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로봇때문에 일자리 감소 불가피"....한국 '로봇 밀집도' 세계 최고 수준

박기록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기존 제조업 중심에서 의료, 금융, 국방, 물류 등 각 산업분야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로봇'때문에 사람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것이란 예측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다. 특히 한국은 전세계 경쟁국들중 가장 '로봇 밀집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한국은행 조사국 이재원 과장(국제경제부 아태경제팀)은 20일 공개한 '글로벌 로봇산업의 현황과 과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분야 중 특히 로봇 기술 및 산업은 향후 글로벌 생산성, 고용, 서비스업 등에 상당한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시장은 지난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2010~15년중)이후 연평균 18%내외의 빠른 성장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용 로봇은 자동차산업 자동화를 주도하면서 연평균 20%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서비스용 로봇도 가정 및 오락용을 중심으로 16% 증가했다.

보고서는 제조업 근로자 1만명당 로봇수를 의미하는 로봇 밀집도(산업용 로봇 기준)를 보면 한국(531), 싱가포르(398), 일본(305) 등이 세계 평균(69)을 크게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로봇 밀집도가 2005년 171에서 2015년 531로 3배 이상 증가함으로써, 2015년 현재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로벌 로봇 수요는 인공지능과 결합한 지능형 로봇에 대한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오는 2019년까지 연평균 13%의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서비스용 로봇은 주요 선진국의 저출산·고령화 진전에 힘입어 의료및 가정용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로 분석됐다. 산업용에서 가정용, 개인용으로 그 활용 빈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국은 제조업 경쟁력 강화,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및고령화 등 미래사회 대비를 위해 다각적인 로봇산업의 발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일본 등에 뒤진 산업용 로봇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고, 민간기업은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서비스용 로봇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EU는 로봇 인프라 구축 및 글로벌 로봇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민관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주거환경 기술 프로젝트 등과 같이 고령화 등 사회문제 해결에도 로봇기술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중국은 세계 최대의 로봇시장임에도 불구하고 기술력 부족으로 국산화율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글로벌 로봇 제조기업을 적극적으로 인수하고 있으며, 일본은 산업용 로봇강국의 위상을 유지하고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로봇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로봇산업 육성정책을 지속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위협하지만 인구 고령화 등으로 로봇의 활용도를 높이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한편으론, 이는 산업현장에서 로봇 활용의 증대는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겠으나 일자리 축소 및 소득불균형을 초래할 우려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물론 자동화에 의해 일부 직업은 소멸하는 반면 인공지능 개발·관리, 신융합산업분야 등에서 신규 직업이 창출되면서 노동시장의 수급 상황이 변화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관련하여, 2016년 세계경제포럼은 2015~20년중 716만개의 일자리가 감소하는 반면 창출되는 일자리는 202만개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것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또한 로봇 활용에 의한 자동화는 근로자가 보유한 기술수준에 따른 임금격차를 확대시키면서 계층간 소득불균형을 심화시킬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

보고서는, 결국 4차 산업혁명의 핵심분야인 로봇기술을 적극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경주하면서도 신기술 도입이 유발할 수 있는 고용 및 소득분배에 대한 부정적 영향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다양한 로봇연관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노동 대체로 소멸되는 일자리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아울러 로봇산업 발전에 따른 생산성 제고 및 성장의 과실이 확산될 수 있도록 정부의 소득재분배 기능도 확충할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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