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 동등결합 실효성 있을까…케이블TV, 기대반 걱정반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내년부터 SK텔레콤의 이동전화 상품과 케이블TV의 방송 및 초고속인터넷 상품간 결합이 가능해진다. 모바일 부재로 통신사와 결합상품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케이블TV 진영에게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3일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티브로드 등 6개 종합유선방송사(SO)들은 방송통신 동등결합 상품 '온가족케이블플랜' 출시를 위한 공식 협정을 체결했다. 사업자들의 협정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도록 미래창조과학부는 같은 날 '방송·통신 동등결합 판매 가이드라인(안)'을 발표했다.
방송통신 동등결합은 이동전화 상품이 없는 케이블TV 사업자들이 SK텔레콤의 모바일 상품을 자사의 유선상품과 결합해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케이블TV는 IPTV 등장 이후 계속해서 가입자가 빠져나가고 있다. 케이블TV는 가입자 유출의 주된 원인 중 하나로 방송통신 결합상품을 지목하고 있다. 모바일의 지배력이 유선으로 전이돼 케이블 가입자들이 통신사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케이블TV 사업자들은 처음에는 유무선 결합상품 판매 금지를 요구했지만 이용자 이익을 침해할 수 있고, 이미 시장에 유무선 결합이 상당부분 진행돼 뜻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그 다음으로 꺼내들은 카드는 동등할인이다. 통신사들이 유무선 결합상품을 통해 IPTV나 초고속인터넷 등을 공짜로 주는 대신 모바일 상품은 할인을 해주지 않아 케이블 가입자들이 통신사로 이탈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케이블TV 사업자들은 과천 정부청사에서 시위 등 동등할인을 강하게 요구했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2007년 이미 의무화됐지만 실효성이 없어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동등결합이 마지막 카드로 떠올랐다.
케이블TV 사업자들은 이번 정부의 가이드라인 제시에 환영의 뜻을 표시하면서도 현재의 경쟁상황을 개선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입을 모았다. 일부 해지방어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통신사와 유무선 결합상품 경쟁에서 근본적인 무기가 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우리의 가입자 정보가 SK텔레콤에 넘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역마케팅 우려도 존재한다"며 "SK텔레콤이 의무제공 사업자지만 똑같은 혜택을 케이블에게도 제공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제도가 잘 안착이 돼 똑같이 할인을 해주더라도 현금마케팅 등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며 "동등결합이 동등경쟁 환경을 조성하는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동등결합의 목적은 가입자 해지방어다. 케이블 방송에는 불만이 없지만 결합상품 때문에 통신사로 갈아타려는 가입자를 묶어두기 위한 수단이다.
케이블TV 업계는 제도가 실효성을 거두려면 정부가 꾸준히 관심을 갖고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케이블TV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준 정부에는 감사한다"면서도 "알뜰폰도 못하는 개별SO들에게는 사실상 마지막 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실효성을 거둘 수 있도록 정부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케이블TV 업계는 SK텔레콤 이외에 KT나 LG유플러스도 동등결합에 참여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 시장에서 약 절반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산술적으로 케이블 가입자 절반은 동등결합 기회조차 없다는 얘기가 된다.
케이블TV업계 관계자는 "이용자 후생을 감안할 때 KT와 LG유플러스도 동등결합에 동참해야 한다"며 "케이블을 통해 SK텔레콤 가입자가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양사도 참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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