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영 칼럼

[취재수첩] 말로만 상생, 뒤로는 리베이트?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최근 기자와 만난 한 국내 소프트웨어(SW) 기업 대표는 국내의 한 통신사에 대한 실망감을 호소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이 통신사는 국내 SW업체와의 상생을 강조하고 있다. 휼륭한 기술을 가진 국내 SW 기업들과 힘을 합쳐 ‘토종 클라우드 생태계’를 꾸리겠다는 계획을 자주 얘기하곤 한다.

그런데 이 SW 업체 대표에 따르면, 이 통신사는 고객사(기업)에 클라우드 사업을 제안할 때 주로 외산 SW제품을 내세운다는 것이다. 자사와 몇 달 전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공동사업을 펼치기로 했지만 석연치 못한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는 것이 결국 ‘리베이트’와 관련돼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보통 외산 제품의 경우, 파트너사에 지급되는 리베이트는 30% 이상이다. 더 많을 수도 있다.

리베이트는 지급한 상품이나 용역의 대가 일부를 다시 그 지급자에게 되돌려주는 행위 또는 금액을 뜻한다. 오랫동안 인정돼 온 일종의 거래관행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댓가성이 수반되기때문에 ‘불법’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개인이 아니라 회사 차원에서 구매의 대가로 리베이트를 받았다면 불공정이다.

때문에 정부에선 의료나 건설 등 리베이트 관행이 심한 업계를 중심으로 이를 제재하고 있다. 의료분야의 경우 지난 2010년부터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업체와 이를 받은 의사 모두를 처벌하는 쌍벌제를 실시한다.

합법적인 리베이트라면 회사의 이익으로 돌아가는 것이 맞겠지만, 만약 특정 세력이 이를 개인의 이익으로 돌렸다면 명백한 불법 행위다.

SW업체 대표는 “겉으로는 상생을 외치지만, 결국엔 회사가 아닌 개인의 이익을 위해 외산 제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것”이라며 “시장에서의 경쟁자는 외국 벤더가 아니라 통신사라고 생각될 정도”라고 주장했다.

사실 관계 확인이 힘든 사안이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이같은 의혹이 제기되는 것 자체가 쉽게 납득하기 힘들다.

최근 ‘최순실 국정 개입 의혹’ 등으로 나라가 시끄럽다. 국가든 기업이든 상식적이고 투명한 업무 프로세스는 마땅히 지켜져야 할 기본 중에 기본이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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