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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로?…엘리엇, 삼성전자 기업분할 요구

윤상호
- 지주회사·사업회사 분할 뒤 물산합병·나스닥 상장 제안…30조원 특별배당도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물산 합병과정서 삼성과 날을 세웠던 헤지펀드 엘리엇이 이번엔 삼성전자로 관심을 돌렸다. 삼성전자 회사분할과 특별배당을 요구했다. 이번 역시 삼성전자 지배구조 개편과 물려 있는 사안이다. 지난번과 달리 삼성이 원하는 내용이라는 것이 다르다. 삼성전자는 입장표명을 유보했다.

6일 외신에 따르면 5일(현지시각)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자회사 블레이크캐피털과 포터캐피털은 삼성전자 이사회에 주주제안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삼성전자 지분 0.62% 76만218주를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요구는 네 가지다.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 ▲분할 회사의 미국 나스닥 상장 ▲독립적 사외이사 추가 ▲특별배당 실시다. 주장의 근거는 삼성전자의 사업구조가 백화점식이어서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판단이다. 경쟁사에 비해 30~70% 저평가됐다는 것이 이들의 분석이다. 엘리엇은 삼성전자를 2개로 분리한 뒤 지주회사는 삼성물산과 합병을 사업회사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라고 제안했다. 특별배당은 총 30조원 규모를 요청했다.

국내 증권사는 엘리엇의 요구는 삼성의 이해관계와 일치한다고 입을 모았다. 삼성은 이건희 회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으로 경영권 승계 과정을 밟고 있다. 그룹 구조조정과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를 2개로 나눈 뒤 지주회사는 삼성물산에 합병, 사업회사는 미국 상장하는 방안은 삼성 쪽에도 유리한 내용이다. 엘리엇이 명분을 세워준 셈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에 대한 입장을 공식 표명치는 않았다. “검토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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