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불황이라 더 돋보여"...SW기업들 선전 비결은?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지난해 경기불황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내 소프트웨어(SW) 업계가 괄목할 만한 실적을 기록해 주목된다. 주력 제품의 판매 호조와 함께 해외사업을 확장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국내 SW업계의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는 한글과컴퓨터, 티맥스소프트가 창립 이래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대를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 따라 순수 패키지 SW업체로는 1000억원 이상인 업체가 세 곳으로 늘었다. 두 업체 이외에 전자회계솔루션 기업인 더존비즈온이 지난 2010년부터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6년 국내 SW기업들의 매출과 영업이익 등이 전년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우선 한글과컴퓨터의 경우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은 19% 증가한 1012억원, 영입이익은 290억원으로 4%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34.4% 늘어난 153억원을 기록했다. 연매출이 1000억원을 넘긴 것은 설립 21년만이다. 2011년 매출액 500억원을 넘어선 이후 5년만에 2배로 성장했다. 이같은 실적 호조의 원인으로 회사 측은 “지난해 출시한 한컴오피스 네오의 판매 호조와 해외 매출 확대에 힘입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컴은 지난해 경기도교육청의 통합오피스SW로 선정된데 이어, 러시아와 인도 등 해외시장 진출에도 성공했다. 자회사인 벨기에의 PDF솔루션 기업 ‘아이텍스트’ 매출 증가 및 핀테크, 자동통번역 등 신사업 확대도 실적에 기여했다.

시스템 SW기업인 티맥스소프트도 창립 19년만인 지난해 매출이 1000억원을 넘겼다. 정확한 숫자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같은 여세를 몰아 1600억원으로 올해 매출 목표를 정했다. 지난해 티맥스는 국내 공공기관과 금융, 제조 분야에서 자사의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인 ‘티베로’의 도입이 활발히 이뤄졌다고 밝혔다. 특히 오라클 등 해외 제품의 윈백(Win-back)을 이끌어냈다는 설명이다.

해외시장에서는 ‘오픈프레임’ 등의 제품 공급에 성공했다. 미국 대형 은행과 핀란드 사회보장보험공단이 대표적이다. 올해는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해 미국을 중심으로 독일 등 3개의 유럽지역 법인과 태국, 말레이시아 등 4개의 아시아지역 법인 등 총 7개의 해외법인을 추가로 설립할 예정이다.

더존비즈온 역시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와 클라우드 사업 분야의 성장에 따라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인 1768억원, 영업이익 384억원을 기록했다. 그룹웨어와 보안, 전자금융사업 등도 고르게 선전했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액은 12.1%, 영업이익은 32.5% 증가한 수치다. 기존 ERP 고객의 클라우드 전환이 증가한 것은 물론, 신규 고객의 클라우드 ERP 도입이 늘면서 클라우드 사업에서만 전년 대비 35%의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기업용 사용자인터페이스·경험(UI·UX) 솔루션기업인 투비소프트도 지난해 연결기준 392억워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2.7% 증가한 것이다. 영업이익도 26억800만원으로 전년대비 136.5% 늘었다. 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는 무형자산 손상차손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경영진 교체 등 대대적인 변화를 겪은 투비소프트는 대표제품인 ‘넥사크로’ UI·UX 플랫폼 계약으로 매출액이 증가했고, 효율적 조직 운영을 통해 수익 개선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자회사 엔비레즈와 함께 개발한 넥사크로 핀테크 플랫폼과 O2O(온라인투오프라인) 플랫폼 서비스 등에 의해 매출이 늘었다고 밝혔다.

빅데이터로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는 엑셈도 지난해 35.7% 증가한 280억원의 매출 및 14억원의 영억이익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2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주력 제품인 DB성능관리제품인 ‘맥스게이지’와 애플리케이션성능관리솔루션(APM)인 ‘인터맥스’의 매출 확대가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빅데이터 관련 인력을 대폭 확대하면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가상화 SW기업 퓨전데이타는 전년 대비 50.2% 증가한 28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창사 이래 최대치다. 망분리 및 클라우드 사업의 활황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업용 가상화 솔루션인 ‘제이데스크톱 엔터프라이즈’와 함께 올해 출시한 하이퍼컨버지드인프라(HCI) 제품인 ‘제이디원’을 통해 올해 시장 확대를 꾀할 계획이다.

이밖에 원격제어솔루션 업체인 알서포트는 전년 대비 15.6% 늘어난 214억원 매출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2억3600만원 손실을 기록했다. 214억원 매출 중에 글로벌 매출이 114억원, 국내 매출이 100억원으로 해외 매출이 더 높다. 회사 측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의 솔루션 공급 확대로 글로벌 매출이 전년 대비 26.3% 증가했다”며 “또 비용 절감 및 경영내실화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한글과컴퓨터의 자회사인 MDS테크놀로지도 27.6% 늘어난 1503억원의 매출, 11.3% 증가한 13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방송SW업체인 알티캐스트는 4.2% 증가한 65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알티캐스트는 캐나다, 인도 신규 고객을 유치했으며, 최근 가상현실(VR) 솔루션 개발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핸디소프트와 인프라웨어 등의 SW기업은 매출과 영업이익 등이 모두 감소했다. 최근 사물인터넷(IoT)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핸디소프트는 지난해 매출은 11.4% 감소한 369억원, 영업이익도 42.1% 감소한 19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성이 낮은 유형의 SW 사업 수주, IoT, 클라우드 등 신규사업 준비를 위한 연구개발비 및 시장개척비 증가, 상장(IPO) 준비를 위한 일시적인 비용이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7월에는 커넥티드카 사업을 위한 핸디카를 설립했으며, 최근 이상산 핸디소프트 대표가 핸디카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또 핸디소프트 대표로 장인수 전 티맥스소프트 대표가 부임하는 등 리더십 변화가 있는 만큼, 기존 및 신규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클라우드 오피스SW기업인 인프라웨어는 제조사향 모바일 오피스 매출 감소로 지난해 매출은 41% 감소한 132억원, 24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도 266억원으로 적자가 확대됐다. 폴라리스는 과거 삼성전자 등의 스마트폰에 선탑재되면서 로열티 수익을 냈지만, 최근 타사의 제품이 탑재되는 등 독점적 지위가 무너지면서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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