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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이재용 부회장 12년 구형…삼성 변호인단 “기업은 피해자”

이수환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사진>에게 징역 12년이 구형됐다. 7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심리로 오후 2시부터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 등 결심공판에서 “공정한 평가와 처벌만이 국격을 높이고, 경제 성장과 국민화합의 든든한 발판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특검은 삼성 미래전략실 핵심 임원인 최지성 실장(부회장), 장충기 차장(사장)과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에 대해서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대한승마협회 부회장을 지낸 황성수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전무는 징역 7년이 구형됐다.

박영수 특검은 결심공판 논고문에서 “재판과정을 통해 나타난 피고인들의 태도를 볼 때, 우리나라 GDP의 18%를 차지하고 있는 1등 기업 삼성그룹이, 국가와 국민을 위하기보다는, 그룹 총수만을 위한 기업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 없었다”며 “피고인들은 사실과 증거에 관한 근거 없는 주장이나 변명으로 디테일(detail)의 늪에 빠지게 하여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고, 실체진실을 왜곡 시키려고 했다”고 사건의 의미를 설명했다.

또한 “피고인들 스스로 약 300억원을 준 사실과 피고인 이재용이 대통령과 독대한 사실 및 자금 지원을 지시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며 “피고인들은 뇌물공여 과정에서 국내 재산을 해외로 불법 반출하였고, 범행을 은폐할 목적으로 범죄수익을 은닉하였으며, 피고인 이재용은 국회에서 위증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특검은 ▲공판 과정에서 관련 증거들에 의해 독대에서 경영권 승계 등 현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대통령이 뇌물공여 기간 중에 진행된 경영권 승계 현안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신규순환출자 고리 해소 문제, 엘리엇 대책 방안 마련 등과 관련해 실제 도움을 준 사실의 입증 ▲피고인들이 대통령의 직무상 요구 이외에, 개인적 친분 등 다른 사유로 이 사건 지원을 할 이유는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정리하며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교부된 뇌물임이 명백하게 입증됐다는 논리를 폈다.

이에 대해 삼성 변호인단은 “이번 사건이 정경유착 근절 본보기 돼야 할 사건인지, 아니면 특검의 주장이 법률에 눈감고 대중에 호소하는 오류를 범한 것이 아닌지 봐야할 것”이라며 “(특검이) 제출한 정황증거로 인정될 수 있는 것을 모아도 공소사실을 뒷받침 할 수 없다”고 맞받아쳤다. 무죄추정의 원칙을 번복할만한 증거가 없다는 것.

더불어 “특검은 한편으로는 승계 작업을 수립하고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또 한편에서는 이미 이재용이 승계한 것이나 마찬가지 측면에서 보고받는 등의 이중적이고 모순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며 “다른 기업은 몰라도 최순실의 존재와 영향력을 (특검이) 알고 있었고 삼성이 최순실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최순실이 삼성을 타깃으로 삼았기 때문”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특히 60여권이 넘게 발견된 안종범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수첩에서 ‘경영권 승계’나 최순실의 딸 ‘정유라’에 대한 지원 요청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 변호인단은 “자유심증주의를 적용한다고 해도 이런 막무가내식 주장으로 공소제기가 이뤄졌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라며 “기업은 대통령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는 부담과 압박을 받는다. 국정농단 사건에서 기업은 피해자”라고 말했다.

한편 1심 선고는 일반적으로 구속기간 만료 전 이뤄진다. 이 부회장의 구속만기일은 오는 27일이라 이 날짜 이전에 선고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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