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넥슨의 ‘지스타 하드캐리’가 반가운 이유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넥슨이 지난 8일 지스타 사전행사를 열고 올해 35종의 신작을 출품한다고 밝혔다. 경쟁사가 2~3종의 신작 공개에 그치는 것을 감안하면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기자들도 넥슨이 역대 최다 신작을 공개할 것이란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그야말로 ‘상상 이상’의 지스타 사전 행사였다.
지난해 지스타는 넥스타(넥슨+지스타)로 불리기도 했다. 넥슨이 300부스 규모에 15종의 출품작을 공개했는데 그런 반응이 나왔다. 이번엔 400부스(자회사 포함)에 35종의 신작을 내놓았으니 올해 지스타 흥행도 넥슨이 ‘하드캐리(승리를 이끄는 사람이라는 뜻의 게임 신조어)’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이 같은 넥슨의 신작 물량공세는 지스타 위기론과 겹쳐 더욱 대비돼 보인다.
지스타 위기론은 넥슨 등 일부 업체들만 꾸준히 참여한다는 비판이 있는 가운데 온라인게임의 전시가 줄고 관람객 동원과 기업 마케팅 측면에서 전시효과가 덜하다는 모바일게임의 비중이 높아지는 상황 때문에 제기됐다.
그러나 이 같은 위기론은 열 돌을 넘긴 지스타가 겪어야할 통과의례이자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본다. 이제 지스타는 게임산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공동체가 됐다. 산업계의 변화가 행사에 고스란히 반영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상을 위기로만 볼 것은 아니다.
따지고 보면 지스타 위기론은 실상이 없고 우려 제기에 그치는 상황이다. 지난 수년간 지스타는 참가사 수나 전시 규모 측면에서 계속 성장해왔다. 2010년부터 지스타를 취재해온 기자는 행사 규모 외에 질적인 부분도 상당 수준에 올랐다는 평가를 내리고 싶다.
다만 일부 업체들만 지스타에 꾸준히 참여한다는 지적은 업계가 곱씹어봐야 할 부분이다. 기업들이 신작 마케팅 효과를 따지기에 앞서 지스타 참가를 게임 이용자들을 위한 사회 환원 활동으로도 볼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넥슨의 12년 연속 지스타 참가는 칭찬받아야 할 일이라 본다.
더욱 반가운 것은 넥슨의 신작 물량공세다. 트렌드를 쫒아 돈 될 만한 게임을 재빠르게 내놓는 것이 업계 일반의 풍토가 된 상황에서 넥슨은 다양한 시도를 하겠다고 밝혔고 이를 개발 중인 35종의 게임으로 보여줬다. 업계 내 PC온라인게임 기근 현상이 본격화된 가운데 7종의 신작을 선보인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물론 이들 게임이 서비스 단계까지 가야 정말 새로운 시도를 담고 있는지 정상원 넥슨 부사장의 말처럼 망해도 억울하지 않을 정도의 완성도를 갖췄는지 판단이 가능하리라 본다. ‘서든어택2’의 뼈아픈 실패를 털어낼 신작이 나올지, 그로 인해 무너진 게이머들의 신뢰도 회복시킬지 넥슨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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