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마블, 부루마불 도용했나’…수백억 소송전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 1,2위를 다퉜던 ‘모두의마블’이 저작권 위반과 부정경쟁행위 소송에 휘말렸다.
모두의마블은 지난 3년 이상 국내 모바일게임 중 최고 위치에 있었다. 월매출 300억원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 중 절반(150억원)만 인식해도 연매출 규모가 1800억원이다. 3년이 넘는 서비스 기간을 감안하면 산술적 계산으로만 누적 매출 5000억원을 넘겼다고 볼 수 있다. 손해배상 측면에서 수백억원이 걸린 소송으로 비화할 수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 23일 ‘부루마불’ 모바일게임 제작사 아이피플스(www.ipeoples.net 대표 유제정)가 넷마블게임즈(대표 권영식)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회사 측은 부루마불 원저작권자인 씨앗사와 독점 사업권 계약을 맺고 지난 2008년 모바일게임을 출시했는데, 2013년 부루마불 지식재산권(IP)을 도용한 모두의마블이 나와 피해를 봤다는 설명이다. 이후 부루마불 모바일게임 매출이 급감했고 지난 2015년엔 폐업까지 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넷마블게임즈는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회사 측은 “해외에서 이미 오랜 기간 유사한 형태의 게임성을 가진 게임(모노폴리)이 존재하고 당사의 경우 16년간 퀴즈마블, 리치마블, 모두의마블 등 동일한 게임성을 가진 게임들을 서비스해온 상황에서 이런 갑작스런 소송의 제기는 매우 당혹스럽고 법적으로 명확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넷마블이 부루마불을 마케팅에 활용했다”=아이피플스 측은 저작권 침해와 함께 부정경쟁행위로도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넷마블이 부루마불을 마케팅에 그대로 활용한 부정경쟁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이 경우는 모두의마블 온라인게임 사례를 들었다.
이 회사가 내세운 근거는 ▲넷마블이 국내 최초로 부루마불 소재의 온라임게임을 출시했다고 보도자료를 냈고 ▲홍보동영상 18초 부분에 실물 보드게임 부루마불 이미지를 그대로 활용한 점 ▲모두의마블 오픈 퀴즈를 진행하면서 모두의마블 모티브가 된 게임으로 부루마불 보드판 출시일을 언급했고 또 주사위, 무인도, 황금열쇠, 우주정류장 등의 부루마불의 상징적 아이템을 활용했다는 것이다.
아이피플스와 함께 이 회사에 투자했던 케이엘앤(KL&)파트너스도 소송에 주목하고 있다. 김기현 케이엘앤파트너스 대표는 아이피플스가 내세운 근거들에 대해 “소장에도 다 들어간 내용”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부루마불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있어온 해외 유명 보드게임 ‘모노폴리’와 관련해 “그 게임은 이미 특허권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어서 모두의마블을 겨냥해 “모노폴리엔 없는 랜드마크 등이 똑같이 들어간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도시명과 랜드마크 11개가 같다”=김 대표는 “부정경쟁방지법으로 승소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여러 근거 중 하나로 모두의마블 보드판에 있는 도시명이 18개인데 이 중 11개가 부루마불과 같고 랜드마크도 11개가 똑같이 겹친다는 점을 내세웠다.
김 대표는 “런던을 보면 랜드마크가 런던브릿지도 있고 많지 않느냐. 그런데 런던의 빅벤(시계탑)처럼 도시명도 같고 랜드마크도 같은 게 11개다. 이것을 우연으로 봐야 하나”라고 말했다.
또 김 대표는 “우주여행, 세계여행의 이름도 기능도 똑같다”며 “소송 관련한 기사의 댓글만 봐도 소비자들이 정당하게 권리를 산 줄 알았다고 하는데, 이 같은 반응도 법원에서 정상참작이 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모두의마블 서비스 3년이 지나서야 소송 건 이유는?=김 대표는 모두의마블 모바일게임이 서비스된 지 3년이 지나서야 소송을 걸게 된 배경에 대해 “법원에서 저작권법을 엄격하게 해석해서 승소 사례가 없었는데, 부정경쟁방지법 차목 조항이 신설됐고 관련해 지난 10월 대법원 첫 판례가 나와 해볼만하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1항 차목(2014년 1월 31일 시행)은 ‘그 밖에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아이피플스 측은 원저작권자의 권리를 포괄적으로 인정하는 법제정 취지에 따라 승소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영국 킹닷컴과 아보카도 간 소송에서도 부정경쟁방지법 차목 위반으로 판결(항소심 진행 중)이 나왔다. 최근 엔씨소프트가 이츠게임즈 ‘아덴’에 제기한 리니지 IP 도용 소송도 저작권법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이 이유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법무법인 민후의 김경환 대표변호사는 아이피플스가 제기한 소송에 대해 “첫 판결이 나오기까지는 1년에서 15개월 사이가 걸릴 것으로 본다”며 “수백억원까지 소가(소송가액)가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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