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르포] 생활가전 혁신의 비밀이 이곳에…삼성전자 광주사업장 가보니

윤상호
- 무풍에어컨 생산량·판매량 ‘폭증’…초정밀 금형과 불량 없는 효율적 생산 ‘삼박자’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생활가전은 그 어느 제품보다도 가장 감성적이어야 한다. 이를 반드시 실현해 생활가전사업을 1위에 올려놓겠다. 강력한 신념을 가지고 일을 하자.”(삼성전자 소비자가전부문장 윤부근 대표)

지난 18일 광주광역시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에어컨 생산라인. 윤 대표의 선언이 작업장으로 향하는 노동자의 눈길을 잡는다. 바람 없는 에어컨 ‘무풍에어컨’은 이곳에서 만든다. 예년보다 빠른 3월부터 6개 라인 14개 셀이 쉴 새 없이 돌아간다. 지난 1분기 국내 에어컨 시장은 전년대비 50% 이상 성장했다. 더위에 미리 대비하는 소비자와 공기청정기 제습기 등 사계절가전으로 이용하려는 소비자가 늘어났다. 무풍에어컨 판매량은 누적 35만대다. 올해는 벽걸이도 무풍을 적용 60만대 이상 나갈 전망이다.

“노동자가 단순작업을 반복하는 컨베이어 방식에 비해 한 사람이 한 대의 에어컨을 책임지는 셀 방식이 불량을 줄이고 작업에 집중하는데 좋습니다. 작업자는 작업만 검증은 시스템으로 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이계복 에어컨제조그룹장의 설명. 무풍에어컨은 고정관념을 깬 것이 인기비결이다. 일정 온도에 도달하면 직접 쐬는 바람이 없어도 시원함을 유지한다. 생활가전도 혁신의 길이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혁신을 혁신답게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생산현장이다. 아무리 좋은 설계와 기술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면 소용없다.

“새로운 작업을 할 때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통해 충분히 연습을 해본 후 현장에 투입됩니다. 제품 검수는 육안으로 볼 수 없는 것까지 찾을 수 있는 3차원(3D) 스캔 기법을 적용했습니다. 사물인터넷(IoT)으로 전 공정을 모니터링합니다.”

광주사업장의 전체 직원은 3500명. 에어컨의 경우 자동화율은 68%에 달한다. 스마트팩토리 확대 후 생산량은 기존 대비 25% 증가 불량률은 기존 대비 50% 감소했다. 무풍에어컨을 비롯 세탁 중 세탁물을 추가할 수 있는 드럼세탁기 ‘애드워시’, 음식 저장 역할뿐 아니라 가족의 일상 도우미로 진화한 냉장고 ‘패밀리허브’ 등도 여기서 만든다. 광주사업장은 삼성전자 고가 생활가전 생산 및 연구개발(R&D)을 책임진다.

제품은 생김새가 있다. 디자인은 기술을 담을 수 있는 최적의 형태로 진화한다. 소비자의 눈길을 끌 수 있는 모양을 갖추는 것도 역시다. 대부분 금속이나 플라스틱을 가공해 이를 구현한다. 대량 생산을 하기 위해선 이 디자인을 찍어낼 수 있는 ‘금형’이 필요하다. 금형이 정밀치 못하면 제품도 별 것 아닌 것이 된다.

무풍에어컨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바람이 나오는 구멍을 1mm 수준 13만5000개로 세밀화 했기 때문. 마이크로홀을 제대로 뚫을 수 없었다면 무풍에어컨도 없었다. 삼성전자는 2010년부터 모든 제품의 금형을 연구하고 만드는 정밀금형개발센터를 광주사업장에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 모든 제품의 기본은 여기서 시작하는 셈이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은 차별화된 제품, 최첨단 기술이 만들어지는 삼성전자 프리미엄 가전의 심장입니다. 최근 많은 사랑과 인기를 받고 있는 무풍에어컨을 비롯해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하는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임직원 모두가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삼성전자 광주지원팀장 정광명 상무)

<광주=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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