우드 플랫폼 활용=한국IBM(www.ibm.com/kr 대표 제프리 로다)은 최근 개소한 단국대 소프트웨어·디자인 융합 센터가 IBM 클라우드를 활용할 것이라고 20일 밝혔다. 한국IBM의 블루믹스(Bluemix) 클라우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단국대학교는 새롭고 혁신적인 교육 서비스를 개설 및 도입할 예정이다. 이번 협력을 통해 사회문제나 실생활에 적용 가능한 창의적인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교육 과정이 단국대 소프트웨어·디자인 융합 센터에 개설된다. 개발자, 교수, 학생, 연구원들이 IBM 전문가들과 협력해 인지컴퓨팅, 데이터 분석, 사물인터넷 등 최신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을 진행된다.
◆SK인포섹, 웹 보안 솔루션 2종 AWS 마켓플레이스 등록= SK인포섹(www.skinfosec.com 대표 한범식)은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켓플레이스에 웹 보안 솔루션 ‘안티웹쉘(Anti-Webshell)’ ‘엠디에스(MDS)’ 등록을 마치고 본격 서비스에 나선다고 22일 밝혔다. SK인포섹은 이를 시작으로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보안(SECaaS)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양 솔루션은 웹쉘 공격, 웹 악성코드 삽입 등 웹 서버 해킹 공격을 탐지하는 솔루션이다. 웹쉘은 웹 프로그래밍 언어로 이뤄진 스크립트 파일로, 웹 서버 취약점을 이용해 시스템에 업로드 시킨 후 악의적인 목적으로 원격제어를 통해 시스템을 통제할 때 자주 사용되고 있다.
◆베리타스, 레드햇과 오픈스택 애플리케이션 지원 협력=베리타스테크놀로지스(www.veritas.com/kr)는 오픈소스 솔루션 기업 레드햇(www.redhat.com)과 오픈스택 상의 사업에 핵심적인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지원을 위해 협력한다고 21일 밝혔다. 양사는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와 레드햇 가상화를 위한 비즈니스 연속성, 스토리지 관리, 데이터 보호 솔루션에 기술 협력을 해왔다. 또, 오픈스택 애플리케이션과 워크로드에 규모에 관계없이 예측 가능한 서비스 품질 제공을 위해 협력할 계획이다.
<정리=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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