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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문 열어라” 보안업계 상장 러시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보안기업들의 상장이 줄을 잇고 있다. 2014년 케이사인, 지난해 레드비씨(現 SGA솔루션즈)가 코스닥에 입성했으나, 올해처럼 다수의 보안기업이 코스닥시장에 안착한 경우는 이례적이다.

올해 코스닥에 상장한 보안기업들은 닉스테크, 지란지교시큐리티, 수산아이앤티(수산INT)다. 드림시큐리티, 지니네트웍스, 소프트캠프, 이지서티도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수산INT는 지난 11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1998년 설립된 수산INT는 유해정보차단 솔루션과 공유 단말 접속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약 141억원, 영업이익 약 44억원을 달성했다.

수산INT 관계자는 “보안솔루션 부분을 확장하고 회사 규모를 키워 해외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상장을 진행하게 됐다”며 “현재 동남아 지역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95년 설립된 닉스테크는 2013년 코넥스 상장 이후 교보4호스팩과 합병을 통해 지난 4월12일 코스닥시장에 진출했다. 닉스테크는 자료유출방지(DLP) 솔루션과 개인정보보호 솔루션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액 약 164억원, 영업이익 약 13억원을 나타냈다.

2014년 지란지교소프트 보안사업본부에서 독립 분사한 지란지교시큐리티는 지난달 9일 케이비제5호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했다. 메일, 문서 보안에 강점을 지니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액 약 155억원, 영업이익 약 31억원을 기록했다.

잇따른 보안기업 상장 소식에 닉스테크 관계자는 “그동안 정보보안시장이 다른 IT 시장보다 저평가돼 왔었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보안에 대한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형성되면서 이제야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은 것”이라며 “상장 이후 큰 변화 없이 내부 조직과 체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어려운 보안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드림시큐리티는 내년 2월경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주목할 점은 드림시큐리티가 한국거래소 인수합병(M&A) 중개망을 통한 합병상장 특례(패스트트랙) 1호 기업이라는 것이다. 지난 17일 한국거래소는 드림시큐리티와 신한금융투자의 SPAC인 신한제2호의 합병을 승인했다.

지니네트웍스도 내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13년 코넥스에 상장된 소프트캠프도 코스닥 이전 상장을 준비 중이다. 이지서티는 내년에 우선 코넥스에 진출한 후 3년 내 코스닥시장을 내다볼 방침이다.

보안기업들이 상장에 나서는 이유는 해외진출 및 인수합병(M&A)을 위한 투자금 조달 목적이 강하다. 대규모 보안사고가 발생하지 않고 있고, 규제완화라는 정부 기조 속에서 보안시장은 아직 활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단순히 상장만으로 위기를 타개할 수는 없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결국 회사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해 신산업을 추진하거나 기업 규모를 키우기 위한 전략적 접근으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승우 미래에셋대우 수석 연구원은 “보안기업들이 상장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려는 것”이라며 “해외에 진출하려면 자사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있어야 하는데, 상장조차 안했다면 해외에서는 브랜드를 모르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상장을 통해 보안산업의 어려움이 해소되지는 않는다”며 “다만, 기업이 M&A를 추진할 때 자금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상장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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