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백기승 원장 “낙하산 비난 억울했지만 KISA 역할 정립에 최선”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10일 백기승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이 3년 임기를 마쳤다. KISA 역사상 처음으로 중도 사퇴 없이 임기를 완료한 원장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처음의 우려와 달리, 그는 책임 있게 KISA를 이끌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백 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의 소회를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KISA의 역할과 사이버보안의 국가적 책임에 대한 의견을 가감 없이 말했다.
우선, 백 원장은 "사이버보안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집단적 정보보호를 실천할 수 있는 협력체계가 갖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각 정보보호 기관들이 헤게모니에 갇히지 않고, 침해사고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고 적용 가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백 원장은 “개인이 업데이트, 패치, 백업하는 책임을 다해도 사이버공격 앞에서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위협수준이 커졌다”며 “집단적 고민이 필요하며, 협업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백 원장은 사이버보안을 사이버시큐리티, 사이버안보 차원을 넘어 ‘세이프티(Safety, 안전)’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이버공격은 공공, 민간 등 영역을 가리지 않고 자행되고 있고, 모든 것이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에서는 생명과 기반시설 파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분야별로 나눈 각자의 영역에서만 사이버보안을 고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 칸막이를 없애고 1차적 예방과 조치를 전담하는 기관 중심으로 보안역량을 강화하고 신속한 협업체계를 구성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와 관련 백 원장은 그동안 미처 다 하지 못했던 일들을 글로 풀어내 ‘혁신국가의 적들’이라는 책으로 펴냈다. 정보통신기술(ICT)과 정보보호 관계자들에게 주어진 시대적 책임을 되짚고 꼬집기 위한 책이다.
3년간의 뜀박질로 백 원장은 이 분야의 쓴 소리를 글로 남길 수 있는 위치까지 올랐지만, 사실 취임 초만 해도 ‘어공 낙하산’ 꼬리표를 달고 있던 인물이었다.
2014년 9월 백 원장 취임 당시 야당의 임명 철회 요구가 이어진 바 있다.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이었던 백 원장은 사이버보안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일방적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을 받았다.
당시를 회고하며 백 원장은 “낙하산이라 불리며 KISA 원장직에 왔는데, 사실 나는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라며 “나의 자존심을 세우려 일을 하다 보니 KISA와 직원들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 KISA가 너무나 중요한 국가적 역할을 담고 있는 곳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후임 인사가 올 때까지 대충 임기를 채우며 행사자리에 얼굴을 비추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은 자리였다”고 덧붙였다.
백 원장은 본인이 비전문가였기 때문에 다양한 시각에서 안 보던 부분을 보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기술과 전문가만이 답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보여주기 위해 마지막까지 책임을 다하며 KISA에 몸담았다.
백 원장은 “민간의 사이버안전을 담당하는 KISA는 하루도 내팽겨칠 수 없는 곳”이라며 “단 하루도 책임 없이 일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다음 행보는 퇴임 이후에 고민해 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KISA는 백 원장의 뒤를 이을 새 원장을 공모 중이다. 현재 서류심사를 완료했으며, 이번주 내 면접에 돌입한다. 최종후보에 대한 인사검증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당분간 KISA 원장은 공석으로 남아있을 예정이다. 정부는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달 내로 신임 원장을 임명하겠다는 내부적 목표를 세운 상태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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