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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사업 저력 증명한 삼성전자…세트사업 불균형은 고민(종합)

이수환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호황과 세트사업의 계절적 성수기와 맞물려 사상최대의 실적을 올렸다. 지난 3분기 매출액 62조500억원, 영업이익은 14조5300억원으로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핵심은 결국 반도체였다. 영업이익률이 무려 50.02%를 기록해 2분기 45.7%를 넘어섰다. 당연히 최고 기록이다. 덕분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영업이익은 28조200억원에 달했고 이런 기세라면 2015년을 포함해 3년 연속으로 IT&모바일커뮤니케이션(IM)부문을 제치게 된다. 명실공히 삼성전자의 간판은 DS부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됐다.

VD사업부를 포함한 컨슈머일렉트로닉스(CE)부문은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졌다. 한참 호황을 맞은 반도체와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에는 적절치 않으나 경쟁사인 LG전자의 절반 수준에 그친 영업이익률,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한 영업이익은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휴대폰을 담당하는 IM부문의 경우 갈수록 심화되는 스마트폰 경쟁과 원가부담으로 새로운 개척지가 필요한 상태다.

◆내년에도 메모리 반도체 공급 ‘빡빡’=호실적을 거둔 DS부문에게 있어 가장 큰 불확실성은 수급 상황이다. 실적발표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도 이 부분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결론부터 말하면 당초 삼성전자가 예상한 D램 비트그로스(Bit Growth, 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를 밑돌았다. 시장 성장과 비슷한 20% 정도는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실제로는 10% 중반에 머물렀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서버향 D램,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공급확대로 인한 제품 믹스 조정, 그리고 화성 공장에서의 CMOS 이미지센서(CIS) 전환, 1x(10나노 후반) 미세공정 전환 및 기술적 어려움 등으로 비트그로스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가뜩이나 공급이 부족한데 D램 시장 1위인 삼성전자의 비트그로스가 예상보다 낮아지면 내년 시황도 빡빡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 바꿔 말하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반도체 호황이 확실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급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화성은 물론 평택 공장에서 D램 캐파(CAPA·생산량)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연간으로 시장은 30% 성장하고 삼성전자도 이와 비슷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특정 시기에서의 공급과잉을 우려하고 있으나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기술적인 난이도가 높아 불확실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디스플레이는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캐파를 늘린다. 이를 위한 설비투자(CAPEX)는 올해 14조1000억원이다. 다만 휘어지지 않은 리지드(Rigid) OLED는 예상대로 저온폴리실리콘(LTPS) 액정표시장치(LCD)와의 경쟁심화로 판매가 줄었다. 대형 LCD도 주요 고객의 재고조정으로 판가가 하락해 실적이 떨어졌다.

◆올해 설비투자 46조2000억원=세트사업은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4분기에는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양’보다는 ‘질’을 우선하는 전략으로 대응한다는 방침. 4분기는 휴대폰 판매량은 전기 대비 감소하겠지만 태블릿은 전기 대비 증가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3분기 TV 판매량은 1000만대 수준이었으며 4분기는 전기 대비 30%대 중반 상승이 점쳐진다.

반도체 호황과 함께 삼성전자는 향후 3년을 내다본 설비투자도 집행했다. 올해 전체 시설투자는 약 46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25조5000억원 대비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반도체 29조5000억원, 디스플레이 14조1000억원 수준이다. 4분기 투자는 상당 부분이 반도체 사업에 투자될 예정이다. 주로 신규부지 조성과 클린룸 공사 등 기반 구축에 쓰인다.

한편 삼성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을 대폭 확대하고 프리캐시플로우(잉여현금흐름)에서 인수합병(M&A)에 투입되는 비용을 차감하지 않기로 했다. 사업에 문제가 생겨 다소 현금이 부족해지더라도 배당은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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