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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 큰 손은?…삼성전자·애플 비중 20% 근접

이수환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인사이트세미콘]

지난해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구매 비중이 18.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에 17.7%를 나타냈던 두 업체의 비중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상위 10개 업체에 큰 변화는 없지만 인수합병(M&A)이나 기업분할, 자연재해 등의 이유로 순위에 다소 변화가 발생했다.

2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16년 삼성전자와 애플의 반도체 구매액이 617억달러(약 71조원)를 기록해 전년 대비 4억달러(약 4600억원)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성장은 지속됐지만 2014~2015년 8억달러(약 9200억원)와 비교하면 기세가 한풀 꺾였다고 봐야 한다. 삼성전자가 4.4% 성장한 반면 애플은 2.9% 역성장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액정표시장치(LCD) TV, LCD 패널 등 다양한 시장에서 중국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9.3%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전 세계 디자인 TAM(Total Available Market)을 확대해 시장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애플의 경우 가트너가 디자인 TAM 관련 연구를 시작한 2007년 이래 최초로 디자인 TAM이 감소했다. 8.8%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애플은 2016년 아이패드의 저조한 판매와 더불어 PC 시장점유율도 하락했다.

가트너 수석연구원 마사츠네 야마지는 “2016년 삼성전자와 애플이 6년 연속으로 반도체 구매 지표에서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며 “양사 모두 지난해에 이어 보다 방대한 반도체 산업의 기술과 가격 동향에 대해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미래 성장 전망이 어두운 이유로 영향력이 다소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2015년 디자인 TAM 상위 10대 기업 중 9개 기업이 2016년 지표에 그대로 포함됐다. 시스코 시스템즈가 2016년 상위 10대 기업 순위에서 밀려나면서 지난 해 급격한 성장을 보인 중국 스마트폰 OEM 업체인 BBK가 들어섰다. 상위 10대 기업 중 미국과 중국 기업의 수는 각각 3개였으며 한국과 일본 기업은 각각 2개와 1개로 나타났다. 3개의 중국 기업이 상위 10대 기업에 오른 것은 이번이 최초였으며, 중국의 거시경제적 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자국 전자제품 시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음을 입증했다.

마사츠네 야마지 연구원은 “OEM업체 중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반도체 산업에서 영향력은 약해졌지만 상위 10대 기업의 디자인 TAM의 총계는 2016년 전체 반도체 시장의 평균 성장률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한 “그러나 최근 급변하는 시장 점유율로 인해 반도체 업체는 더 이상 소수의 대형 고객에만 의존할 수 없게 됐다”며 “BBK는 2016년에 급격한 성장을 보이며 디자인 TAM이 증가했지만 BBK의 이례적인 성장세는 중국 내 사업이 그만큼 불안정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주요 고객에 대한 잠재적 위험성을 염두에 두고 고객층을 다각화하도록 항상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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