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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펀딩'에 적극적인 KB금융, 어떤 기업에 주목하고 있나

박기록
오픈트레이드 사이트 화면캡쳐
오픈트레이드 사이트 화면캡쳐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크라우드펀딩 중개사이트인 '오픈트레이드'에는 투자자를 찾고 있는 여러 스타트업 기업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IT기업뿐만 아니라 건강식품 등 업종의 형태도 다양하다. 이미 목표 모집 금액에 완료된 기업들도 있고, 아직 미치지 못한 기업도 있다. 마치 백화점 주요 매대에 진열된 신상같다. 이들 기업이 목표로한 1차 펀딩 금액은 대략 1억원 안팎이다.

개인들도 누구나 맘만 먹으면 당장 투자가 가능하다. 전환 우선주 방식이기때문에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지못하지만 투자 배당은 우선적으로 보장된다.
여기에 진열된(?) 업체중에 '프레도'라는 교육용 스마트 완구기업에는 'KB금융 추천'이란 표시가 붙어있다. KB금융그룹이 직접 투자했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 5일 KB금융측은 자신의 5번째 크라우드펀딩 매칭으로 이 업체에 5000만원을 투자했다고 공개했다.
일반적으로 KB금융그룹은 KB금융지주 산하의 핀테크허브센터가 유망한 스타트업을 1차적으로 발굴하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크라우드펀딩& 매칭투자 프래그램을 가동한다. KB금융 계열사인 KB투자증권이 이 업체에 5000만원을 직접 투자를 한 것이다.
현재 프레도의 기업 가치는 대략 53억원이다. 투자 금액을 지분으로 환산하면 약 0.9%~1% 수준이다. 물론 이 기업이 향후 2차 투자 등을 거치면 지분율이 더 희석될 수 있겠지만 제대로만 성장해 준다면 투자원금에 미련을 가질 이유는 없다.
KB금융은 크라우드펀딩&매칭 프로그램을 통해 지금까지 와이즈모바일, 더페이, 와이즈케어, 모비틀 4개사에 각 2500만원씩 1억원을 투자했다. 이들 기업은 펀딩 모집 목표액의 80% 이상을 달성해 모두 펀딩에 성공했다.
KB금융은 프레도부터는 투자금액을 5000만원으로 상향시켰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크라우드펀딩 규모를 좀 더 적극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의도다. 1개 스타트업에 5000만원을 투자한 것은, 금액 기준으로 보자면 기존 금융권의 핀테크기업 투자금액과 비교했을때 좀 늘어난 편이다.
KB금융 미래금융부 김성진 차장은 "올해는 3개 업체를 더 발굴할 계획인데, 투자규모는 각 5000만원씩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금액을 확정지어놓은 것은 아지미나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투자 업종을 선택하는 데는 특별히 제약은 두지 않고 있지만 핀테크를 포함해 IT, VR(가상현실), AI(인공지능), 헬스, 바이오 등 분야를 눈여겨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KB금융이 내부적으로 정한 '투자 수익율'은 어느정도 일까. 결론적으로 목표하고 있는 투자 수익율은 없다. 크라우드펀딩의 형식을 갖췄을뿐 본질은 '벤처 캐피탈'이기때문이다.
김 차장은 "스타트업이기때문에 투자한 금액을 몽땅 날릴 수도 있고, 반대로 몇백%, 몇천%의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개별 기업마다 투자 수익율을 정해놓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확률적으로보면, KB금융 입장에선 투자한 10개 스타트업중 5개만이라도 시장에 안착해서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다면 투자 수익율은 어떤 투자 상품보다 높게 나오게 된다. 바꿔말하면 KB금융이 투자했다고 해서 모두 안정적인 투자 수익율을 보장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KB금융도 투자 리스크를 안고 투자를 할 뿐이다. 크라우드펀딩도 주식투자처럼 투자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
그런점에선 KB금융의 입장에선 조심스럽다. 어찌됐든 일반 개인 투자자들로선 금융기관이 투자했다는 사실이 투자 결정에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물론 KB금융이 투자했다는 사실은 일단 스타트업 입장에선 큰 홍보효과가 된다. 실제로 KB 핀테크허브센터에는 'KB그융이 투자하면 나도 투자하겠다'는 일반인의 전화가 오기도 한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KB금융 등 금융기관으로부터의 투자를 이끌어내면 투자 성과뿐만 아니라 영업 활동까지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크라우드 펀딩의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점에서 KB금융과 같은 공신력있는 기관들의 역할은 중요하다.

한편 그동안 은행권을 비롯해 국내 금융권에선 핀테크 지원정책이 정부와 금융 당국의 정책에 어쩔 수 없이 억지춘향식으로 부합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초창기의 그런 경직된 모습에서 벗어나고 있는 듯한 분위기다. 실제 투자의 실행단계에선 금융회사들이 투자 원칙에 매우 업격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핀테크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현상으로 받아 들여진다.
<박기록 기자>rock@ddai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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