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서비스

[2016결산/클라우드]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국내서도 격돌 본격화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2016년은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해다. 올 1월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부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스타트를 끊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인 국내에 마련하면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는 금융, 공공, 의료 등 데이터를 자국에 보관해야 하는 일부 산업군을 위한 측면이 크다. 또 게임 등 레이턴시(지연속도)에 민감한 고객에게도 중요한 이슈다. 때마침 AWS가 국내에 데이터센터 ‘리전(Region, 복수의 데이터센터를 일컫음, 보통 2~3개로 이중화 구성)’을 오픈한 1월 7일은 넷플릭스가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날이다.

넷플릭스는 AWS의 주요 고객사 중 하나다. 넷플릭스는 기존에 운영하던 데이터센터를 모두 폐쇄하고 AWS으로 데이터를 이전했다. AWS는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자체 구축한 대신 KT, SK브로드밴드 등 국내 통신사의 IDC를 임대했다.

‘클라우드’에 올인한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한국 시장 공략 의지를 강화했다. AWS에 이어 국내에 데이터센터 구축을 선언했다. 지난 5월 MS는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 ‘MS 애저’를 위한 국내 데이터센터를 서울과 부산에 설립, 내년 초 오픈할 것이라고 밝혔다. MS 역시 LG유플러스와 LG CNS 등의 데이터센터를 임대, 구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통해 애저의 서비스형 인프라(IaaS)와 플랫폼(PaaS) 등을 비롯해 오피스 365, 다이나믹스 CRM과 같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을 국내 고객들에 보다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MS는 2~3년 후 부산에 독자적인 데이터센터를 직접 구축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부산시와 토지매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국MS는 2017 회계연도 1분기(2016년 7월~9월)에 애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했다는 내용을 배포하기도 했다.

2년전 소프트레이어를 인수하며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에 본격적으로 발을 담근 IBM 역시 SK C&C사업부(구, SK(주)C&C)와 손을 잡고 8월 국내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마련했다. 연면적 2만250평(전산실 규모는 5600평)의 SK 판교캠퍼스 데이터센터에 IBM이 일부 공간을 임대한 형태다. 이는 IBM의 47번째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다.

이밖에 오라클, 구글 등도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마련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시점은 알 수 없다. 구글까지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오픈하면 이른바, 글로벌 ‘빅4’ 클라우드 사업자 모두 국내에 진출한 셈이다. 이들은 현재 ‘데이터 주권’에 민감한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구축을 확대하고 있지만, 각 국가별 수요에 따라 인프라를 늘릴 계획이다.

반면 HPE, 시스코, VM웨어 등은 자체적인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축소했다. HPE는 올 1월 31일부터 오픈스택 기반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종료했고, 최근 수세에 오픈스택 기술 개발 인력을 넘기기도 했다. 시스코도 오픈스택을 기반으로 파트너 중심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였던 ‘인터클라우드’를 내년 3월 종료한다. 이들 기업은 퍼블릭 클라우드보다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및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 집중할 예정이다.

VM웨어는 퍼블릭 클라우드 ‘v클라우드 에어’의 타깃을 축소하고 대신 AWS, IBM 등과 손을 잡았다. 특히 내년 초에는 AWS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상에서 VM웨어의 SDDC를 구현할 수 있는 별도의 전용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VM웨어 고위 임원은 “멀티 클라우드 시대에 모든 것을 혼자 다 할 수는 없다”며 “특히 퍼블릭 클라우드 영역에선 AWS이나 구글이 하는 것처럼 똑같이 투자를 한다고 해도 넘어설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와중에 국내 IT기업들도 가만히 있진 않았다. 지난해 9월 28일부터 시행된 ‘클라우드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클라우드 발전법)’에 따라 정부도 클라우드 육성을 위한 노력을 가속하고 있다. 특히 공공기관이 선도적으로 클라우드를 도입해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구체적인 시행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행정자치부가 운영하는 정부통합전산센터와의 중복, 기관과 정보자원 중요도에 따른 등급, 조달 절차, 시행초기의 미숙함 등으로 도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최근 공공기관이 클라우드를 도입할 경우,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가점을 부여하는 ‘유인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클라우드 도입이 쉽지 않았던 금융권이나 의료, 교육 분야의 경우 관련 법·규제가 완화되면서 클라우드 도입을 위한 발판은 마련된 상황이다. 금융 분야의 경우 고성능컴퓨팅(HPC)이나 빅데이터 분석, 의료분야는 차세대시스템 구축이나 정밀의료, 교육분야는 디지털교과서, SW교육 의무화 등의 이슈에 따라 조금씩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실제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클라우드 시장 매출 규모는 전년 대비 46.3% 성장한 7664억원, 올해는 약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기업들의 클라우드 이용률은 지난해 6.4%로 집계된다.

이와 함께 정부는 국내 기업의 SaaS 개발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올해 미래부와 NIPA는 ‘글로벌 SaaS 육성 프로젝트(GSIP)’에 총 33개 기업을 지원했다. SaaS 개발에 36억5000만원을 지원한 결과 12개 SaaS가 개발 완료돼 현재 상용화됐다는 설명이다. 이중 5개는 일본, 중국, 베트남 등 해외 서비스도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내년에는 57억1000만원을 지원해 이른바 ‘글로벌 스타급 클라우드 서비스’를 육성하겠다는 목표다,

국내 기업들도 클라우드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SK는 지난 8월 IBM과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에서협력하면서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서비스(IaaS)까지 함께 제공하는 ‘클라우드제트(www.cloudZ.co.kr)’라는 포털 사이트를 오픈했다. 또 이를 기반으로 IBM의 인지컴퓨팅 ‘왓슨’을 통해 은행상담로봇(로봇 텔러) 등을 준비하고 있다. KT를 비롯해 가비아, KINX, NHN엔터테인먼트, 다우기술 등도 IaaS를 시작했거나 준비 중에 있다.

더존비즈온, 영림원소프트랩, 한글과컴퓨터, 인프라웨어, 포시에스 등 국내 SW 기업의 클라우드 전환도 가속화됐다. 티맥스소프트는 최근 유닉스 기반의 운영체제(OS) 발표에 이어 클라우드 진출도 선언했다. IaaS를 제공하는 KT와 적극적인 협력을 꾀할 방침이다. 발표 당시 “AWS를 넘어서겠다”고 과도한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틸론, 이노그리드 등 국내 클라우드 솔루션 업체는 이트론, 태진인포텍 등 서버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을 위한 ‘국산’ 어플라이언스를 출시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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